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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왜 여검사 성폭행 사건을 덮었을까?
 
권영철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알려졌던 2015년 검찰내 성폭력 사건을 검찰이 덮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검찰이 피해자를 상대로 감찰조사까지 벌이고도 가해자를 입건을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징계조차 하지 않은채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오늘 [Why 뉴스]에서는 '검찰은 왜 여검사 성폭행 사건을 덮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검찰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여검사 성폭행 사건을 검찰이 알고 덮었다는 얘기냐? 

= 그렇다. 서지현 검사가 검찰내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를 했고 지난 2월 1일 이를 확인해서 실제로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방송했다. 

검찰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구성해 서지현 검사의 폭로내용에 대해 확인한 결과 2015년 사건당시 대검 감찰부에서 피해 여검사를 대상으로 문답조사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이 사건을 인지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검찰은 가해자인 진 모 검사를 입건하지 않았고, 징계조차 하지 않는채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사건을 덮었다는 얘기다.

▶ 아니 범죄사실을 인지하고도 수사도 징계도 안했다는 얘긴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나?

= 첫 번째는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남 검사에 의한 여 검사 성폭행' 사건이 알려질 경우 파장이 컸을 것이다. 피해 여검사를 보호해야 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건을 덮으려는 관행이 작동했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검사장급 검찰간부는 "원래 검찰이 그렇다"면서 "이게 노출되면 난리가 난다. 그래서 문제 안 되도록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다. 그에 따른 처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검찰내 감찰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중견검사는 "감찰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문답조사를 했다는 건 사건을 인지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입건도 하지 않고 징계조차 하지 않는 건 감찰이 윗사람들 눈치만 보고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출신의 한 변호사도 "서 검사를 성추행한 안태근 검사에 대한 감찰과 똑 같은 결과다. 검찰내 감찰이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면서 "검찰이 상명하복 조직이고 라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은 힘있는 검사가 이기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누군가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해자가 검찰내에서 이른바 잘나가던 검사인데다가 법조인 명망가 집안이기 때문에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 같다.

가해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경우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갈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시절 법무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부친이 고검장 출신이며, 매형이 검찰에서 주목받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검사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감찰이 알아서 기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누군가의 힘이 작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해자의 부친이 아들의 구명을 위해 검찰과 법무부 고위층을 상대로 활발하게 움직였다는 얘기도 여러곳에서 들려온다.

검찰내부에서는 심지어 가해자가 그런 사건을 일으키고도 사표를 내지 않으려고 버텼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 그런데 피해 여검사가 사건이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아서 그랬다는 것 아닌가?

= 검찰 고위층들에게 확인하니까 "가장 중요한 건 2차 피해를 막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 여검사가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검찰내부에 확인해보니 피해여검사가 감찰 문답에서 처음에는 처벌을 원했다고 한다. 당시 문답내용을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에는 처벌을 원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에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이 변했다고 한다.

한 중견 검사는 "피해자가 1회 문답서를 작성하고 나서 곧바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가해자에게 시간을 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끌면 피해자가 계속 처벌의사를 고수하기는 버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놀라운 일은 그런 사건이 일어나면 검찰내에서 무마조가 가동이 된다고 한다.

▶ '무마조'요? 그게 무슨 얘기냐? 

= 성추행이나 성희롱, 성폭행 등 성비위 사건이 일어나면 무마조가 등장한다고 한다.

성비위 사건의 피해자는 대개가 여검사이거나 여 수사관, 여 실무관인데 무마조는 주로 여검사이거나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해를 당해서 여자선배들에게 상의하러가면 같이 싸우자고 나서는 선배는 드물고 오히려 무마하려는 선배가 더 많다는 것이다. 

한 중견 여검사는 "피해자는 사건이 알려지는 자체를 두려워 하는데 무마조가 옆에서 흔들어버리면 못 견딘다"면서 "그래서 처벌 불원하고 공개하기 원치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도 당시 서울북부지검 선배 여검사에게 상의를 했는데 '같이 싸우자'가 아니라 '감당 할 수 있겠나?'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믿고 상의한 선배 검사가 '감당할 수 있겠나?' 이렇게 나오면 버틸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그러면 피해 여검사도 '무마조' 때문에 공개를 꺼리게 됐다는 것이냐?

= 피해 여검사가 일체 외부 접촉을 하지 않고 있어서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이 안 되고 있지만 당시의 정황이 그렇다고 한다.  

당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비슷한 시기에 같은 검찰청에서 이른바 '아이스크림 검사' 사건이 있었다. (회식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여검사가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자 부장검사가 나는 네가 맛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부장검사는 징계대신 사표를 쓰고 나갔다. 그런데 이 부장검사가 그냥 나간 게 아니라 2억여원의 명퇴금을 받고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를 해야할 부장검사에게 명퇴금을 줘서 내보내는 게 검찰조직인의 문화인 것이다. 이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다른 성추행 혐의가 새롭게 드러나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검사의 경우 생각조차 하기 싫은 사건을 계속 거론하는 자체가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나? 

검찰의 한 간부는 "피해자가 합의를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계속 검사로 근무해야 하니까 현실적인 고려 때문에 정말 견디기 힘들지만 합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검찰내부에서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서 수사도 징계도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 그렇다면 이런 사건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막아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렇게 문화를 만들 경우 친고죄를 폐지한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한 중견 여검사는 "그 사건으로 인해 피해 여검사가 마음을 많이 다쳤을 것이다. 조직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사건을 덮어 놓고는 나중에는 '니가 합의했잖아', '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잖아'하면서 피해자 탓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도 "검찰내 현실은 피해자가 감당할 수 없게 한 다음에 피해자가 감당못하니까 안 된다고 변명하는 시스템"이라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덮을 게 아니라 계속 수사를 함으로서 피해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고소사건으로 취급이 안되고 인지사건으로 취급해 피해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엄벌에 처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여검사들이 가장 꺼리는 건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렸을 때 '부장 잡아 먹은 여검사'. '청장 잡아먹은 여검사'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장들끼리 정보를 공유해서 그 여검사와 같이 근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검찰문화에서 피해 여검사에게 '처벌을 바라나요?' 라고 물어서 곤혹스럽게 하지말고 인지사건으로 밀고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을 덮은 관련자들을 처벌하거나 반드시 징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검찰내 문화가 바뀌게 될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942994#csidxd49cfd7330d8ad3bff6ad9e5745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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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3 [23:5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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