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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영화제, 제대로 평가하자
[시론] 52회 대종상영회제를 돌아보며
 
김철관   기사입력  2015/11/24 [00:31]
▲ 사회자 신현준 과 한고은     © 인기협
▲ 방청석     © 인기협


수상자 선정의 문제와 예산집행의 투명성 미흡, 조직위원장 독단 등 구설수에 휘말렸던 지난해 제51회 대종상영화제. 이모 조직위원장이 방산비리로 구속돼 쇄신이 요구된 올해 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쇄신과 투명성을 내걸고 활동에 들어갔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추진력 있고 패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를 받은 김구회 조직위원장과 최하원 집행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민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52회 대종상영화제 행사 일정이 지난 20일 시상식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그러나 역대 대종상영화제 가운데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주최 측에서 약속했던 대리수상 배제, 북측영화 관계자 초청, 역대 수상자 모두 초청 등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조연상 등 후보는 물론 대다수의 수상자들이 불참했다. 

특히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최민식 씨도 불참했다. 배우 김혜자 씨가 참석치 못해 받지 않겠다던 ‘나눔화합상’ 번복 논란도 있었다. 
▲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해외부문 수상자 고원원과 순흥뢰와 함께 시상식 발언을 하고 있다.     © 최지혜
지난 20일 저녁 7시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52회 대종상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이날 여유가 있어 시간보다 일찍 KBS 공개홀을 찾았다. 표를 교환을 했고, 만나 함께 관람하기로 했던 동료들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7시경 입장을 했고, 대종상영화제가 시작할 무렵 1~2층 홀 1500여 석은 방청객으로 가득 메웠다. 

대종상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유아인, 황정민 등 스타급 배우들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많은 국민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역시나'였다고 생각한다. 거동이 불편하지만 시상자로 나선 임권택 감독과 신인남우상 수상자 배우 이민호 씨, 지난 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손예진 씨,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등 일부 유명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10관왕이 된 <국제시장>은 남우주연상을 탄 황정민 등의 불참으로 빛을 바랬다. 

해외부문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각각 받은 추헌((邹佡 zhou xian)감독의 <일생일세, 一生一世, but always> 주연 배우 고원원(高圓圓 Gao YuanYuan)과 비행(非行 Fei Xing) 감독의 <침묵의 목격자, 全民目击, Silent Witness> 주연 배우 순홍뢰(孫紅雷 Sun Hong Lei)가 무대에 올라 수상과 시상을 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 시상식     © 인기협
하지만 시상이 진행되면서 수상자보다 대리수상자가 많은 듯 느껴졌고, 시상을 하는 사람들과 대리수상 지정자도 정해놓지 않고 헤맨 일도 있는 등 진행도 매끄럽지 않았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 상태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대종상영화제가 진짜 위험수위에 와 있는 것이다. 

분명 조직위원회와 영화인협회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내년을 새롭게 준비하고 명예회복을 하려면 진정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종상영화제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화인뿐만 아니라 영화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 그리고 국민과 신뢰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 소통이 더욱 중요할 때다. 특히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들과도 소통을 해야 한다. 비판적인 기사는 나름대로 기자들이 대종상영화제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날 관객으로 온 김숙진 킴스에이스대표는 이번 영화제를 보고 안타까움이 많았다면서 대종상의 미래를 위해 주최 측과 영화인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 이날 대종상영화제 만찬 무대에서 김구회 조직위원장, 임창호 함양군수, 황태진 함양군의회 의장, 배우 최윤슬, 배우 노지승,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등 참석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최지혜     © 최지혜
특히 20일 저녁 10시 대종상영화제가 끝나고 열린 저녁 만찬에서 인사말을 한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행사를 의식한 듯 말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본인 입으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대리수상 불가’ 문제를 거론하면서 “남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잘 했으면 어느 배우가 초청장을 받고 나오지 않았겠냐”고 의미심장한 성찰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종상영화제를 보면서 수상 배우 불참과 관련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왔다는 점과 배우들이 공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라는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먼저 이번 대종상영화제의 실패는 주최 측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 설령 자신들을 대우하지 않는다고, 또는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이는 또다른 측면에서 국민을 무시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종상 시상식 일정은 두 달 전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설령 상을 받지 않을지라도 2시간 정도 참석하면 되는데, 이를 거부한 것은 국민을 위한 도리가 아니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 됐다. 
▲ 이날 대종상영화제가 끝나고 행사를 지켜본 기자와 김숙진 킴스 에이스 대표, 유준식 체리쉬 회장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최지혜


공인으로서 명확한 해명 없이 무대에 나오지 않는 배우들의 책임 역시 외면해선 안 된다. 지난 20일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끝나고 트위터, 페이스북, SNS 등 쇼설미디어에서는 주최 측의 여러 문제도 제기됐지만 또한 대종상에 등장하지 않은 배우들에게 실망을 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많았다는 사실이다. 

과거 위상을 다시금 되찾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2016년 대종상영화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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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24 [00: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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