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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궐기대회, 10만 경찰과 저녁늦게 대치
[현장] 서울 광화문 거리..물대포에 부상자, 취재기자 카메라 파손 등도
 
김철관
▲ 14일 광화문 10만 운집 물대포 난사한 경찰이다.     © 임순혜


민중총궐기대회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등을 주장했다. 


14일 오후 4시 30분께 민주노총 서울광장 노동자대회가 끝나고 11.14 민중총궐기 본대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에는 10만 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민중총궐기대회는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했다. 

시위대는 서대문 로타리, 종로2가, 보신각, 안국역 등 곳곳에서 광화문광장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광화문 동아일보 옆 차벽을 없애기 위해 경찰 버스에 줄을 매달고 당기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저항하는 시위자들에게 물대포를 연신 난사했다. 시위참가자들은 “민중총궐기 집회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경찰은 최고 단계인 갑호 비상령을 내렸고, 캡사이신을 탄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차벽 허물기에 나섰던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물대포에 맞아 중경상을 입는 등 경찰의 일부 지나친 대응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프레스 완장을 부착하고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 현장을 취재하던 한국인터넷기자협회보 <기자뉴스> 이병관 기자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카메라 장비가 일부 파손되는 등 취재 방해를 받기도 했다. 

 

▲ 물대포에 파손된 기자의 카메라     © 기자뉴스

 

경찰이 난사한 물대포에 순천에서 올라온 한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피를 흘리는 등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민주노총이 해산명령을 내린 시간인 저녁 11시까지 시위는 계속됐고, 경찰과 7시간여 대치 끝에 저녁 11시 쯤 해산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쓰러진 농민이 후송된 서울대병원으로 향하기도 했다. 해산 직전까지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 국정화 중단, 쉬운해고 박살, 평생비정규직 박살 등을 외쳤다. 오는 12월 5일 민중총궐기대회가 이어진다. 

한편 민중총궐기대회에 앞서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비가 내리는 과정에서도 전태일 열사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 

대회사를 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언제든 노동자와 민중이 분노하면 이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며 “오늘 박근혜 정권을 해고하러 모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직접 나와 기자회견을 열어 “잘못된 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살고자 몸부림치는 노동자를 매도하는 건 정부”라며 “민중총궐기는 폭력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생난의 책임과 민주주의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주먹 불끈 쥐고 13만 민중총궐기에 나선다 
정치파업 불법협박 두렵지 않다. 구속 각오로 총파업, 2차 총궐기 이끌 것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 재벌세상의 기득권 아래 빼앗기고 신음하는 민중들이 오늘 마침내 민중총궐기에 나섭니다. 13만, 이 거대한 군중은 대통령 박근혜가 무슨 짓을 했는가를 목격한 시대의 증언자들입니다. 소위 노동개혁은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산시키는 노동개악입니다. 쌀 수입 확대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농민생존을 위협하는 농업말살 정책입니다. 폭압적인 노점단속과 폭등하는 전월세 강탈은 도시빈민의 일터를 빼앗고 있습니다. 

어제 정부부처가 발표한 합동담화는 국민을 향한 엄포와 왜곡으로 점철된 탄압입니다. 정부에게 서민경제는 뒷전입니다. 양극화대책에 무능한 정부는 아무런 반성도 없이 국민총생산만 자랑합니다. 재벌은 글로벌 돈방석에 앉았지만, 비정규직은 넘쳐나고 노동자의 절반은 200만 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현실은 국민총생산이 결코 평등의 수치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정부는 재벌을 위해 나쁜 일자리를 만들며 노예노동을 강요합니다. 노동개혁은 이 참담한 현실을 더 확대할 뿐입니다. 

박근혜 희망펀드에 노동개악 뒷돈을 찔러 준 것 외에 재벌기업들이 한 게 무엇입니까. 오히려 기업들은 노동개악을 통해 세액공제, 세무조사 면제 등 온갖 지원을 받습니다. 반면 노동자는 더 쉽게 해고당하고 임금도 깎이며 비정규직으로 떠돌게 됩니다. 노동재앙의 빗장을 열기 위해 정부는 청년들의 절망을 악용했습니다. 청년고용은 거짓 명분일 뿐, 청년고용 증대를 위한 명확한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비정규직 노예노동을 2년 더 연장시키고 금지된 파견고용을 대폭 확대하면서 비정규직 고용개선이라 말하는 노동부장관의 연기력이 놀라울 지경입니다. 눈곱만큼 실업급여를 늘린 것을 대단한 사회안전망으로 과장하면서, 왜 수급조건을 까다롭게 개악한 것은 말하지 않는 것입니까. 오랫동안 노동계가 요구한 출퇴근 재해인정을 노동개악의 구색을 맞추려 이제서야 겨우 수용하면서 무슨 대단한 혜택인 양 선전하는 모습도 비양심입니다. 

잘못된 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살고자 몸부림치는 노동자를 매도하는 건 정부입니다. 민중총궐기는 폭력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생난의 책임과 민주주의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개혁 안하면 딸 아들이 희망을 포기한다고 겁박하는 정부엔 분노가 치밉니다. 반성부터 해야 할 ‘헬조선 정부’가 이미 7포세대로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할 소리가 아닙니다. 노동개혁을 안하면 청년들이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개혁을 한다면 오히려 딸 아들은 실업과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정규직 전환의 희망은 평생 사라집니다. 

민중의 단결, 총궐기야말로 세상에 희망을 불어넣는 절박한 숨구멍입니다. 정부는 노동개악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중단하지 않는다면 민중총궐기의 분노와 기세를 노동현장에서 다시 목도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취업규칙 개악과 성과해고 행정지침이 발표되거나 국회에서 개악법안 통과가 시도될 시, 즉각 총파업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12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 2차 총궐기도 조직해낼 것이며, 그 때는 전국 각지에서 정권심판을 외칠 것입니다. 

정치파업은 노동자들의 권리입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노동자의 직접적인 관심사인 경제정책 및 사회정책에 대한 해법을 추구하는 것도 파업의 권리에 포함된다고 규정합니다. 보수적인 한국 대법원조차 노동정책이나 노동법 등에 관한 파업이라도 그 전격성과 손해의 막대함을 검토하여 불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잘못된 노동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금지하며 정치파업에 무조건 불법 딱지를 붙이는 건, 구악이며 독재의 유산입니다. 2014년 이탈리아에서 노동법개악 반대 총파업을 주도한 이탈리아노총(CGIL) 사무총장 수산나 카무쏘(Susanna Camusso)는 또 다시 파업을 구상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박근혜 파시즘의 정치파업 협박은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전체 노동계급을 대신해야 할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정치총파업, 그 권리선언의 길에 또 다시 구속을 각오하고 나설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장시간노동단축 논의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가장 유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지만, 기업의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로 정부가 가장 먼저 배제했던 일자리 창출 방안, 노동시간단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한국의 세계 최장시간노동은 취업자의 과로와 청년실업의 모순, 산재사망 1위, 창의력의 빈곤, 가족관계의 소외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사회적 병폐를 낳았습니다. 장시간노동 단축과 더불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공공서비스를 강화해 복지와 일자리를 확충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개혁이며 우리 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어제 정부는 총궐기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주먹을 휘두를 자유는 코앞에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폭력은 정부가 저지르고 있습니다. 보수언론과 자본이 노동자에게 집단구타를 가하고 정부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데, 우린 멈출 수 없습니다. 더 불끈 주먹을 쥐고, 정권의 오만한 콧날이 뭉개지도록 반격할 것입니다. 투쟁! 

2015. 11.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한상균


기사입력: 2015/11/15 [09:5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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