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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깊숙이 자리한, 영험있는 절을 아시나요?
[책동네] 이규만의 '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 봉정암 사계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
 
김철관
▲ 표지     ©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眞身)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설악산 봉정암(해발 1244미터). 설악산 깊숙이 자리한 백담사의 부속 암자로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이다.
 
백송 이규만의 <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참글 세상, 20182)은 봉정암과 설악산의 사계를 글과 사진으로 담은 에세이 집이다. 저자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1986년 여름휴가 때 설악산 봉정암에서 7년 동안 부목으로 살며 봉정암 불사에 동참하기도 했다.
 
저자는 책 부제를 통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주는 기도성지를 봉정암이라고 밝히면서, 결핵에 걸려 봉정암을 찾아 토혈을 하고 완치한 자신의 예를 소개하기도 했다.
 
입맛이 떨어지고 체중이 주는 것이 아무래도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대학병원에서 다시 검사와 진료를 받으니 결핵 진단이 나왔다. 후진국 병이라는 결핵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다는 것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2년의 치료, 8개월의 주사와 약으로 치료를 받고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2017년 초파일이 다가왔다. 기운도 달리고 등산도 소홀히 해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해마다 참배를 한 설악산 봉정암으로 향했다. 도착해 탑에 삼배를 올렸고, 법당에서 삼배를 하고 나오는 순간 가슴에서 조그만 멍울이 터지는 것을 느꼈다. 순간, 입안에 피가 한입 고였다. 그러나 가슴이 시원하고 기분이 상쾌함을 느꼈다. 부처님의 가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결핵균이 모두 없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본문 중에서-
 
봉정암 참배 길은 오색약수·한계령에서 가는 길, 외설악 쪽 설악동에서 오르는 길, 백담사 쪽에서 올라가는 길 등 여럿 길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백담사 쪽에서 올라가는 것이 제일 편하고 가깝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해 소개를 했다.
 
설악산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지만 험하기로 소문 나 있는 산이다. 그래서 봉정암 순례길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이레(7) 동안 몸을 정갈하게 하고 적멸보궁 봉정암으로 향한다. 옛날 봉정암 가는 길은 천명이 마음먹고 출발해 열 명이 도착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고 험난한 길이었다. 용대리에서 백담사행 셔틀버스를 타고가면 백담골짜기에 들어서고 백담계곡이 이어진다.
 
백담계곡은 마을에서 백담사까지 7킬로 미터에 이르는 계곡이다. 맑은 물과 하얗게 어우러진 바위들을 보면 심산유곡(深山幽谷)이다. 마을입구에서 백담사까지 네 개의다리, 즉 금교·수교·강교·원교를 건너야 백담사에 이른다. 소원성취를 바라는 불자들이 백담사 앞에 쌓아 놓은 다양한 돌탑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고.
 
백담사를 지나 본격적으로 봉정암 산길로 향하면 영산담과 황장폭포가 기다린다. 처음으로 만나는 폭포와 담의 맑은 물과 굉음을 내는 소리에 설악의 맛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좀 더 가면 옛날 곰이 많다고 알려진 곰골(고메골)이 나오고, 첫 번째 쉬어가는 곳이다. 쉬는 동안 부처님의 말씀 보살 5를 기억한 것도 필요하다고.
 
첫째, 살생하기를 좋아하면 지옥에 떨어지고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오래 살지 못하고 단명한다. 둘째, 자기물건이 아닌 남의 물건은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올 때는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궁색하게 살게 될 것이다. 셋째, 사음을 좋아하면 남의 여인을 음행하면 무간지옥에 나고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배우자가 꼬임에 넘어가 가정을 지키지 못한다. 넷째, 남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며 거짓은 남을 현혹시켜 일을 그르치고 남을 믿지 못하게 한다. 다섯째, 알코올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알코올이 정신을 흩뜨려놓아 이성을 잃게 만들기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사고를 유발한다.” -본문 중에서-
 
곰골을 지나 가다보면 영원히 쏜 화살이라는 뜻의 영시암이 나오고, 이어 삼물치(물이 만나는 곳) 수렴계곡과 수렴동 대피소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야 구곡담계곡으로 갈수 있다. 굽이굽이 돌아갈 때마다 모양이 다르고 물 색깔도 다르다. 돌 모퉁이를 돌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나니 작은 폭포와 검푸른 웅덩이가 간담을 서늘케 한다. 만수담이다. 여름철에 가끔 젊은 산객들이 더위를 못 참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곳이다. 난간이 없을 때 물에 가까이 가려다 미끄러져 사망하기도 한곳이다.
 
