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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11차 광화문 범국민행동 집회
 
김철관   기사입력  2017/01/10 [00:38]
▲ 11차 촛불     © 김철관


서울 광화문 11차 범국민행동 촛불시위가 열린 지난 7일 오후 4시 1호선 지하철 종로3가역 벽면에 ‘2017년 1월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라고 서두를 꺼낸 대자보가 눈길을 끌었다. 대자보는 이날 일시에 서울지하철 전 역사에 부착된 것으로 보인다.

 

서두 밑 노란 글씨로 “1000일이 기념일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바로 밑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적었다.

 

 “세월호에 아직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계십니다. 진도 바다를 보며 1000일을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인양은 국가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인양을 더 이상 미루지 마십시오.” 

▲ 대자보     © 김철관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고 전에 꺼져 버린 CCTV ▲병풍도를 향한 급변침 ▲ 20차례가 넘는 선내 대기방송 ▲2시간가량 지속된 전원 구조 오보와 사고 시간·장소의 거짓 ▲ 사고원인에 대한 여러 의혹들과 공개하지 않는 자료들 ▲철두철미했던 특조위 활동 방해와 강제 종료, 인양의 지연 그리고 국정원 등을 거론하며 세월호 참사,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대자보 주최 측은 서울지하철노조, 서울도시철도노조, 횃불시민연대, 일반시민 등이 이름을 올렸고, 통칭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간단명료한 지하철 대자보에서 과거 세월호 참사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1호선 종로3가역에서 환승을 해 5호선 광화문역에 내려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으로 향했다.

▲ 조희연 교육감     © 김철관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뒤편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조 교육감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려는 가족들도 더러 있었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회 형식으로 치러지고 있었다. 진상규명은 물론 대통령 7시간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박근혜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광화문 11차 범국민행동 본대회 에서는 오는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촛불시민들의 손에는 세월호와 관련한 홍보물, 손팻말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 세월호 7시간     © 김철관

 

시민 자유발언대나 본대회 연사 대부분은 희생자 304명의 추모와 세월호 실종자 9명에 대한 인양을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의원 등 정치인들도 자리를 지켰고,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도 상당수 목격됐다. 

 

광화문 곳곳에 들어선 포장마차에서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홍보물들이 다양하게 선보였고, 세월호를 상징한 노란색 고무풍선과 옷을 입고 나온 시민들도 엿보였다. 이전 촛불집회처럼 다양한 손팻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나눔문화’라는 단체에서 제작한 ‘세월호 1000일, 7시간 진상규명’이라고 쓴 손팻말이 이날 촛불시민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듯했다.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는 2017년 민주평화포럼 국민주권위원회가 ‘선거연령 18세로, 젊어지는 우리 정치’라는 슬로건으로 선거권 하향 조정 캠페인을 벌였다. 

▲ 선거권     © 김철관

 

“전 세계 144개 국가가 만18세 선거권을 시행중에 있다. OECD국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 만19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참정권 확대를 위해 만18세 하향조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선거연령 하향을 권고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촛불을 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세월호 참사 1000일, 끝까지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선보였다. 지근거리에서는 ‘길거리 헌법 강좌’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부가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희화한 문화예술 독립선언 퍼포먼스도 열렸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에 대한 권리를 찾자는 운동의 성격이었다. 문화기본법 4조가 그대로 언급돼 있었다. 

▲ 문화예술 퍼포먼스     © 김철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문화권)을 가진다.”  

 

박근혜 퇴진 청년결사대는 ‘세월호 7시간 진실의 공을 울려라’라고 대형 팻말을 선보였고, 이들은 ‘세월호 7시간 무엇을 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컨트롤타워 정부가 죽였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세월호 특조위 재개’ 등을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두고 진행된 서울 광화문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는 시민발언대, 본대회, 거리행진, 마무리 집회 순으로 진행했다. 거리행진 무대차에 모처럼 연사로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의 울부짖는 발언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8분가량 발언을 한 박 시장은 “세월호도 인양되지 않았고, 진상규명도 인양되지 않았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육해공군 전 병력을 총동원해 생명을 구하는데 혼혈을 다했을 것”이라고 강조한 말이 가장 인상 깊게 들렸다.

▲ 전교조     © 김철관


박 시장의 발언이 끝나자 거리행진 참가자들은 “박원순” “박원순” “박원순”을 한참동안 연호하기도 했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 주변에서 저녁 10시 30분 경 정원 스님(속명 서용원)이 분신을 했다. 서울대 병원으로 급히 후송했지만 분신자리에는 한일 위안부협정 폐기와 박근혜 대통령은 내란사범, 즉각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쪽지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원 스님은 분신 몇 시간 전인 저녁 8시 2분경 자신의 휴대폰으로 쓴 눈 인터넷 게시글을 통해 죽음을 암시한 글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월호 가족이 있는 광화문에서 ‘부정선거로 국민주권 뺏더니 더러운 권력을 지키려고 삼백명 넘는 중생을 수장시킨 정부’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정원 스님은 9일 오후 7시 40분 서울대병원에서 입적했다.

▲ 포장마차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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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10 [00: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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