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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작될까?
[정문순 칼럼] 대체복무제 반대자들, 군대 담론의 다양화 싫기 때문
 
정문순

새 정부에서 마침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인정될 수 있을까.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은 2012년 대선 때부터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앞서 노무현 정부에서도 대체복무제 도입이 추진되었다. 두 개의 보수정부(보수정부라 부르기도 과분하지만)만 아니었다면 수많은 이들을 감옥행으로부터 구했을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인정은 두 가지 의문에서 출발한다. 1. 꼭 총을 들어야만 병역이 인정되는 것인가? 2. 양심상 죽어도 총을 못 들겠다는 입대 대상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능사인가?
 
1번 답은 이미 나와 있으며 오래 전부터 총 안드는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이 발상은 온 나라를 군대로 만들었던 군사정부 때 이미 도입되었다. 산업시설이나 공공기관 곳곳에는 총 들지 않은 군인들이 있다. 산업기능요원, 보충역 등의 병역특례제도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이미 있는 제도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포함하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문재인 정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대체복무)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나와야     © 대자보

 
2번 답도 나와 있다. 군사훈련만 받으면 산업기능요원으로 빠질수 있지만 그마저 거부하여 수감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도 있다. 평화에 대한 신념을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교도소에서 신념을 바꾸어 군에 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병역거부자들은 남들이 가는 군대를 거부한 대가로 교도소 행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수형의 고통이나 전과자 낙인이라도 자신의 신념을 지킨 대가로 감수하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행하는 형벌은 아무런 약발이 없다. 고생 좀 해보라고, 반성하라고 감옥에 집어넣었는데 고생을 받아들이고, 반성도 안한다면 이들을 먹이고 재워주는 돈만 아깝게 된다. 차라리 군대보다 더 힘든 곳에 보내어 군복무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쉬운 일을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반대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어떤 두려움일 것이다. 군대를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자신과 똑같이 제대군인으로 대접받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을 군대의 위상 악화나, 제대군인들의 우월의식이 도전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한 도입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제1중대는 국민의 당, 2중대는 바른 정당, 3중대는 정의당이라며 자유한국당 전 대선후보가 중대말놀이를 한 일이 있었다. 이 나라는 ‘1중대등의 군사용어가 흔히 쓰이는 곳이지만, 1개 중대가 몇 명으로 이루어졌는지도 모르는 나는 2중대, 3중대 하는 용어도 낯설기만 하다. 제대군인들이 이 단어에서 떠올리는 느낌을 나는 짐작도 할 수 없다. 군대 용어가 군대를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군대 용어는 군대 가지 않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제대군인까리 똘똘 뭉치게 하는 일종의 은어다. 제대군인 스스로 자신을 특권화하는 욕망이 깔린 말이다. 군대에 대한 담론이 확산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심리와 똑같다
   
욕심이 지나치면 자기모순도 피하지 못한다. 거울을 보며 손가락질하는 행동을 자가당착이라고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병역기피자로 몰고, 툭하면 여성을 군에도 안 간국방의무 미이행자로 모는 사람들은 자신의 논리가 일관성이 있는지 돌아보라. 군대 생활이 힘드니 보상이 필요하다며 군 가산점을 주장하는 것도 제대군인들이지만, 복무 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것도 그들이다. 군복무 기간 감축을 구상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군대 가서 썩을 필요없다고 말했다고 기분 나빠한 제대군인들이, 군대가 썩는 데가 아니고 신성한 곳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청춘을 저당 잡혔다며 엉뚱한 이들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정상인가
  
군대는 한 가지 생각만 용인되는 특권지대가 아니다. 총을 드는 것만이 병역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심지어 군대를 반대하거나 군대의 본질이 폭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군대에 관한 상상력은 독점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밖에 모르는 완고한 사고틀은 깨어져야 한다.
 
* 본문은 613일 경남도민일보 칼럼에도 실렸습니다. 





* <대자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로 [한국문학의 거짓말-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작가와 비평, 2011)의 저자입니다.
 
기사입력: 2017/06/20 [12:2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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