몇 걸음 더 가면 너럭바위가 나오고 누워 하염없이 쉴 수 있다. 발길을 옮기면 연화담이 나온다. 연꽃이 피어오르는 듯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초록의 물빛에 산 그림자가 드리워져 보이는 눈에 실제 연꽃이 피우는 듯 보인다.
 
자리에서 일어나 발길을 옮기면 신부의 웨딩드레스 자락 휘날리듯 백옥의 물살이 물보라를 날리며 떨어지는 관음폭포를 발견할 수 있다. 폭포 옆에 만들어진 108계단을 오르면 용아정성이 펼쳐진다. 돌계단을 지나 더 가팔라진 철계단을 지나니, 마치 백룡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 같은 긴 폭포가 눈을 사로잡는다. 해발 1000미터 높이의 쌍폭(쌍룡폭포)이다. 지금까지 걸은 곳 중 제일 힘든 구간인 관음폭포와 쌍폭을 지나, 다리 몇 개를 건너면 아주 가물 때만 아니면 고여 있는 시원한 샘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가 붙인 이름 지혜샘이다. 깔닥고개 위에서 마실 물을 채우고 숨도 고르며 쉬어가는 곳이다.
 
이 때 주변을 살펴보면 해발 1000미터 이상에서 자생하는 자작나무와 측백나무가 눈에 띈다. 봉정암 500미터를 남겨두고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고갯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백담사에서 출발해 5~6시간 정도를 걸으면 가파른 경사에 숨이 넘어갈 듯한 고개를 만나게 된 것이다. 바로 깔닥고개(해탈고개)이다. 200미터 되는 이 고개를 넘어야 비로소 소청봉 서북쪽 중턱에 천하의 승경 봉정암 적멸보궁이 나온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 발 옮겨놓고 쉬고, 또 한 발 가서 쉬며 돌아보니 설악의 풍광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30여분 어렵사리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고 봉정암에서 염불하는 목탁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사자바위가 보이고, 30년 동안 해마다 여러 차례 다녔던 봉정암에 도착해 사리탑을 향해 반배를 올리면 가슴이 뭉클해 벅찬 눈물이 핑 돈다고.
 
바로 봉황새 ()
정수리 ()
암자 ()이다.
 
설악산 대청봉(1708미터) 산마루 가까이에 있는 봉정암은 해발 1244미터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봉황이 알을 품은 듯한 형국의 산세에 정좌하고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거대한 바위를 중심으로 가섭봉, 아난봉, 기린봉, 할미봉, 독성봉, 나한봉, 산신봉이 감싸고 있어 7나한이라고 부른다. 진신사리탑으로 가는 길에 팽이처럼 돌리는 팔각형 모양의 불구 윤장대가 있다. 윤장대 내부에는 불경이 들어 있고, 이것을 돌리면 불경을 한 번 읽은 것과 진배없다고, 이곳을 지나면 적멸보궁 불뇌보탑(사리탑)이 나온다. 이 진신사리탑을 친견하기 위해 불자들의 끝없는 행렬이 이어진 것을 보면 얼마나 간절히 부처를 이루고자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내와의 인연, 용기, 간절한 기도, 소원성취, 결핵완치 등 저자의 실제 경험담도 적었다.
 
실제 봉정암은 험지에 자리 잡고 있고, 영험이 있는 암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저자가 젊은 시절 봉정암에서 보냈고, 속세로 나와 결핵 판정을 받고 부처님의 가피로 완치한 기적공간이기도 하다. 책은 설악의 아름다운 풍경과 가슴 설레는 적멸보궁 봉정암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고나할까.
 
저자 백송 이규만은 59년 경기도 이천 출생으로 어린 나이에 서울로 상경해 직장을 다니며 산을 좋아했다. 1986년 여름휴가 때 봉정암에 들어가 7년 동안 부목으로 살며 봉정암 불사에 동참했다. 현재 불교출판사인 불교시대사에 입사해 18년 동안 근무 중이다.


기사입력: 2018/04/20 [10:3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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