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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K리그 감독 잔혹사는 진행형?
[김병윤의 축구병법] 구단 성적지상주의, 지도자의 욕심과 의욕 버려야
 
김병윤

2017년 프로축구(K리그) 무대에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바람난 감독이 있는 반면 시련이 깊어지고 있는 감독도 있다. 그 대표적인 감독은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경기에서 전남을 2:0으로 꺾으며 리그 3위로 도약한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감독이다. 최순호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스트라이커였다. 그러나 지도자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0년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력에 기대를 모았으나 4년여 동안 기대했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실업축구 미포조선 감독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 최순호 감독은 3년여 만에 다시 K리그 강원 FC 사령탑에 올랐지만 또 다시 뚜렷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하차하여 아쉬움을 던져줬다.

 

이 후 최순호 감독은 축구 현장에서 물러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야인 아닌 야인 생활을 했다. 그러나 2016년 위기에 빠진 포항스틸러스의 부름을 받고 약 12년만에 친정팀 포항스틸러스로 돌아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매서운 기세로 5라운드까지 3승1무1패 승점 10점을 확득하며 최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하여 최순호 감독은 "우리팀 내 예상보다 잘한다"라며 신바람나 있다. 한편 한 축구인은 "최순호 감독이 야인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지도자의 노하우를 터득한것 같다"라며 최순호 감독 지도력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으로 신바람난 감독은 또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제주 Utd의 조성환 감독이다. 조성환 감독은 2014년 지휘봉을 잡은 새내기 감독에 불과하지만 2017년 K리그에 들어서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을 통해 많은 골을 만들어 내는 지도력을 과시하며 무패행진으로 팀을 선두에 올려놓고 있다.  이 같은 최순호, 조성환 감독과는 정반대의 처지에 놓인 감독은 바로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 감독이다. 전남 드래곤즈는 5라운드 까지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면서 5연패 수렁에 빠져, 결국 "모든게 내 책임이다"며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노상래 감독에게는 2014년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에 오른 후 2016년 K리그 성적 부진에 의한 사의표명 후 다시한번 사의 표명이어서 지도자로서 최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위기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는 감독은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도 마찬가지다. 수원 삼성 감독 부임 5년차를 맞는 서정원 감독은 2016년 K리그 종합순위 7위로 마감 수원 삼성에 걸맞지 않는 지도력을 보여줬지만, 2016년 FA컵에서 승부차기(10ㅡ9)까지 가는 접전끝에 FC 서울을 꺾고 우승을 거머쥐며 2017년 K리그에 기대감을 갖게했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2017년 K리그 초반 5경기서 4무 1패로 종합 순위 10위를 기록하며 변화가 엿보이지 않는 지도력을 보여주므로써 시련이 깊어지고 있다. 

 

서정원 감독 못지 않게 시련이 깊어지고 있는 감독은 인천 Utd 이기형 감독이다. 이기형 감독은 2016년 인천 Utd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으로 지도력이 기대됐지만, 5라운드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3무2패의 성적으로 새내기 감독의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한숨만 쉬고 있다. '프로 감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프로 감독이다.' 이 같은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지도자라면 모두가 갖고 있는 꿈인 K리그 감독 도전에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다. 진정 K리그 감독은 선수 시절의 명성과 또한 개인의 욕심과 의욕만 가지고서는 절대 꿈을 이룰 수 없는 자리다.

