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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압적인 남성 권력과 계급에 저항한 여성의 사투
201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찬사. 친부 살해 다룬 '리지 보든 살인사건' 다뤄
 
임순혜

 

▲ 영화 <리지>의 한 장면     © 팝엔터테인트먼트

 

 

영화 <리지>(Lizzie)1892년 여름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엄격한 아버지 아래 외롭게 지내던 리지(클로에 세비니)의 저택에 어느 날 새로운 하녀 브리짓(크리스틴 스튜어트)이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아버지를 잔인하게 죽였다고 기소된 '리지 보든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다.

 

영화 <리지>(Lizzie)2018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2014<레이트 불루머>라는 단편으로 선댄스영화제에 첫 초청을 받았으며, 2011<헨리>로 두 번째 선댄스에 초청을 받았던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감독이 연출했다. 주인공으로 출연한 클로에 세비니가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시나리오작가 브라이스 키스와 에미상 수상 음악감독 제프 루소가 함께 했다.

 

 

▲ 영화 <리지>의 한 장면     © 팝엔터테인트먼트

 

 

'리지 보든 살인 사건'은 도끼로 얼굴을 수십차례 내리찍은 잔인한 살인방법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스터리 살인 사건으로, 딸 리지 보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으나 확실한 증거 부족으로 풀려 난, 현재까지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세기의 살인 사건으로 미해결 사건이다.

 

리지 보든 역에 클로에 세비니가 맡아 차가운 다정함과 팜므파탈의 기질을 가졌으나 간질을 앓고 있는 딸 역할의 서늘한 내면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하녀 브리짓 설리번 역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맡아 서늘하고 내밀하며 매혹적인 연인의 캐릭터를 열연한다.

 

 

▲ 영화 <리지>의 한 장면     © 팝엔터테인트먼트

 

 

영화는 역사 속에서 알려진 사실대로 전개되나 살인 재판과정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감독은 실제 역사에서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 숱한 추측을 야기했던 리즈 보든과 브리짓 설리번의 관계에 비중을 두고 다루고 있다.

 

영화는 폭압적인 남성 권력과 계급이 주는 불합리함속에서 일어나는 두 여인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살인에 이르를 수밖에 없었던 당시 미국 사회, 하층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그려주었다.

 

 

▲ 영화 <리지>의 한 장면     © 팝엔터테인트먼트

 

 

폭압적인 아버지의 지배아래 호시탐탐 아버지의 유산을 노리는 새어머니와 삼촌 아래 두려운 나날을 보내야했던 심약한 리지 보든은 새로 온 하녀 브리짓 설리번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아무렇게나 부르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원래 이름인 매기라고 부른다.

 

리지 보든은 브리짓 설리번이 아버지의 또 다른 희생물임을 알고 가까워지게 된다. 둘만의 고통을 나누던 그들은 결국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하게 되고, 은밀하고 서늘한 공범자가 된다. 리지와 브리짓, 두 사람의 계급 차이는 리지를 남성의 위치에, 브리짓을 여성의 위치에 놓고 계급은 다르나 남성 중심사회의 피해자인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게 된다.

 

클로에 세비니는 아버지와 삼촌에 저항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에 떠는 억압당하고 외로운 리지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으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늘에 가려진 연약하고 불안과 두려움에 떠는 하녀의 연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으며, 서늘한 피아노 연주와 빅토리아식 주택에서 걸을 때마다 나무가 삐걱대는 소리가 그 효과를 극대화 한다.

 

 

▲ 영화 <리지>의 한 장면     © 팝엔터테인트먼트

 

 

영화 <리지>(Lizzie)는 리지 보든과 그녀의 아버지 앤드류 보든 등 기이한 보든의 가족 관계, 아버지와 하녀의 은밀한 관계, 충격적이고 잔인한 살인방법과 범인에 대한 미스터리를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로 이끌어가며 관객을 숨죽이게 하며, 마지막에 관객을 경악하게 한다.

 

실제 살인을 한 리지 보든은 배심원들이 좋은 가문의 여성이 그렇게 잔인한 살인을 했을 리 없다고 무죄 평결을 내려 풀려났다. 영화에 등장하는 비둘기와 도끼라는 은유와 상징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리지 보든과 브리짓 설리번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일 수 있다.

 

남자들을 처단하고 살아남는 여성들, 아가씨와 하녀라는 측면에서 영화 <아가씨>(2016)와 그 원작인 <핑거스미스>를 기억하게 하는데, 영화 <리지>2019110일 개봉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NCCK 언론위원회 부위원장,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으로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19/01/07 [14:23]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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