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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아직...벤투 감독 한국축구 구세주 될까?
[김병윤의 축구병법] 한국축구 허점 드러낸 파나마전, 벤투호 해법은 미완
 
김병윤   기사입력  2018/10/20 [15:23]

이승우에 닥친 운명

한국축구 미래의 주역중 한 명인 이승우는 과연 성인대표팀 벤투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동안 이승우(20)는 유소년 시절 FC 바르셀로나에 진출하여 현재 헬라스 베로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기 이승우는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아 경기대회에 출전하여, 알토란 같은 득점(4골)으로, 한국(U-23세 이하)의 우승을 견인하며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파울루 벤투(49) 감독으로 부터, 깜짝 부름을 받고 벤투호 1, 2기 멤버에 모두 승선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 한국축구 기대주로 떠오른 이승우 선수     © 축구협회


하지만 이승우는 성인대표팀 벤투호에서 경기출전 시간이 불과 10여분에 그칠 정도로 짧아 앞으로 그의 입지는 불확실하다. 이점은 16일 파나마와의 평가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한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의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날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승우 3경기 연속 결장에 관하여 질문을 받고 "그 포지션에 상당히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 같은 답변은 이재성(26.홀슈타인 킬), 남태희(27.알두하일 SC),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는 이승우에게는 당연한 답변일 수 있으며, 한편으로 이승우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일환으로서의 답변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런 답변은 곧 이승우의 경쟁력 열세로 인한 벤투호 낙마 의미로 까지 받아들여져, 벤투호에서 이승우의 앞으로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 논리대로 라면 처음부터 선발하지 않았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파울루 벤투 감독 답변속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유추해 보면 이승우 선발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면 이승우 선발은 집중된 관심을 의식한 선발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이승우는 약관 20세의 어린 선수다. 이런 어린 선수가 혹여 이번 파울루 벤투 감독 답변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염려스러움이 없지 않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말 말 말

이에 파울루 벤투 감독 답변의 부적절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신중하지 못했으며, 또한 감독으로서 선수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사려깊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달 코스타리카 데뷔전 승리(2-0) 후 자신의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하여 원칙을 밝혔다. 그것은 바로 능력이었고 그 이면에는 이름값과 명성 배제라는 면이 존재한다. 여기에 우루과이 전을 앞두고 영혼이 깃든 경기도 강조했다.

 

▲ 히딩크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외국인 감독 벤투, 그의 맬도 탄탄할까?     © 축구협회


이를 직시할 때 우선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에 부합하지 않지만 선발했다는 결론으로 귀결지어 질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포르투갈 선수들과는 다르다. 태극마크를 달고 이름값과 명성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는 없으며 아울러 이를 상상한다는 그 자체가 넌센스다. 이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름값과 명성 선발 배제 원칙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천하의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과 캡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도, 유럽 빅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소속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이름값과 명성만으로 경기를 소화한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

그들은 매 경기 대표선수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쏟아 부으며 이름값과 명성이 아닌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했다. 뜬금없이 파울루 벤투 감독이 능력을 논하면서 이름값과 명성을 결부시킨 것은 2002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당시, 자신과 세계적 스타플레이어 루이스 피구를 앞세우고도 이름값과 명성으로 축구를 하여, 한국에게 0-1로 무릎을 꿇으면서 갖게된 자업자득(自業自得)의 회상과 무관치 않다.

따라서 이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축구 문화와 선수들의 사고력 인식 부족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기회를 통하여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축구 문화는 포르투갈과 다르며, 선수들의 사고력 역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영혼을 주장한 것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물론 부임 초 부담감과 자신의 과거 지도 이력 실패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의식하여 승리가 간절할 수는 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영혼을 주장하지 않아도 김영권과 장현수를 비롯한 대표팀 첫 출전 선수들은 영혼을 담은 경기로 평가전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김영권과 장현수는 과거 실수로 인한 엄청난 비난의 극복하기 위하여 영혼이 담긴 경기에 매진했다. 이 점을 파울루 감독이 사전에 인지 했다면 굳이 영혼은 강조할 필요성이 없었던 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불과 2달여 만에 4경기 평가전에서 2승 2무 무패(칠레 0-0, 우루과이 2-1) 행진을 이어가면서, 마지막 파나마전(2-2)까지 그 인기 광풍을 이으려 했지만 그러나 마지막 파나마전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제동이 걸렸다.

▲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축구 아시안컵 우승은 숙원

이제 벤투호는 국내에서의 평가전을 끝내고 11월 호주(11월 17일)와 우즈베키스탄(11월 20일)과의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을 갖는다. 문제는 이 원정 2연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서 인기 광풍도 어느정도 판가름 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승우 역시 과연 벤투호 3기 멤버에 승선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사가 아닐 수 없다. 모든것은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주어져 있고 그 주어진 권한 앞에 결정되고 실행된다.

이승우의 제 3기 선발 문제, 능력 선발과 기용 그리고 영혼이 담긴 경기 등 국내에서의 평가전 전.후 밝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발언이 호주 원정 2연전을 앞두고 재조명 되는 가운데 파울루 벤투 감독의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축구에 외국인지도자에 대한 섣부른 기대와 희망은 위험하다. 어디까지나 믿음은 갖되 여유를 갖고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울리 슈틸리케(64.텐진 테다) 전 감독의 언변으로 포장된 축구와 언론을 의식한 발언에 울리 슈틸리케 축구에 대한 실체에 깜깜이가 되어 한 때 '갓틸리케'라는 애칭으로 그를 칭송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와 희망이 어떤 부작용과 한국축구 발전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 만을 일깨워 준 채 초라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는 2002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의 거스 히딩크(72.중국 U-21세 이하 대표팀) 감독 이후, 움베르투 코엘류(69.포르투갈:2003.2~2004.4)▶요하네스 본프레레(72.네덜란드:2004.6~2005.8 )▶딕 아드보카트(71.네덜란드:2005.10~2006.6)▶핌 베어백(62.네덜란드:2006.7~2007.8)▶울리 슈틸리케(64.독일:2014.9~2017.6) 감독 등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도력으로 줄줄이 '실패작'인 경질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임 후 지도 이력의 실패로 의구심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현재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같이 부임 초 꽃길을 걷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 외국인 감독 수난사의 고리를 끊으며,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외국인 지도자로서 한국축구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그 진정한 시험 무대인 내년 1월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19.1.5~2.1)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진정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축구의 숙원인 58년 만의 AFC 아시안컵 우승을 일궈낼 수 있다면, 의욕을 앞세운 말 말 말과 이승우에 대한 발언과 선수의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한 원칙에도 자유스러울 수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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