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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삼성 이건희회장의 푸들인가
삼성 CB불법발행 옹호 급급, 이건희회장 찬양은 앞장서
 
황진태   기사입력  2003/12/04 [02:01]

옛 버릇 못 고치는 중앙일보, 몹쓸 버릇만 골라 배우는 한경

최근에 삼성 에버랜드의 CB(전환사채) 헐값 매각에 대한 중앙일보의 보도와 관련하여 본지 양문석 논설위원이 미디어 비평을 가했다. 이 글은 삼성과의 태생적 한계와 관계를 가진 중앙일보 만큼이나 전경련 기관지란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하 한경)에 대한 삼성의 CB 관련 보도에 대한 분석이다.

먼저 12월 2일자 한경의 삼성 에버랜드 CB 헐값 매각 보도와 당일 한겨레의 관련기사와 비교하며 문제점들을 짚어보도록 하자. 두 신문이 1면 탑으로 사건을 보도한 것은 한경으로서는 괄목 하다고 본다. 물론 ‘경제뉴스의 두얼굴’의 저자인 경제칼럼니스트 제정임 말마따나 이 또한 ‘사건을 숨기다가 결국에는 독자들이 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대기업의 치부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한국경제신문 2일자 1면 기사, '검찰, 에버랜드 CB관련 2명 기소'     ©한국경제신문

한경은 1면에서 “삼성 “발행과정 불법 없었다”반발”이라는 소제목하에 “이에 대해 삼성은 검찰이 법리보다는 일부 시민단체와 여론에 떠밀려 기소를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은 CB발행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행위도 없었으며 검찰의 기소가 다른 유사한 사건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은 당시 에버랜드가 적자 상태였으며 비상장 주시에 대한 명확한 평가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세법상 규정에 따라 전환가격을 적절하게 평가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하여 되도록이면 삼성을 옹호해주려는 편집이 눈에 띄었다.

반면 한겨레에서는 “이재용씨 인수과정 삼성그룹 개입여부 수사방침”이란 소제목하에 한경과 대조적으로 기사의 양적인 면에서나 비중에 있어서 한겨레가 '얄팍한' 일간지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경제지인 한경에 비하여 두배 이상을 1면 기사공간으로 할애하는 등, 검찰의 수사 과정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어서 한 사건을 바라보는 두신문의 초점이 두드러지게 차이를 드러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가 돼버린 참여연대

양(兩) 신문의 1면 기사에서 특히, 대조되는 점은 한경에서는 “일부 시민단체와 여론에 떠밀려 기소를 결정했다”는 삼성의 논조만을 실으며, 시민단체에 대해서 곱지않은 시선을 내비쳤던 반면에 한겨레에서는 참여연대의 논평을 실었다. 과연 참여연대가 국내에서 “일부 시민단체”였던가.

한경에서 나름대로는 검찰의 의견도 실으려 노력했던 점만큼은 칭찬해주고 싶어도 한경의 보도기사에만 빠져있는 참여연대의 “당시 삼성에버랜드 이사이기도 했던 이건희 회장에게도 배임혐의가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는 논평은 ‘이건희’라는 네임파워 때문에 한경 기사에서 이건희란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피하는 것은 아닌지 다음 사례를 통해서 강한 확신이 선다.

르노 삼성 그 불신경영의 상징, 워스트 경영자 이건희

▲삼성 이건희 회장     ©삼성
우연일까? 한경은 삼성 에버랜드 CB 관련 기사를 발행한 다음날 12월 3일자 산업면에 “한국경제 빛낸 올해의 경영인”이라는 큼직한 제목으로 다른 두 대기업 회장의 사진과 함께 이건희 회장의 사진을 실었다. 한경에 따르면 경영전문지 ‘현대경영’에서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구에 이어서 “신뢰경영에 적극 나서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끈 공로”로 이건희 회장이 베스트 경영자에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삼성과 한경의 공모가 우연이 아니라 ‘필연’임을 알 수 있었던 확실한 못박음은 바로 12월 3일자 A40면 삼성의 “함께가요, 희망으로!”라는 문구가 박힌 한경의 삼성 전면광고가 아니었을까? 이거 너무 노골적인 속보이는 작태다. 무슨 애완견에게 주인 말을 잘 듣는다고 개뼈다귀 던져주는 것과 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가?

