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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대재앙 앞에서 당신은 왜 평온한가?
[집중진단1] GMO 수입 세계 1위국, 식약처는 왜 기업을 변호하나?
 
류외향

* 대한민국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변형 농산물) 세계 1위 수입국이지만 아무도 그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자보에서는 류외향님의 GMO에 대한 집중조명을 3회에 걸쳐 나눠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우리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우리는 제주도에 살고 있으며,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제주특별자치법에 따라 친환경급식을 하고 있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아침마다 도시락을 싼다. 급식 식단표를 보고 한 가지를 싸는 날도 있고, 두세 가지를 싸는 날도 있다. 친환경급식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공급이 딸리면 화학농 농산물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그러나 가공식품은 전혀 친환경이지 않으며, 조미료가 들어 있기 마련이다. 식단의 반 이상을 가공식품이 차지하고, 나머지 반을 차지하는 농산물마저 대부분 가공양념으로 요리하므로 친환경이란 게 의미가 없다. 가공식품은 곧 GMO(유전자조작작물)다. GMO가 주재료인지 부재료인지 혹은 첨가물인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한 달에 20일 가까이 된장국이 나온다. 그렇게 많은 날 된장국을 식단에 넣는 건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서라기보다 가격이 싸고, 요리하기 간편하기 때문이다. 이 된장은 수입산 대두와 수입산 밀가루가 주재료이고, MSG가 부재료이다. 우리 콩으로 천연발효시킨 된장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사용하는 학교가 드물다. 물론 수입 콩이 GMO라는 표시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세계 1위국이며, 콩과 옥수수가 가장 많은 수입 품목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작은 땅덩어리인가! 그것도 반으로 나뉘어서 세계지도를 펴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런 나라에서 전 세계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 등의 재배 면적의 50퍼센트를 차지하는 GMO를 가장 많이 먹고 있다. 유기농이 아닌 이상 수입되는 모든 콩과 옥수수는 GMO라고 보아야 하며, ‘수입산’이라고 표시된 것은 더더구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는가? "수입산? 저게 원산지 표시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은 괜찮다. 이런 의문은 합리적 의심이 시작되는 첫 단추이므로 당신의 뇌가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왜 나라 이름이 아니고 ‘수입산’이라고 쓰는 거지?””라는 의문이 떠오른다면 뇌가 비교적 깨끗하다는 증거다. 거기다 그 이유까지 짚어낸다면 아주 건강하다는 증거다. 늘 성분표시와 원산지를 꼼꼼하게 읽고 물건을 고르는 습관이 있던 터라, 내 기억으로는 2012년쯤에 이런 식으로 원산지 표시가 바뀐 것 같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GMO가 대량 수입되기 시작했고, 2010년에 부분 표시제가 시행되었고, 2012년에 한미FTA가 발효되었다. 그래서 2012년에 원산지를 국적 불명으로 만들어 GMO인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누구도 자신이 먹는 콩, 옥수수, 카놀라 등이 어느 나라에서 재배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꼼수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국민의 편이라고 믿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GMO 부분 표시제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무늬만 표시제’이고, 그 표시제에 의한 표시조차도 본 사람이 거의 없다. 그것은 식약처가 GMO에 대해선 아무런 단속도, 처벌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경실련에서 기업별 GMO 수입 현황을 정보공개하라고 요청했을 때, 식약처는 이를 기업의 영업 이익이 손해 볼 수 있으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거절했고, 어이가 없어진 경실련은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법원의 판결에 따를 수 없다며 항소했다. 식약처가 GMO를 대변하는 변호사 사무실인가? 기업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기업의 이익을 철처히 수호해주는 집단이라고 욕을 들어먹어도 식약처는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기업의 이익과 국민의 이익이 반비례하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의 속성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처럼 노골적이고 뻔뻔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 대한민국이 GMO 수입 세계1위 이면에는 각종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음에도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 JTBC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     © JTBC


