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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기는 권력 없고 이제는 시민혁명으로
[시론] 박근혜 대통령 퇴진 범국민대회에서 느낀 점
 
김철관   기사입력  2016/11/29 [09:49]

 

▲ 5차 범국민대회     © 인기협

국민 100만 이상이 모여도 경찰에 의해 연행자 없이,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분히 치러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시위.

 

지난 26일 5차 범민족대회는 190만 국민이 광화문에 모였다. 이런 성숙한 시위 문화에 힘입어 지난 1차 대회부터 5차까지 모두 참여했다. 촛불 집회에 참여하며 느낀 점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국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이었다.

 

국정농단과 헌정을 유린한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사실이 밝혀지면서 촉발했지만,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해온 정부 정책에 대한 총체적 국민들의 불신에서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2년 전 정윤회 문건파동과 지난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국민들의 문제의식을 조금이라도 간파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 5차 범국민대회     © 인기협

 

여소야대에서도 국회와 소통하지 않았고, 세월호 사고 등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대형사고도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일방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밀어붙이는 불통정부의 최후의 말로가 바로 현 시국집회인 것이다.

 

물론 정부 정책이 모든 국민들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 하지만 더디더라도 충분한 소통을 통해 국민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면서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5차에 걸친 범국민대회를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확인한 점은, 시위 인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매번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들이 양파 껍질 벗기듯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이 주장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문제의식도 다양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구속’ ‘재벌 공범’ 등 공통 이슈 외에도 세월호 사고, 종군위안부, 한일군사정보협정, 국정교과서, 사드배치, 삼성백혈병, 정언유착, 정경유착, 인터넷언론탄압(신문법 시행령 개정) 등 수많은 국민적 이슈들이 등장했다.

 

특히 노동자들은 정부 강압해 774억을 재벌에게 받고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변경 등을 추진했다고 비난했다. 언론노동자들은 공중파 3사를 비롯해 종편과 조중동 등 보수신문과 유착해, 이들 언론들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는 것이다.

 

▲ 5차 범국민민대회에서 만난 도올 김용옥 선생과 필자인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 인기협

 

인터넷언론은 수구 보수 인터넷언론만 밀어주기를 하고, 진보적 인터넷언론들에게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재갈을 물리려고 했다고. 문화계는 진보인사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를 했고, 심지어 진보적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의 출연을 막는 역할을 정부 주도로 했다. 박태환 선수에게 협박을 한 김종 문체부 전차관 등을 볼 때 스포츠계도 부정과 비리가 예외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집회에 참여한 농부들은 쌀 수입 등 정부의 일방적 농업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와대 내 주사액 반입은 물론 비아그라까지 등장했고, 야동설까지 비화되고 있다.

 

야3당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나섰고, 국민 4%을 제외한 국민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정부 정책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했던, 이런 일들을 알면서도 박근혜 정부에 부역을 했던 정치인들만이 여당에 남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말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새누리당 해체’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들인 재벌들은 사과나 반성는커녕 유일하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시위 현장에서는 ‘공범 재벌 해체’라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퇴진 불가를 외친 친박계 여당 정치인들이 알아야 할 점이 있다. 퇴진이든 탄핵이든 시간이 더디는 것 뿐, 역사는 국민의 편에 의해 기록된다는 사실이다.

26일 저녁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가수 양희은이 부른 ‘아침이슬’과 안치환이 부른 ‘마른 잎 다시 살아나’가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한 듯했다. 한 마디로 국민들이 ‘과거로 회귀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각오를 다짐했다고나 할까.

▲ 5차 범국민대회     © 인기협

 

이날 저녁 9시 30분 쯤 서울 광화문 무대 뒤에서 만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시민혁명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혁명을 통해 제대로 된 국가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깊은 뜻을 밝혔다. 많은 시민들이 그 말에 공감을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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