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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혜옹주에서 느낀 점
가족과 함께 본 심야영화의 묘미
 
김철관
▲ 덕혜옹주     © 인기협



주말(6일) 저녁 영화 덕혜옹주를 보면서 줄거리와 내용, 카메라 위치와 움직임, 편집, 조명 등의 메커니즘을 생각하면서 이 영화의 본질을 생각해 봤다.
 
요즘 밤낮으로 폭염과 열대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집에는 흔한 에어컨도 하나 없이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한 달 전,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가 집에 와 있다.
 
너무 더워서인지 에어컨을 사자고 호소를 했다. 아빠로서 듣는 둥 마는 둥하니 이제 포기를 한 모양이다. 나름대로 에어컨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딸은 별로 인상이 좋지 않아 보인다.
 
어제 저녁 6시쯤 식당에서 팥죽과 만두를 사와 식사를 한 후, 딸과 딸 어미에게 상영 중인 ‘덕혜옹주’를 보러가자고 했더니, 집이 더워서인지 휴대폰으로 예약을 하느라 딸과 어미는 정신이 없다. 바로 6일 저녁(토요일) 10시 20분에 상영한 심야영화 ‘덕혜옹주’ 3장을 예매한 것이다.
 

▲ 덕혜옹주     © 인기협


 
지난 금요일 오후 직장 동료 한 분이 휴가 중 가족과 함께 ‘덕혜옹주’를 보고 와 괜찮은 영화라고 추천을 해 준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정말 이승만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은연중에 건네기도 했다. 한 마디로 해방을 맞아 이승만 정권이 공화국을 선언하면서 일본에 있는 왕족들이 들어오면 왕정복귀를 노릴 것이라는 점에서 영친왕, 덕혜옹주 등의 입국을 불허했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다.
 
솔직히 덕혜옹주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몇 년 전 교육방송(EBS) 프로그램에서 소개해 당시 잠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조선 마지막 비운의 황녀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대학로 연극 포스터에서 덕혜옹주를 본 것이 전부이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 왜 ‘덕혜공주’ 아니고 ‘덕혜옹주’일까가 궁금해 사전을 찾아 봤다. 왕후로부터 태어난 아들은 대군, 딸은 공주라고 부르고, 후궁(첩)으로부터 태어난 아들은 군, 딸은 옹주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덕혜옹주는 고종과 후궁 양 귀인에게 태어난 딸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 덕혜옹주     © 인기협


 
어쨌든 세 가족이 의정부에 있는 한 극장에서 심야영화 ‘덕혜옹주(1912~1989)’를 관람했다. 지난 2009년 초 ‘영상이미지와 문화’(배재대출판부)라는 책을 쓰면서 영상에 대해 많이 배운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상식을 동원해 영화 내용, 줄거리 등을 통한 언어적 텍스트는 물론 카메라 위치, 조명, 편집 등 기계적 메카니즘 표현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살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기본적으로 내용이나 줄거리 위주의 언어적 텍스트에 매몰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고 표현하는 과정 중에 많은 부분들이 기계장비를 이용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바로 편집, 카메라, 조명, 달리 등이 기계라는 사실이다.
 
영화 ‘덕혜옹주(감도 허진호)’는 구한말 조선 고종의 딸인 비운의 황녀에 대한 삶을 그렸다. 덕혜옹주(손예진)와 어릴 적 친구 김장한(박해일)을 주인공으로 해 덕혜옹주의 시종 복순(라미란). 영친왕(박수영), 김장한의 후배 복동(정상훈), 일본인 앞잡이 한택수(윤제문) 등이 조연으로 가세해 이야기가 전개 된다.
 

▲ 덕혜옹주     © 인기협


 
고종(1852~1919)은 환갑 때 얻은 ‘덕혜옹주(德惠翁主)’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며 매일 함께 지낸다. 하지만 고종이 독살되면서 그의 비운의 역사가 시작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인 그가 만 13살의 나이에 영친왕이 있던 일본으로 끌려갔고, 오빠 순조와 어머니 귀인 양씨의 죽음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다. 매일같이 고국을 그리워하지만 일본의 강압으로 조선으로 들어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어린 시절 친구인 장한이 나타나고 영친왕과 부인 이방자 여사의 상하이 망명을 계획하는데 덕혜옹주도 합세를 한다. 망명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덕혜옹주는 일본인과 정략결혼을 해 딸을 뒀는데도 실의에 빠지면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다. 특히 영친왕의 아들 이우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줄거리와 함께 카메라의 움직임과 위치, 조명, 편집 등의 기계적인 텍스트를 눈여겨봤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클로즈업이 반복되면서 긴장감이 넘친다. 구한말을 상징하는 로우키 조명(색)을 통해 고전적 모습과 음습함이 살아나고, 주인공들이 포위되면서 총소리와 함께 위험상황을 짧은 숏으로 편집해 박진감을 더했다.

▲ 지난해 10월 52회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 위촉식 때 배우 최민식과 손예진씨 그리고 필자     © 인기협



 
영화 속 각각의 영상이미지에 들어 있는 상징적인 요소들은 감독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다. 한마디로 ‘덕혜옹주’를 제작한 허진호 감독의 의도라는 사실이다. 특히 영화가 문화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관람객) 소통이 중요한데, 감독의 의도에 빠졌지만, 최소한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보면서 영화 ‘덕혜옹주’는 개인적으로나마 사회적 소통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과거 흑백사진 그대로 덕혜옹주 관련 사진들이 이어진다. 특성상 픽션이 많이 가미된 영화가 실제 사실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2시간 여 영화가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한 20대 젊은 여성 관람객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스마트폰으로 어디론가 리뷰를 쓴 것을 우연히 목격했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 손수건을 준비해야한다, 대박이다.”
 
관람 전 영화 ‘덕혜옹주’가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본 후 솔직히 나는 애국심이 아니라 일본에 대한 미움이 더 싹텄다는 사실이다.
 
특히 주인공 덕혜옹주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 씨의 연기가 돋보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52회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배우 최민식 씨와 손예진씨가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대종상영화제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참석했고, 손예진씨와 잠시 대화를 나눈 이후 배우 최민식씨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 때를 기억하면서 덕혜옹주 연기를 한 그를 영화에서 자세히 지켜볼 수 있었다.


기사입력: 2016/08/07 [20:1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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