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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청소년에게 판치는 자살송
[논단]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죽음의 노래를 멈추기 위한 사회적 관심 절실
 
이영일

지난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 날을 기념한다며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최근 어린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죽음의 노래가 불려지고 있다. 유치원생 아이들은 동요 '동대문'을 개사한 이 노래를 부른다. "칠칠 칠 층에서 떨어져, 팔팔 팔다리가 부러져, 구구 구급차에 실려가, 십십 십 초안에 꼴 가닥."

 

초등학생들은 "대가리는 의미 없어 장식품이야. 이제 네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야.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라는 가사가 실린 일명 자살송을 흥얼거린다. 이런 자살송의 종류는 한두가지가 아니고 특정 지역도 아닐뿐더러 전국적으로 후크송의 멜로디에 실려 퍼져 나가고 있다. 오죽했으면 한 국회의원이 자살송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까지 했을까.

 

▲ 유튜브의 '자살송' 영상 한장면     © 이영일


 자살송에는 비단 자살뿐만 아니라 인간성 파괴와 자기 비하적 단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자살송을 검색하면 그런 단어들을 적나라하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자살송뿐만 아니라 자살하기 좋은 장소, 자해 후기등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910일 고시한 청소년유해매체물중 국내 음반 및 음악파일 32개의 목록을 봐도 이 중 13개가 자살여행’, ‘손목을 긋다’, ‘자살기도’, ‘유서’, ‘푸른자살등 자살을 미화하는 노래들이 판을 친다

 

 

어떻게 이런 정보와 노래들이 여과없이 노출되고 유통되는 것인지 그야말로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것과 같은 강도다. 우리나라 하루 자살 사망자 수는 평균 36명으로 연간 자살 사망자 수는 13,092명이다. 이는 OECD 국가 자살률의 2.4배에 해당하는 숫자며 현재 우리나라 OECD 주요 국가 자살률은 13년간 1위라는 오명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오명은 고사하고라도 이렇게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하는 것을 방치하는 국가가 정상적인 국가일까.

 

왜 이런 노래들이 아이들 세상에 나타난 걸까. 아이들의 노래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부르는 자살송은 그만큼이나 힘든 아이들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신호다. 말초적으로 반복되는 후크송이나 동요를 개사해 부르는 그들의 노래는 또한 단순한 심리적 고통의 발현 수위를 넘어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언어폭력이기도 하다. 고통과 폭력속에 노출된 아이들의 상황을 어른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아이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무방비적으로 노출되는 현실, 이를 방치하는 사회가 용납되어선 안된다. 사회와 어른들은 지금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이들의 노래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이 외치는 호소를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른들의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기자, 동아일보e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3월,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을 출간했고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기사입력: 2018/09/11 [12:0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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