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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 전 개막식 열리다
건국대학교 상허도서관 특별전시장서 10월 16일까지 전시
 
이윤옥

“1945년 8월 15일 일본제국의 패망은 재일조선인들에게는 민족의 긍지를 되찾는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계기였습니다. 일본 각지에서 조선인들은 아이들에게 조선말과 모국의 역사, 전통, 풍습,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조선학교를 세웠지요. 한때 일본 내에 조선학교는 500여 곳이 있었는데 이는 조선인들의 돈과 땀으로 일궈낸 것이었으나 일본정부는 강제로 학교 폐쇄를 하고 탄압을 가해 왔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에 대해 우리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탄압에 대해 우리 고려박물관은 당당히 맞서 재일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싸워 나갈 것입니다. 재일조선인의 풍부한 민족교육을 지키는 것은 일본인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라다 쿄오코 씨(原田京子, 일본 고려박물관 이사장)는 유창한 한국말로 특별전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는 어제 6일 오후 3시,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 특별 전시장 개막식에서 한 인사말이다. 상허 특별 전시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 개막식이 있었는데 “재일(在日)의 민족교육을 묻다(광복 70주년 기념 일본 고려박불관 초청 특별기획전 및 기념 포럼)”라는 주제의 전시회 개막식이었다.
 

▲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건국대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장 신인섭 소장, 야마다 사다오 전 고려박물관 이사장, 하라다 쿄오코 씨 (현 이사장), 오이시 다다오 씨 (고려박물관 회원)이 주제 발표를 했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특히 일본인 발표자들은 유창한 한국말로 발표를 마쳐 참석자들로 부터 큰 손뼉 세례를 받았다.     © 이윤옥


하라다 이사장의 인사말은 이어졌다. “저희 고려박물관은 식민지시대 때 일본과 일본인이 우리의 이웃인 조선민족에게 크나큰 상처와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근대 일본의 한반도 지배에 의해 자행된 죄 깊은 역사를 일본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시회 등 꾸준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라는 개막식 인사말이 이어지자 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뜨거운 손뼉으로 화답했다.
 
이번 “재일(在日)의 민족교육을 묻다”전시회를 위해 일본에서는 하라다 쿄오코 이사장을 비롯한 고려박물관 회원 15명이 참석하였고 건국대 아시아 · 디아스포라연구소 (소장 신인섭) 관련 회원과 학생들 그리고 일반인 50여명이 참석하여 “재일 동포의 민족교육 실태”에 관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특별전시장에서는 개막식에 앞서 '재일의 민족교육을 묻다'라는 주제로 기념 포럼이 열렸다.     © 이윤옥


신인섭 이사장은 “건국대 아시아 · 디아스포라연구소와 일본 고려박물관은 2008년 교류협정을 맺은 이래 초청강연, 전시 등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재일동포 사회의 고난과 박해의 역사를 조명하고 다문화 공생을 위한 재일 코리안과 일본인들의 노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고려박물관 전 이사장인 야마다 사다오 (山田貞夫) 씨 역시 유창한 한국말로 “시민이 생각하는 교육”이라는 주제로 개막식 인사말을 했다. 그는 <세계>라는 일본어 잡지 10월호를 펴 보이며 첫 장에 나온 ‘시리아 난민’의 처참한 모습을 소개하면서 과거 일제강점기 하에서 조선인이 겪은 비참한 현실 문제와 연결 시켰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시리아 난민의 문제는 생존권과 어린이들의 교육문제이며 전쟁이나 침략으로 인한 방치된 어린이의 교육 문제는 결국 인간답게 살 권리를 빼앗는 것임으로 이에 대한 전 세계인에 대한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일제의 조선 침략으로 빚어진 재일조선인들의 일본 정착 과정과 이후 일본 정부의 조선인 교육 차별에 관한 문제점 등을 소상히 짚어나갔다.
 

▲ 전시중인 비치용 도서는 행사가 끝난 뒤 건국대 아시아 디아스포라연구소에 기증할 예정이다.     © 이윤옥


 

▲ "고교무상화 재판 투쟁"에 관한 내용을 알리는 판넬, 이번 전시회 판넬은 일본어로 되어 있으나 자료집이 한글로 준비되어 있다.<자료집 14쪽>     © 고려박물관


    
야마다 전 이사장은 “ '일본국 헌법 26조에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라는 조항을 들어 교육 받을 권리란 다름 아닌 생존권과 사회권을 말하는 것이며 현재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 무상교육 지원 대상 제외와 같은 교육차별은 생존권과 사회권 박탈과 다름없는 행위 "라면서 일본정부의 시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정부의 재일조선인 교육 차별과 더불어 일본 교과서가 ‘식민지 지배’ 사실에 대한 명확한 기술을 하지 않고 있어 오늘날과 같은 재일조선인의 교육차별을 낳고 있는 것이란 날카로운 지적도 했다.
 
