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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군사독재, 조작 학림사건 진원지 학림다방
'별그대' 촬영지..현대와 고전이 어우러진 곳
 
김철관
▲ 다방 내부     © 인기협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떠올리면 소극장이 생각난다. 뮤지컬과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엔 이를 공적으로 지원할 연극지원센터 하나 없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비싼 세 때문에 유서 깊은 소극장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 대학로에 가 연극을 본 후, 차를 마시는 명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학림다방이다. 요즘 스타벅스 등 서구식 커피전문점이 대학로에도 만연하고 있지만, 학림다방을 찾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중 고전적 냄새가 물씬 풍긴 것도 한 이유이다. 

 

▲ 김철관 기자     © 인기협


특히 종영된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인 조선시대 외계인 김수현이 친구와 함께 마작을 하기 위해 자주 등장한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27일 저녁 지인과 함께 성균관대학교 길목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학림다방을 찾았다. 1~2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모든 좌석은 빈틈없이 대화를 즐기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전문 커피점과 달리 학림다방은 커피는 물론 크림치즈 케이크, 아이스크림, 파르페 그리고 대추차, 생강차, 인삼차 등 전통차도 판다. 특히 소주, 맥주, 와인 등 간단히 마시고 갈 알콜 음료도 가능하다. 

 

추운 겨울 날씨 덕분에 감기 예방에 좋은 생강차를 시켰고, 지인은 대추자를 주문했다. 1시간가량 마시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지난 1956년에 문을 연 이후 올해로 61주년을 맞는 학림(學林)다방은 고전적인 분위기와 낭만적인 분위기 그리고 현대식 분위기까지 조화롭게 느껴진 곳이다. 70~80년대 차를 마시기 위해 괜찮은 다방을 들리면 어김없이 있었던 DJ박스. 

 

손님들이 레지(차를 나르는 여성)를 통해 DJ에게 곡을 적어 메모장을 전달하면 벽면에 꼽힌 레코드 판(LP)를 찾아 틀어줬던 기억은 70~80년대 학생이나 청년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기억을 한다. 

 

▲ 다방 내부     © 인기협

 

과거 학림다방은 대학생들의 토론 장소는 물론 문학, 연극, 미술 등 예술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현재 학림다방은 DJ박스가 존재하고 벽면에 라이센스 레코드판이 빼곡히 꼽혀 있다. DJ박스 위와 위의 옆면에 대형스피커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과거 향수를 달래주던 DJ이는 없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이곳에는 DJ이는 없지만 LP판으로 베토벤, 바흐 등 클래식을 들을 수 있다. DJ박스 형태만 존재할 뿐, 찻값을 계산하는 계산대로 존재했다. 

 

차를 올려놓은 허름한 나무 탁자와 남루한 소파에 앉아있으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선반 위에는 영사기, 카메라 등 고전적인 것이 다수이지만 현대를 느낄 수 있는 그릇이며 정수기 등 상당수가 존재한다. 지난 2013년 서울특별시에 의해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학림다방은 대체 어떤 곳일까.

 

▲ 다방내부     © 인기협

지난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저질러진 대표적인 공안사건인 학림(學林) 사건. 민주화운동단체인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이 첫모임을 가진 곳이 바로 학림다방이었기에, 당시 경찰에 의해 붙여진 공안사건이 ‘학림사건’이다.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이 민주화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학생들을 반국가단체 조직범으로 몰아 처벌한 사건이다.

 

전민학련, 전민노련 등에서 활동한 관련자들을 영장 없이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잡아가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수사하고 전기고문이나 발바닥 고문 등으로 공산주의자라는 자백을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2000년대 들어서 역사는 고문을 당한 이들을 무죄 선고와 일부 국가배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렇게 학림다방은 역사의 현장을 증언하고 있다.

 

 지금은 드라마틱하고 클래식한 멋과 낭만을 간직하고 싶어 찾는 명소로 변모했다. 지난해 11월 12일부터 26일까지 학림다방에서는 ‘학림다방과 함께 하는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다방 입구에는 문학평론가 ‘황동일’ 씨가 남긴 글은 학림다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입구     © 인기협

 

 학림은 아직도,
여전히 60년대 언저리의
남루한 모더니즘 혹은 위약적인
낭만주의와 지사적 저항의 70년대쯤
어디에선가 서성거리고 있다.
나는 어느 글에선가 학림에 대한 
이러한 느낌을 “학림은 지금 매끄럽고 
반들반들한 현재의 시간 위에 ‘과거’를
끊임없이 되살려 붙잡아 매두려는
위태로운 게임을 하고 있다”라고 썼다.
이 게임은 아주 집요하고 안강해서
학림 안쪽의 공간을 대학로라는
첨단의 소비문화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고립된 섬처럼 느끼게 될 정도이다.
말하자면 하루가 다르게 욕망의 옷을
갈아입는 세속을 굽어보며
우리에겐 아직 지키고 반추해야할
어떤 것이 있노라고 묵묵히 속삭이는
저 홀로 고고한 섬 속의 왕국처럼... 
이 초현대, 초거대 메트로폴리탄 서울에서
1970년대 혹은 1960연대로 시간이 이동하는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데가
몇 군데나 되겠는가?
그것도 한 잔의 커피와 베토벤을 곁들어서...

 

2017년 1월 27일 저녁 설날을 하루 앞두고 지인과 함께 학림다방에 들렸다. 정유년 한해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각자 올 1월부터 12월까지 할 일을, 가지고 간 노트에 빼곡하게 적었다.  


기사입력: 2017/01/28 [21:1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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