 

무엇보다 축구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함께 풍부한 경험 및 자신의 확고한 축구철학은 물론 이에 부합하는 지도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꿈을 이룰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K리그 감독으로 서 실패의 가능성은 높다. 그동안K리그에 도전하여 실패의 쓴맛을 보며 떠난 감독은 수 없이 많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K리그 감독의 지휘봉을 잡았던데 그 원인이 크다. 2017년 K리그 마당에 감독들의 시련은 클래식 뿐만 아니라 챌린지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대표적 예는 성남 FC 박경훈 감독이다. 2009년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2010년 K리그 준우승과 구단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끌며 긍정적인 지도력을 인정 받았던 박경훈 감독은 그러나 2016년 성남 FC 지휘봉을 잡고 첫시즌을 맞아 6라운드 까지 무승의 2무4패로 최하위(10위)를 기록하며 취임 후 자신이 천명한 빠르고 강렬한 스타일의 축구를 무색케 하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약 8년여 동안의 지도자 공백에서 온 지도력과 리더십 실종의 원인이 크다 하겠다.

 

또한 2017년 1월 서울 이랜드 감독에 이름을 올린 김병수 감독은 대학 무대를 평정하며 확실한 지도력을 인정 받았지만 그러나 K리그 무대에서는 호된 신고식을 치르며 아직까지는 지도력에 물음표(?)를 던져주며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지 못 한 채 1승1무4패의 성적으로 K리그 감독 도전에 쓴맛을 맛보고 있다. 외국 언론에서는 한국축구대표팀 자리를 '독이든 성배'라고 했다. 이 같은 수식어는 K리그 감독에게도 무관치 않다. K리그 발전은 선수에게만 주어져 있는 책임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감독의 지도력이 우선이다. 만약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하고 명성과 욕심 및 의욕만을 믿고 K리그 감독에 도전장을 던진다면 개인적 실패는 물론 K리그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K리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각 구단의 감독 선임 흐름은 지도 경험과 능력 보다는 선수 시절의 명성과 젊음에 치우친 경향이 없지않다. 결국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하여 각 구단의 발전은 정체되었으며 한편으로 젊고 유능한 지도자는 성적지상주의를 추구하는 각 구단의 방침에 의하여 '독이 든 성배'를 마시며 실패감독 양산이라는 무덤에 묻힐 수 밖에 없었다. 이제 K리그는 이 같은 모순된 고리를 끊고 경험과 지도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선임하여 구단의 발전과 유능한 감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

 

작금의 현실을 돌이켜 보면 현대 K리그에 자랑스러운 감독은 존재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전북 현대의 최강희(58) 감독이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를 12년여 동안 이끌어 오면서 K리그를 평정한 것은 물론 아시아 클럽축구까지 제패하는 빼어난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K리그에 뜻깊고 의미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강원 FC 최윤겸(55) 감독 역시도 부임 1년여 만에 2016년 K리그를 통하여 팀을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 시키며 K리그 감독의 지도력과 경험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경남 FC 김종부(52) 감독 또한 풍부한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부임 2년차 2017년 K리그 챌린지리그에서 4승2무승부로 무패 가도를 질주하며 선수 시절의 옛 명성에 걸맞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경험이 일천한 가운데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한 상태에서 K리그 감독의 자리에 오른 젊은 감독들의 실패와 비교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K리그도 감독 선임의 신중함 속에 변화의 길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성적지상주의에서 탈피하여 지도자까지도 육성한다는 포용력의 정책 구현이다. 여기에는 신뢰와 믿음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구단 발전은 물론 한국축구의 염원인 지도자 육성도 성취될 수 있다. 한국축구에 가능성을 지닌 유능한 지도자는 많이 존재한다. 이들에게 K리그가 더 이상 성적지상주의라는 굴레를 씌워 실패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한편으로 지도자 역시도 무조건적인 욕심과 의욕만으로 K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지려는 사고방식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있다. 분명 '프로 감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프로 감독이다.' 이를 간과할 때 K리그 감독을 원하기 전에 축구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함께 풍부한 경험을 쌓고 또한 자신의 확고한 축구철학 정립을 위한 준비에 매진하여야 한다. 이는 곧 준비된 감독의 바로미터며 성공으로 가기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진정 K리그에 각 구단의 성적지상주와 감독의 잔혹사는 K리그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기사입력: 2017/04/10 [19:0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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