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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작을 팔고 있는 신문 출판사
[정문순 칼럼] 자사 문학상 수상작 부정행위 모른 척하는 한겨레신문
 
정문순

 한겨레는 526일 지면에서 올해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선정 결과를 알리면서 수상자인 강화길 작가가 대학 시절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하 <삼미슈퍼스타즈>) 같은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을 흥미롭게 읽었다.””라고 한 수상 소감을 보도했다.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작가 자신이 표절을 인정한 작품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책을 팔고 있다.     ©한겨레출판

작가 강 씨가 같은 상의 수상자 반열에 오르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힌 박 씨의 <삼미슈퍼스타즈>2003년 수상작이다. 당시 신인 작가이던 박 씨는 이 수상을 계기로 소설가 인생의 꽃을 만개하게 되었다. <삼미슈퍼스타즈> 없는 박 씨를 상상하기 힘들 만큼 박 씨에게 이 작품은 소설가 이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다. 그러나 2015년 한 월간지에서 나와 최강민 평론가는 박 씨의 소설 가운데 표절작이 있음을 지적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삼미슈퍼스타즈>였다. 처음에 완강히 혐의를 부인했던 박 씨는 결국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월간중앙 2015.9)임을 인정하였다.
 
3부로 나뉜 이 소설에서 알짬을 이루는 1부는 한 야구 팬이 어린 시절 응원했던 프로야구 초창기 팀 삼미 슈퍼스타즈에 얽힌 추억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박 씨가 자신의 상상력을 온전히 발휘한 창작이 아니다. 소설에서 한국시리즈’(1984년 이전에는 코리언시리즈’)코리언리그라고 엉뚱하게 표현하는 등 스포츠에서 리그시리즈개념조차 헷갈리는 박 씨가, 삼미 슈퍼스타즈 어린이팬 출신인 한재영 씨가 1990년대 후반 PC통신에 연재한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사>라는 글을 거의 전적으로 도용한 것이다. 박 씨가 한 일은, 한 씨의 저작에다 등장인물을 만들어 넣어 소설적 외형을 갖춘 것일 뿐이다.
 
박 씨의 표절은 이런 식이다. “금광옥 - 무슨 광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사람이름이다.”(한재영) “금광옥: 어떤 광물(鑛物)의 일종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박민규) 그러나 박 씨의 소설은 문장구조나 표현의 유사성에 그치지 않고 1부 전체의 내용 전개나 서사, 특히 아쉬움만 남기고 사라진 초창기 프로야구 팀에 대한 원작 특유의 신파적 정서까지 빼닮았다. 사실 표절 의혹이 퍼지기 훨씬 전 아마 출간 직후에 <삼미 슈퍼스타즈>는 한 씨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어쨌든 박 씨가 자신의 표절을 순순히 시인함으로써 문제는 일단락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박 씨가 한 씨에게 사과와 보상을 했는지, 오랫동안 엉뚱한 사람에게 자식을 빼앗긴 어미의 심정이었을 한 씨가 마음을 풀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표절작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여전히 세상에 나오고 있다. 박 씨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만 하고 그것만으로 끝냈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이 점에서 박 씨보다 더 큰 잘못은 한겨레출판에 있다. 한겨레출판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원저자의 주장은 물론이고 표절 혐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거나 박 씨가 혐의를 인정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표절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기 이전에는 어쩔 수 없었다 쳐도 해당 작가가 인정했는데도 여전히 책을 팔고 있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겨레출판은 <삼미슈퍼스타즈>에게 준 문학상 타이틀도 환수하지 않았다. 표절작이 문학상을 달고 팔리고 있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한겨레출판에 묻는다. 같은 상의 수상자 입에서 표절작이 존경스럽게 언급되는 것을 그대로 기사화한 한겨레에도 묻는다.
 
요 며칠 한겨레 기사는 공공기관 부정채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부정채용 사실보다 더 큰 개탄스러운 일은 그런 일이 드러나도 당사자들은 대부분 버젓이 근무하고 있는 반면 억울한 탈락자들은 전혀 구제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겨레의 취재가 아니었으면 모를 뻔했다. 그러나 자사 문학상 수상작이 용인할 수 없는 부정행위의 산물임에도 모른 척하는 한겨레나 부정 채용이 발각되더라도 바로잡지 않는 공공기관의 행태나 거기서 거기다. 거꾸로 선 정의가 거꾸로 선 정의를 개탄하는 현실은 개탄스러운가, 아닌가. 어지럽다.





* <대자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로 [한국문학의 거짓말-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작가와 비평, 2011)의 저자입니다.
 
기사입력: 2017/10/18 [22:0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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