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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는 ‘왜곡의 자유’가 아니다
[주장] 개신교로 개종한 전 불자 이정훈 교수의 공식를 사과 요구함
 
류상태

울산대 법학과 교수인 이정훈은 군승 경력의 불자였으나 얼마 전 개신교로 개종했다. 그 후 이정훈 교수는 여러 개신교 단체나 교회를 순회하며 자신의 변화된 신념을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으므로 그가 개종했다는 사실이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전에 일했던 시민단체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어 이 부분을 문제 삼고자 한다.

 

이 글은 이정훈 교수에게 전하는 편지형식으로 작성되었다. 개인에게 전하는 편지형식의 글을 인터넷 매체에 공개적으로 올리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이 사안은 류상태와 이정훈의 개인 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개신교와 불교,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연관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 문제와 관련하여 혼선을 겪고 있는 양쪽 종교인들과 관련된 이들에게 진실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훈 교수가 개신교 단체를 돌아다니며 강의한 내용은 지금 유투브에 여러 건이 올라있다. 그 중에 내가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대해 왜곡된 내용이 담겨 있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왜곡된 부분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

  

1. ‘종교의 자유’에는 ‘개종의 자유’도 포함된다. 하지만 ‘왜곡의 자유’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만이오, 이정훈 교수! 그대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이후 아마도 십년 세월은 족히 지난 것 같소. 그때는 <이정훈 연구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오.

 

아, 그대에게 반 하대를 하는 것에 대해 먼저 이해를 구해야 할 것 같소. 난 그대에게 조금 화가 나 있고, 이런 상태에서 조카뻘되는 사람에게 깍듯이 존대하는 것이 잘 안 되는 사람이오. 물론 내 인격과 덕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이 점에 대해서는 비난을 하거나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도 좋소.

 

그리고 먼저 명백히 밝혀두고 싶은 점이 있소. 내가 현재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 대표지만, 이 글은 종자연의 입장이 아니라, 철저히 류상태 개인의 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소.

 

이정훈이라는 사람의 존재에 대해 거의 잊어갈 즈음, 갑자기 등장한 그대의 화려한(?) 변신에 적지 않게 놀랐소. 우선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그 종교의 자유 안에는 개종의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싶소. 그대 역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점 또한 인정받아야 마땅하오. 하여 그대가 정직하게 신념에 변화가 생겨 기독교로 개종한 것이라면, 기꺼이 인정해주고 싶을 뿐 아니라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소.

 

하지만 그대가 종자연의 기획자이며 중심인물이었던 것처럼 주장하고 다니는 걸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소. 사실과 명백히 다른 부분이므로 그 점은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소.

 

종자연 태동에 대해 창립위원들이 의견을 나누던 시기, 그러니까 강의석군이 주장한 ‘학교 내 종교자유’ 문제로 내가 대광고를 떠난 다음 해인 2005년 봄이었소.(1월 5일에 발표된 교정 전 원고에는 2004년 늦가을로 되어 있으나 착오였기에 바로잡음) 전 대표 박광서 교수님이 발의하셨고 나도 종자연 창립멤버로 조직과 운영에 대해 의논하던 그 시절에, 적어도 종자연의 중심인물 가운데 그대 이름은 없었소.

 

이정훈이라는 사람이 종자연에 참여한 건 설립 이후 연구원으로 채용된 다음부터였소. 그러니까 그대는 종자연 활동이 궤도를 탄 이후에 잠시 시간제로 고용된 고용인일 뿐이었소. 종자연이 위탁한 사항에 대해 비용을 받고 연구한 연구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오.

 

그런 그대가 마치 종자연의 산파 역할을 하고 중심인물로 활동했던 것처럼 행세할 뿐 아니라 종자연이 마치 기독교를 말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니 참으로 어이가 없소.

  

2. 류상태의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은 종자연과 무관한 개인의 활동

 

여기서 먼저, 나와 관련해 분명히 해두어야 할 문제가 있소. 나는 영락교회, 소망교회, 명성교회 등이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목사였소. 하지만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자격을 반납한 야인이 되었소. 이후 줄곧 한국의 교리기독교가 소멸되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는 사람이오. 하지만 그건 류상태 개인으로서의 활동이며, 종자연 대표로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오.

