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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협회, '나쁜 언론' 발표 문제 없나?
[시론] 절차적 민주주의 여론 위해 국민에게 충분한 찬반 정보 제공해야
 
김철관
▲ 국회토론회 자료 표지     © 민언련


지난 5월 28일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공동설명회를 통해 직접 담당해오던 뉴스언론제휴 및 해지권한을 가칭 ‘제휴평가위원회’로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자율규제 측면이라는 점에서 보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대형기업 포털이 기득권을 양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익구조는 그대로 두고 골칫거리인 제휴와 해지 권한 만을 독립하겠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도 정권의 입맛에 맡지 않은 사이비 언론의 척결을 위해 권력이 개입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난 1일 한국광고주협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2015년 유사언론 실태조사’라는 제목으로 나쁜 언론 리스트를 발표했다. 정간법에 의해 정부나 시도에서 공식 절차를 밟고 언론행위를 하고 있는 언론사를 언론수용자단체도 아닌 광고주협회가 ‘유사언론이나 사이비 언론’으로 낙인 찍어 발표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꺼리이기도 했다. 


물론 광고로 먹고 사는 언론 입장에서 볼 때도 마찰은 불가피하다. 자사 기업에 대한 나쁜 기사를 두고 기분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이 기업과 유착해 좋은 기사만 생성한다면 좋은 언론이 될 수 있을까. 언론이 존재해야 할 첫 번째 기능이 ‘환경감시기능’이라는 점이다. 정치, 기업, 노사 등의 환경을 감시하는 일이 언론이 행해야 할 제일 큰 책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언론에 광고를 줄 기업들의 모임인 광고주협회가 세계 유례가 없는 나쁜 언론을 발표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다. 과거 우리나라도 언론과 자본이 유착하고, 언론과 권력이 유착하고, 정치와 자본이 유착한 굴욕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웰빙과 힐링에 초점이 맞춰진 현 21세기에도 과거 독재정권들이 행했던 일들이 되살아나고 있는 듯 보인다. 대부분의 언론인들에게는 힐링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느끼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국민 행복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언론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권이 나서고 기업이 나서는 것은 독재정권이나 후진적인 행태의 국가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경험했던 사실들이다. 포털이 제휴평가위원회를 독립해 이들에게 평가를 맡긴다고 해도, 분명 잡음이 일 것은 분명하다. 포털 제휴 권한 뿐 만 아니라 해지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참여단체들을 보면 한국신문협회와 사돈격인 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사용자 단체가 대부분이고, 기자들의 결사체 기자협회나 언론소비자 모임인 언론수용자단체, 언론노동자단체 등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 정말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를 두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는 말도 들린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여론을 먹고 산다. 무지한 국민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의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는 국민들의 의견보다 이익단체들의 의견, 권력의 의견, 자본의 의견이 더 먹히는 세상인 것 같다. 헌법정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말이 무색해 보인다.

대형 인터넷기업인 포털이 밝힌 제휴평가위원회와 한국광고주협회가 밝힌 나쁜 언론 등의 의제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충분한 찬반의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물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조금 더디더라도 국민들의 다수 여론을 수용하고 가기 위해서는 절차적 민주주의라도 제대로 행했으면 할 따름이다.


기사입력: 2015/07/05 [10:3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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