1시간 정도로 예정된 특별전 개막식 행사와 이어진 기념 포럼은 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 가까이 이어졌으며 행사 뒤에는 조촐한 떡 잔치가 이어졌다.
 
개막식 행사에 참여한 조순희(서초동, 45살) 씨는 일본에서 고려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어 이번 특별전에 참여했다면서 “아베정권의 식민역사 흔적 지우기에 맞서 과거 조선침략의 희생자인 재일조선인 민족교육의 차별에 대한 부당성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는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들께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회원들이 일본에서 만든 판넬을 가져와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박수를 치고 싶다. 한국인들이 이들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고 했다.
 

▲ "고교무상화 보조금 지금이 제외" 된 사실에 항의하는 조선학교 전국어머니연락회에서 만든 포스터(2012.8)<자료집 13쪽>     © 고려박물관


 
한편 지난해 고려박물관에서 60일간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을 열어 일본인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이무성 한국화가도 이날 특별전 개막식에 참여하여 “과거 조선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는 취지에서 국내외에서 꾸준히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을 고발하는 양심 있는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올해 풍성한 광복 70주년 행사가 각 지역에서 많았다. 그러나 상당수 행사는 1회성 이벤트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어제(6일)부터 16일(금)까지 이어지는 “재일(在日)의 민족교육을 묻다(광복 70주년 기념 일본 고려박물관 초청 특별기획전 )”전은 침략역사의 가해국인 일본인들이 특별히 제작하여 가지고 온 것을 전시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전시회라고 할 수있다.
 
다만 전시 판넬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 유감이지만 자료집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관람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판넬은 고려박물관 회원들이 발품을 팔아 자료를 구하고 직접 만든 것으로 지난해 9월 한달간 일본인 대상으로 고려박물관에서 전시했던 판넬 가운데 일부이다.
 
한없이 맑고 높은 청명한 가을 날씨에 고려박물관 회원 15명은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하여 전시회 개막식과 아울러 기념포럼에 참석했다. 아쉬운 것은 3명의 발표자들 중간에 기념촬영을 한답시고 강연장에서 도서관 앞 계단으로 회원들을 불러 낸 뒤 다시 강연을 마무리하게 만든 주최 측의 엉성한 행사 진행이었다. 또한 통역도 없이 사회자 혼자 한국말과 일본말을 번갈아 가며 구사하느라 시간을 끈 것도 큰 아쉬움이었다.
 

▲ 고려박물관회원과 개막식에 참석한 이들이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 앞에서 정겨운 기념사진을 찍었다     © 이윤옥


 
하지만 그런 미흡함에도 이번 전시를 위해 노력한 건국대 아시아 · 디아스포라연구소의 노력을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국내 굴지의 전시회장 그 어디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재일(在日)의 민족교육을 묻다” 전을 이 연구소가 홀로 자청해서 마련한 것이야말로 무관심 속에서 끈질긴 조국애로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삶의 현주소’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몸부림이란 생각에서 기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었다. 의식 있는 많은 한국인들의 관람을 기대해 본다.
 
【건국대학교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
건국대학교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소장 신인섭)국내외 소수자 문화 및 국내외 다문화를 연구하는 기관으로, 이주·이동·교류에 중점을 둔 연구의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 고려박물관과는 2008년 교류협정(MOU)을 체결하여 초청강연, 고려박물관 이사진 연수 등 활발한 학술교류를 하고 있다.
 
【일본 고려박물관】
고려박물관(이사장 하라다쿄오코)은 한·일 역사를 바르게 알리고 재일동포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일본 지식인, 시민단체와 재일동포들이 힘을 합쳐 2001년 12월 신주쿠(新宿) 오쿠보(大久保)에 세워졌다. 이 박물관은 2010년 ‘잃어버린 조선문화유산-식민지 하에서의 문화재의 약탈, 유출, 그리고 반환·공개’를 주제로 기획전을 열었으며, 2011년 건국대학교에서 고려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유랑하는 문화재’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2014년에는 1월 29일에서 3월 30일까지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시 이윤옥, 그림 이무성)열어 일제침략기에 불굴의 의지로 조선의 광복을 위해 뛰었던 조선 여성들의 강인함을 일본에 소개하여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전시: 10월 6일(화) ~ 16일(금)
*장소: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 특별전시장
*문의: 02-450-3361
 

▲ 재일 민족교육 특별 기획전 포스터     © 고려박물관



   


이윤옥 소장은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 왜곡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외대 박사수료,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과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민족자존심 고취에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밝힌『사쿠라 훈민정음』인물과사상
*친일문학인 풍자시집 『사쿠라 불나방』도서출판 얼레빗
*항일여성독립운동가 20명을 그린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도서출판 얼레빗
*발로 뛴 일본 속의 한민족 역사 문화유적지를 파헤친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 답사기』 바보새 등이 있다.

 
기사입력: 2015/10/08 [16:1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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