얼마 전 한겨레 김도형 기자의 고현정씨 이혼을 다룬 스포츠신문 보도에 대한 미디어 비평에서 한 스포츠 신문의 기자는 “신세계(고현정씨 前남편이 신세계 부사장)가 큰 광고주인데다 으름장의 강도가 워낙 세 회사 쪽에서도 몸조심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성의 “함께가요, 희망으로!”는 삼성의 입맛에 맞는 보도행태를 실현하는 한경과 함께 가자는 것 같다. 다만 여기서 독자들은 “희망으로!”를 “절망으로!” 반응할 뿐이다.

12월 2일자 한경의 에버랜드 CB관련 기소 보도와 함께 1면에는 “르노삼성車 공장가동 중단”이란 큰 제목의 기사가 탑으로 위아래 나란히 실렸다. 소제목이 “소비위축…자동차 내수 격감,재고누적”으로 실린 것으로 봐서 이 점이 공장가동중단의 주요  원인인 듯 싶다. 위, 아래로 삼성관련 기사의 묘한 배치다. 르노삼성의 공장가동 중단은 소비위축과 자동차 내수 격감이 문제였고, 에버랜드 관련 기사에서는 “삼성 “발행과정 불법 없었다”반발”이란 소제목을 박아서. 결국, 큼직한 텍스트만을 훑어본다면 결국 ‘삼성은 잘못이 없다?’

“신뢰경영에 적극 나서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끈 공로”로 베스트 경영자로 선정된 이건희 회장의 “신뢰경영” 수준이 이 정도다. 지극히 개인적인 자동차에 대한 취향을 덜컥 사업에 반영하여 국가경제의 걸림돌을 박아놓는 “신뢰경영”의 진면목을 보여주고서는 결국에 책임은 거시경제란다. ‘베스트 경영자’는 책임이란 단어를 모르나? 같은 날 산업면 탑으로 실린 르노삼성 기사는 “신용불량사태 車내수 직격탄”이라는 원인의 일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전부로 호도하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제목을 갖다 붙였다. 이러한 르노삼성 관련기사만 본다면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잘 나간다는 대기업 삼성에게 독자들은 ‘동정심’이 유발된다. “으휴, 르노삼성이 살아나야 국가경제가 나아질텐데..”하는 ‘사치스런’ 한숨과 걱정이 한경 독자들로부터 들려오는 듯하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언론의 오늘이다.      

“함께가요, 희망으로!”라는 매트릭스의 이면, “따로가요, 절망으로!”

이러한 동정성 기사는 11월 29일 1면 톱으로 보도된 “플래시메모리 없어 못판다”는 제목의 잘 나가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사와 대조된다. 산업면 삼성전자 관련기사에서는 “삼성전자 풀가동해도 물량못대”라는 제목이 박혀있다. 이 기사에서 “역시 삼성이 한국경제를 이끈다”는 생각이 독자들에게 주입되고, 며칠 후에는 이렇게 한국경제를 이끄는 삼성이 내수부진으로 인하여 경영이 힘들다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니. 그 아랫 기사로 실린 재벌 후계자가 재산상속 좀 한다고 배임하면 어떻겠냐는 (분수도 모르고 아량을 베푸는) 한경독자들은 한경과 삼성의 “함께가요, 희망으로!”라는 매트릭스에 빠져 살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무슨 기득권층인 된 듯양 착각하면서 말이다. 앞으로도 독자들이 공모 매트릭스가 매트릭스임을 자각하기 전까지 한경 신문구독료는 끊임없이 독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갈 것이고 이러한 기자의 비평은 삼성과 한경을 “따로가요, 절망으로!”를 구현하기 위한 ‘돌발사태’다.

한경 독자들이여 어서 개꿈에서 깨어나라!/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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