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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왜 '불행의 씨앗'을 스스로 키웠나?
 
구용회

 

 

결국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나라가 흔들릴 만큼 위험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때 노무현 전 대통령때 우리는 두번씩이나 경험을 했다. 전직 대통령 수사는 필연코 나라의 국론을 갈라지게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서 이미 목도한대로다. 하지만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측은 '날'을 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좁혀오는 검찰 수사망을 동물의 감각처럼 예민하게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위기에 몰릴때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전가의 보도'는 '정치보복 프레임'이다. 이 전 대통령측 반응도 '정치 보복 문법'에서 한치도 어긋나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시절 정무수석으로 최측근이었던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부 싸움' 운운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꺼낸 것이 그 일환이다.

이미 케케묵고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결판났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카드'를 꺼낸 것을 보면 반대로 이 전 대통령측이 얼마나 다급하고 노심초사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외곽팀을 동원한 국정원 댓글 수사와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수사, 그리고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수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업보'에서 모두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진보든 보수든 자신의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조리 '종북 좌파'로 몰아갔다. 북한으로부터 체제를 방어한다는 미명하에 그들 정권에 대한 반대 세력이나 비판 세력에게 '이념 딱지'를 붙이고 종북 몰이를 한 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업보이다.

이 전 대통령의 '불행의 씨앗'은 취임 초 '광우병 사태'에서 잉태되기 시작했다. 그는 지지율이 10%까지 내려가고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아침이슬'을 읊조릴 만큼 큰 내상을 입고 위축되었다.

광우병 사태에 위기 의식을 느낀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국정원장인 김성호를 심복 중의 심복인 원세훈으로 전격 교체했다. 국민 저항에 잔뜩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정기관을 총동원 시켜 '국민 보위'가 아니라 '정권 보위'의 첨병으로 앞세웠다. 2009년 2월 초 원세훈 전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심리전단을 대폭 확충하는 등 대대적으로 종북몰이 반격에 나선 것이 그 신호탄이다.

이명박 정부는 사이버 세상이 온통 좌경화돼있고 좌파들로 장악돼 있다고 인식했다. 특히 모든 인터넷의 뒷 공간은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 추종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고 극단적으로 믿고 선전하며 탄압했다.

당시 진보연대든 통진당이든 일부 핵심 세력만 '타깃'으로 했다면 오늘과 같은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그것이 누구이든 무조건 '종북 좌파 세력'으로 몰아갔다. 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배제하는가 하면 그들과 맞서도록 극우 세력에게는 자금 지원을 했다. 바로 화이트리스트이다.

문제는 자기들 입맛대로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기준은 단순했다. 자기들 정책 노선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종북 좌파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4대강 정책에 반대하면 무조건 종북주의자였고 천안함 사건에 일부 의문을 표시하면 '좌파'였다. 국민을 두 동강 내고 쪼갰다. 민주주의에서 표현의 다양성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들은 종북 좌파를 마음대로 규정하고 그룹핑하고 카테고리화하는데 탁월했다. 만약 그들이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에게 분명하게 선을 긋고 사회에서 분리하는 '심리전 활동'을 벌였다면 지금처럼 고발되는 신세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종북 잣대는 오늘에 이르러 이 전 대통령 본인에게 '덫'이 되었다. 이미 국군 사이버사령부를 통해 그가 직접 댓글공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문건이 확인되었다. 정부 비판세력을 '종북 좌파'로 몰아 토지구획 정리하듯 마음대로 구획 정리해 버린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행위가 드러난 이상 그것을 회피할 방법이 없는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불행의 씨앗이 자업자득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치 보복 프레임'을 동원시켜 물타기에 나선다면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안다.



대자보 제휴사 = 뉴스부문 최고히트싸이트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17/09/28 [00:0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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