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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들의 상처 치유하고 위로하는 절 만들겠다"
[사람] 태고종 열린선원장 법현스님, 일본 나고야 금강사 주지 취임
 
김철관   기사입력  2018/04/20 [10:51]

 

▲ 법현 스님     © 김철관


주지로 취임한 일본 금강사는 작은 절이지만 재일교포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절이다. 재정의 압박도 받고 있다. 재일동포들에게는 소중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한 절이다.”
 
지난 8일 오전 10시 일본 나가노현 마츠모토시에 있는 금강사 주지로 취임해 진산식을 한 한국불교태고종 열린선원장 무상(無相) 법현(法顯) 스님의 말이다. 일본 나가노현의 금강사는 재일동포들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절이다. 일본 금강사 주지로 취임한 법현 스님을 지난 13일 오후 4시 서울 은평구 역촌중앙시장에 있는 열린선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지난 8일 일본 금강사 주지 취임식에 일본역사상 첫 번째 지은 절인 젠코지(善光寺)의 후쿠시마 주지 스님이 와 축사를 했다. 한국에서 스님 40, 신도 40여명이 함께 갔다. 일본에서도 스님 두 명과 신도 30~4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지 취임식과 부처님오신 날 봉축 욕불법회와 조상들의 천도재를 지냈다. 주지를 맡았으니 참선지도와 설법 등을 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 금강사 주지를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금강사는 경내에 온천수가 나오는 유일한 일본 내 사찰이다. 재일동포에게 위로와 치유를 하는 절이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찰의 주지를 맡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어 거부했지만, 최근 재정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에 주지를 맡겠다고 했다.”
 
법현 스님은 한국불교 태고종 부원장을 역임했고, 13년 전인 지난 2005년 한국불교조태고종 열린선원(서울 은평구 역촌중앙시장)을 개원했다. 사부대중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펴기 위해서이다.
 
열린선원은 13년 전 조계종 스님이 음식교육을 했고, 제가 2005년 인수했다. 열린선원 위치가 50년 이상 된 재래시장이다. 그래서 항상 시끌벅적하다. 조용한 곳이 아니고 이런 곳에서 불도를 닦을 수 있느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종교라는 것이 사부대중들과 함께 있으면서 불법을 전하는 것이다. 시끄러운 재래시장은 최고의 포교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옆 교회 목사하고도 잘 지낸다.”
 
법현 스님은 열린선원에서 불법인 인도말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85년 출가했다. 주로 태고종 총무원에 오래있으면서 부원장까지 했다.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과 상임임사를 역임했다.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 템플스테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을 짓고 기획을 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 가장 기억에 남는 불교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로 알려졌다. 그것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래서 스님은 템플스테이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이 연대해 생명존중 헌장을 만드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람 생명을 중시하고 존중하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굳이 사람도 생명이고 동물도 생명인데 오직 사람만이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나머지 생명에게는 미안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나머지 생명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명 존중과 관련한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대통령 되기 전에는 사드를 반대 했다. 되고 나자마자 바로 해버리니 허탈할 뿐이다. 조금 아쉽다. 반대파(자유한국당)가 찬성을 하는데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스님은 자연스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탈핵 운동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핵은 누구든지 어떤 국가든 간에 서로 줄여가야 연착륙이 가능하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 인권도 좋아지듯이 특정인만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핵은 더욱 그렇다. 버리는 돈만 모아도 핵도 안전하게 하고 대체에너지 개발도 가능하다. 운이 좋아 핵이 안 터져 문제가 안 되고 있지, 터지면 방법이 없다. 워낙 좁은 나라니, 사람이 뭉쳐 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피해를 막거나 양을 줄이는 노력이 쉽지 않는 나라다. 그래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 미국 라스베가스 같은 곳은 사막 안에다 넣어 놓았다. 핀란드는 500미터 밑 바위 속에다 넣어 놓아 안전하다. 우리의 핵은 안전한곳이 없다. 국민들이 핵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 기자(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과 대화를 하고 있는 법현 스님이다.     ©

그는 핵발전소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가 25기가 있다. 다 돌리면 우리나라 에너지 전체 20%~30%을 책임질 수 있다. 하지만 25기 중에 13기만 돌아가고 있고, 나머지는 고장이나 점검 중이다. 한기 한기를 줄여가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가 중요하다. 탈핵과 관련해 국민이 정보를 알아야 바뀌는데 국민들이 잘 모른다. 기밀이나 특허만 비공개로 하고 나머지는 다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법현 스님은 생태보존, 북한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입장도 피력했다.
 
생태를 보존하는 데는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편하지 않으면 보존이 잘 안 된다. 북한에게 인도적 지원이라고 말을 한다. 자기 이웃사촌에게 주는 것을 인도적 지원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다른 나라를 주는 것은 인도적 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남북한이 다 한민족이고 자기나라라고 하는데 어떻게 인도적 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남북한이 잘살면 통일 안 해도 되고, 못살면 통일을 해도 힘든 것이다. 온도가 낮은 물과 온도가 높은 물을 합치면 물이 돌다가 하나가 된다. 합쳐져 통일이 된다. 그렇게 가도록해야 한다.”
 
이어 스님은 우리가 북한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3대째 한 번도 원칙이 변한 적이 없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대화나 지원을 했을 때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 쪽은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은 원칙 없이 맨날 핵실험이나 하려고 하다가 지원이나 대화를 하면 바꿔주고, 그런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실의 뭔지, 뭐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 알고, 우리사회가 어떻게 맞춰줄 수 있는 것인지를 설득해야 한다.”
 
그럼 스님은 인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국민들의 마음속에 우리는 한 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하는 것이 인권 문제의 첫 출발이다. 우리 몸 중 눈은 보호해주고, 손가락은 보호하지 않는다면 안 된다. 모두 자기 몸이니까.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라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이런 인식을 가지면 인권은 존중되고 인권문제도 잘 풀릴 수 있다. 얼마 전 충남에서 인권조례가 문제라고 충남도의회에서 부결시켜버렸다. 정말 한심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몇 달 전 한 성당에서 사순절이라고 초청 특강을 한 얘기를 꺼냈다
 
성당에서 특강을 하면서 내가 질문을 했다. ‘여러분은 누가 만들었죠라고 하니 하나님이라고 답했다. 저도 만든 것이지요. 하니 라고 했다. 하나님이 나를 으로 만들어 버렸네라고 하면서 중노릇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내 뜻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하는 것이니 스님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했더니 신도들이 웃었다. 불교의 논리로는 맞지 않지만, 천주교의 논리로 말하니 이해를 했다. 동성애자들도 자기들끼리 사랑하는 그런 구조로 DNA()가 만들어졌다. 하나님이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를 반대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남녀가 몸과 마음이 다르다. 남자는 여자를 잘 모른다. 여자는 가정시간에 배우지만, 남자는 이상한 잡지나 야동 등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가 이런 성문제에 대해 가르쳐 줘야한다.”
 
법현 스님은 선()과 농사와 봉사와 섬김과 헌신이 진정한 불교의 사회적 실천운동이라는 의미에서 이웃 종교와도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린 시를 모아 시집 <그래도, 가끔>(북락, 201712)을 출판하기도 했다. 저서로 <놀이 놀이 놀이> <부루나의 노래> <추원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등이 있다. 불교방송(BBS)와 불교TV(BTN)에서 즉문즉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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