그런 식약처는 지난 4월 21일, 핵폭탄급 공고를 냈다.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이 그것인데, 내용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는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GMO 18종 가운데 11종은 표시를 안 해도 된다는 내용이다. 둘째는 간장, 식용유, 전분당 등 단백질이나 DNA가 검출되지 않으면 표시를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셋째는 국내 농산물에 ‘Non-GMO’ 표시를 못하게 금지한단다. 이쯤 되면 이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자명하게 드러난다. 국내 기업의 이익을 넘어 GMO 수출기업과 그 재배국의 이익까지 보호해주려 애를 쓰고 있다. 그래서 나는 식약처 관료들을 서슴없이 ‘머리 검은 미국인’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행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그대로 닮았다. FDA 역시 몬산토를 비롯한 GMO 기업을 옹호하고 보호하는 기구로 군림하며, GMO 표시를 원하는 미국민의 갈망을 무지르는 데만 열중해왔다.

 

FDA는 GMO를 자체 실험하지 않고 기업의 실험 보고서만 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GMO를 비GMO와 본질적으로 동질적이라고 정의한 규정과 GMO를 GRAS에 포함시킨 분류 때문에 가능한 합법적 절차이다. 원래의 콩과 그것을 유전자 조작한 콩이 다르지 않다는 ‘본질적 동질성’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과학을 모른다고 쫄 필요가 없다. 콩의 유전자에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결합시킨 콩이 어찌 원래의 콩과 같을 수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GMO 기업의 요구를 철저히 관철시켜 준다. 본질적으로 동질적이기 때문에 표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비상식적이고 자기모순적인 것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GMO에 특허권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특허는 기존의 것과 다른 특별한 형질이나 기능을 지닌 것에 부여하는 특별한 권리다. 그럼에도 모든 GMO에는 특허권이 있다. 내 밭에 바람에 날려온 GMO가 자라도 그것은 몬산토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벌금을 내든가 소송에 휘말려야 한다.

 

GRAS는 ‘Generally Recognized as Safe'의 줄임말로, 인류의 경험상 통상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어온 첨가물을 의미하며, 소금이나 효소가 여기에 해당한다. 어째서 GMO가 소금이나 효소와 같은 종류가 될 수 있을까? 그 명분은 믿기 어렵겠지만, 이렇다. ‘GMO는 DNA에서 나온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DNA를 섭취해왔다.’ 이게 말인지 된장인지 모를 정도이지만, 이 정신 나간 이유가 통하는 것은 시스템이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FDA가 승인했다면 대단한 능력의 과학자 또는 전문가 집단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실험을 거쳐 검증한 것으로 믿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이것은 과학을 앞세운 농간이고, 법을 이용한 폭력일 뿐이다. 어떻게 이런 모순이 가득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가?

 

미국에서는 관례처럼 작동하는 ‘회전문 인사’가 있다. 이것은 기업과 정부 기관 사이에서 인사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기업은 대부분 GMO 기업이다. 몬산토 자문 변호사로 있다가 연방 대법원 대법관으로 간 클래런스 토머스, 상무장관으로 있다가 몬산토 이사로 간 미키 캔터, 국방장관으로 있다가 몬산토 자회사인 서얼사 CEO로 간 도널드 럼스펠드가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회전문 인사는 오바마 정권에서도 계속되어 몬산토 부회장을 FDA 상임고문으로 임명했다. 이런 인사 시스템은 신자유주의 체제의 필연적 결과인 코포라토크라시(corporatocracy)의 전형이다. 기업이 정부를 지배하는 체제 하에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국민의 건강권은 애당초 시궁창에 처박히게 마련이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한국판 회전문 인사의 대표적 예로는 한미FTA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가 삼성전자 해외법무사장으로 간 김현종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삼성임원 출신이 국정원 최고정보책임자가 되기도 했다. 식약처는 미국 FDA를 롤모델로 삼는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회전문 인사를 일삼지는 않는다. 현재 GMO와 관련된 농림수산부, 식약처, 농진청,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맨 윗자리 인사들은 원래 공무원들이다. 그런데도 미국만큼 GMO에 관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국익이 국민의 이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의 이익을 국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에서 한 자리 하려면 미국 유학은 필수 옵션이다. 그들이 미국에서 공부한 것은 미국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이며, 철저히 미국화된 세계관에 세뇌되어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굳이 회전문 인사가 필요가 없다. 미국은 그저 한국 정부에 ‘오더(order)'만 내리면 모든 것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착착 돌아간다.