 

그렇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오. 내가 말하는 ‘교리기독교’라는 용어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원시기독교의 교리를 절대 진리인 듯이 받드는 보수 성향의 기독교를 지칭하는 말이요. 교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내가 마치 기독교 전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내 스스로 만들어 쓴 용어인 것이오.

 

그대는 물론이고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분명히 밝히고 싶소. 내가 소멸되기를 바라는 기독교는 바로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기독교요. 진정한 기독교 영성과, 진보 기독교회에서 보여주는 사회성과 운동성에 대해 나는 마음 깊이 존경하며, 그분들이 진정한 기독교인이고, 그대가 그토록 매료되어 있는 교리기독교는 예수님을 배반한 조직일 뿐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고 싶소.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 주기 바라며, 마치 내가 기독교 전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호도하지 않기를 바라오.

  

3. 종자연은 종교중립적 시민단체

 

이제 그대가 왜곡하고 있는 중심문제, 즉 종자연에 대해 말해야겠소. 종자연은 강의석군 사건을 계기로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특히 “종교인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한 종교인들과 학자, 법률 관계자 등이 폭넓게 참여하여 결성한 종교중립적 시민단체이며 연구기관이요. 만일 그대가 종자연 연구원으로 채용될 때, ‘기독교 박멸’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 알았다면 그건 그대의 착각에 불과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는 바이오.

 

이 사실은 종자연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으며, 변해서도 안 될 것이오. 만일 종자연이 종교 중립의 위치를 지키지 못했다면 내가 여태까지 종자연에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오. 교리기독교에 대한 증오와 분노는 류상태 개인에 한정된 감정일 뿐, 시민단체로서의 종자연이 그런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중립성을 잃은 활동을 한다면 시민단체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오.

 

혹자는 종자연 활동이 눈에 띄게 기독교를 공격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고 하더이다. 수치적으로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소. 하지만 그건 보수 개신교인들이 반사회적이며 비상식적인 일들을 다른 종교인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저지르기 때문에 발생된 결과적 수치에 불과한 것이오.

 

쉬운 예를 들어보겠소. 개신교인들이 저지르는 종교인권 침해 사례가 1000건인데 그 중 100을 종자연이 문제 삼았고, 불교인들이 저지르는 같은 사례가 100건인데 그 중 10을 종자연이 문제 삼았다면, 종자연은 분명히 중립을 지킨 것이오.

 

하지만 교리기독교인들은 “종자연이 불교보다 기독교를 열 배나 더 공격한다”는 식으로 말하더이다. 생각해보시오. 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종교인들에 대한 반감과 비판의 중심에 유독 개신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지 말이오. 문제는 교리기독교인들이 저지르는 불법과 사회적 폐해가 다른 종교인들에 비해 훨씬 더 크다는 데 있는 것이오. 그렇지 않소?

 

그대가 개신교로 개종했다고 커밍아웃하기 전에 종자연이 불교재단의 한 대학교 직원에 의해 소송을 당한 적이 있었소. 해당 대학에서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제한한다는 제보를 받고 심사숙고한 결과 문제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는데 해당 학교 직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이오.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을 보지 못한 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소.

  

4. 종자연과 관련한 왜곡 발언에 대해 이정훈 교수의 공식 사과를 요청함

 

이처럼 종자연은 기독교인 뿐 아니라 불교인들에 의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소. 종교 여부를 가리지 않고 종교인권이 침해되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 행동에 나서기 때문이오. 하여 그대가 말하는 종자연의 실체, 그러니까 종자연이 위장 불교단체로 기독교 말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하는 바이오.

 

다시 말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소. 그러므로 그대의 개종이 진실한 것이라면 존중받아야 마땅하오. 하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서는 안 될 것이오. 하여 그대의 공개적인 사과를 요청하는 것이오. 인터넷 매체나 그 밖의 수단을 통해 공식적으로 해명하기 바라며, 앞으로는 언행과 처신에 더욱 신중하기 바라오.

  

2018년 1월 11일.

류상태.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기사입력: 2018/01/11 [15:3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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