 

이번에 공고한 식약처의 GMO 표시제 개정안 중에서도 국내 농산물에 대한 Non-GMO 표시 금지는 정말이지 경악스럽다. 이것은 올해 예정된 GM벼 국내 재배 및 상업화와 맞물려 있는 중대 사안이다. 국내산이든 수입산이든, 원재료이든 가공품이든 자발적으로 GMO가 아님을 표시하는 일이 왜 불법이 되어야 하는가?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러한 해괴한 짓은 FDA가 일찌감치 저질렀다. GMO 소성장호르몬제인 rBGH 상품인 ‘파실락’을 사용하지 않는 낙농 농가가 자발적으로 실시한 'No Posilac' 표기를 금지했던 것이다. 또한 열두 곳이 넘는 주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세 개 주에서 GMO 표시제가 통과되자(나머지 주는 몬산토의 막대한 로비로 부결되고 말았다), 연방법으로 ‘GMO 기업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요지의 ‘Dark Act'를 관철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하원에서는 통과가 되었지만, 의회에서 처리를 미루면서 올 7월에 예정되어 있는 버몬트 주의 GMO 표시제는 예정대로 실행될 것 같다.

 

국민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하는 정부 당국의 행태가 이렇듯 미국과 한국이 똑같다. Non-GMO 표시 금지안은 저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낱낱이 드러내는 증거이다. 이것은 국내산 GMO 생산과 그 이용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모두 불허한다는 당국의 의지다. 또한 대부분의 GMO 품목을 표시 대상에서 빼주었으니, 수입산 GMO 역시 GMO 표시 의무가 없게 된다. 2015년 12월 31일 한국의 ‘GMO 완전 표시제’가 국회를 통과했다. 나는 반가우면서도 ‘웬일이지?’ 싶었다. 미국조차 어떻게든 표시제를 막으려고 하고, 몬산토가 이제 한 달 남은 버몬트 주의 GMO 표시제도 방해를 하려고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몬산토가 움직인다는 것은 미국 정부가 같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런 마당에 한국에서 완전 표시제를 한다고? 그랬더니 역시나 꼼수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2017년 1월부터 시행되는 완전 표시제 역시 ‘무늬만 표시제’로 전락할 판이다. 식약처가 6월 중순까지 의견 수렴을 한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의견을 지나가는 개 짖는 소리쯤으로 여기는 정부이니 기대할 바가 못 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아닌 정부가 직접 GMO를 개발하고 그것을 또 정부가 승인하는 나라다. 형식적인 절차마저 깡그리 무시하며, 자국민을 미국의 노예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미국이 구축해놓은 식민지 시스템이 GMO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GM벼 재배를 앞두고 국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를 만들어 현재 풀가동 중이다. 여기에는 농식품과 상관이 없는 각계 전문가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매스컴을 통해 GMO가 안전하다는 의식을 끊임없이 심어주는 것이 이들이 맡은 임무다. 거짓말도 자주 들으면 진짜라고 믿게 된다. ‘1퍼센트’가 매스컴을 개발하고 발달시키고 세계에 전파해온 것은 그런 필요성 때문이다. 당신을 바보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GMO의 유해성은 이미 다 밝혀졌다. 당신을 속이는 것은 정말 쉽다. 과학적이고 경험적으로 밝혀진 것을 보도하지 않고, 노출시키지 않으면 그만이다. 매스컴은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 당신이 직접 찾아서 알아내고 공부해야 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주류 언론을 버려야 가능하다. 대신 비주류 독립 언론에는 수많은 유해성 자료가 있다. 그 정보를 다음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GMO가 우리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죽이고 있는 수많은 증거들을.

 

(1/3회 끝)

 

* 글쓴이 류외향은 시인이자 칼럼니스트로 현재 자연주의 식당 '마라도에서 온 자장면집' 운영중이다.

 


기사입력: 2016/06/08 [01:2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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