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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라운드, 여자들의 은밀한 영혼의 파티
[책동네] 서영아 작가의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여자들의 행복한 얘기
 
김철관

 

▲ 표지     © 소담출판사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한 ‘진짜의 삶’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행복한 얘기를 풀어낸 소설이 눈길을 끈다.

커뮤니케이터 서영아 작가가 쓴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2015년 5월, 소담출판사)는 소설의 주인공 티아 할머니와 티아 하우스에서 벌어진 각각의 취미와 직업이 다른 여자들의 새로운 인생 2라운드를 에세이처럼 풀어간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오래 만난 사람과도 서로의 존재를 축복해 주는 그런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았다고나 할까.

소설의 주인공 티아 할머니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디테일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한 '진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티아 할머니와 티아 하우스에서 생활한 여자들이 브릿지 타임을 통해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 사이에 필요한 고요한 성찰이 시작된다. 한 마디로 요란하지 않아도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위안과 성찰의 시간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첫 머리 4쪽을 할애해 책을 읽어야 할 진정한 의미를 이렇게 기술했다.

“지금은 잠시 멈출 때”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나에게 질문할 때 어떻게 살고 싶은지 세상을 둘러볼 때”

“그리고, 나의 성장을 위한 작은 변화를 준비할 때”

“그것이 티아 할머니와 브릿지 타임”

소설의 주인공 티아 할머니 외에도 조연급인 빛자루 아줌마, 길을 발견하는 도보 여행자, 자리를 만드는 건축가, 맛을 어우러지게 하는 요리사, 디테일을 배우고 들기는 예술가, 말의 영향력을 펼치는 성우, 인생을 편집하는 편집자, 결혼이란 출발선에 선 신부, 삶의 멋을 선별하는 여자 행복 소믈리에, 무게를 연구하는 예비 디자이너, 고양이 시절과 강아지 시절을 사는 인간, 소설 같은 인생을 만드는 블로거 등의 여자들이 티아 하우스에 모여 소통하면서 생각하고 느낀 감성들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책 구석구석 파란색 글씨로 남긴 ‘티아 할머니 노트’에 기록한 매시지가 이 책의 포인트라는 점이다.

“푸념이 되면 안 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해, 감정의 짐을 지워주면 안 돼, 친구가 안 되지, 마음 속 목소리를 들어보렴, 진심을 담은 통로를 열어 보렴, 가끔은 침묵도 힘이 되는 법, 가끔은 말과 말 사이의 눈빛도 말이 되는 법. 티아 할머니의 노트 p.80” -본문 중에서-

마흔을 앞둔 도보여행자 ‘이로’의 브릿지 타임은 뭘까.

“밤에 혼자서 마흔이라고 되뇌어 보면, 뭔가 뜨거운 연민과 서늘한 현실감이 동시에 몰아치곤했다. 분명한 것은 깊이 생각할수록 맨몸으로 서 있는 것만 같다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누군가는 막차를 타듯 서둘러 결혼할 것이고, 누군가는 가정과 아이에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중략)... 그동안 사람들은 더 빠른 길만 찾아왔어요. 그러다가 걷기에 아름다운 길, 거칠고 험하지만 뭔가 나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죠.” -본문 중에서-

티아 하우스에서 말의 영향력을 펼친 성우 ‘강하’는 조금 거칠어도. 문맥이 매끄럽지 않아도 그 순간의 대화, 그 순간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말의 힘을 느낀다고 강조한다.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도 눈을 맞추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온몸과 마음으로 다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주면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대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소통이 잘되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놀라운 변화가 생깁니다. 하다못해 좋은 목소리와 좋은 태도는 단골집도 생기게 하고, 연애도 하게하고, 덤이라도 하나 더 얻을 수 있게 합니다. 타고난 목소리가 얇고 가느다란 사람도 연습하고 의식하면 조금 더 두께감이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중략).. 목소리는 목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아랫배에서 나오는 소리를 내세요.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 같답니다. 뱃살이 붙지 않는다는 놀라운 소문도 있지요.” -본문 중에서-

성우 ‘강하’는 말의 힘을 다시 강조한다.

“요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생활에서 배우거나 노력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전화를 받고, 어떻게 말을 건네고,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인지, 어떻게 저만치 있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고 연구하며 다가가세요. 함부로 던진 말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생각이 없이 던지는 말이 쌓이면 그 사람은 고립되고 말죠.” -본문 중에서-

무게를 연구한 예비 디자이너 '지현'은 몸과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조금 느긋한 관찰력을 가져보고 싶다고 말한다.

"몸이 내 움직임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매일 내 몸과 마음에 좋은 것을 해주고 있다는 믿음이 나를 바꾸니까요. 좋은 습관은 좋은 인생을 만든답니다." -분문 중에서-

저자 서영아 작가는 "새로운 일을 만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충돌과 상처를 품고 가야할 여정인지도 모른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람마다 블랙홀이 하나씩 있지, 지금 나의 전부라고 생각되는 그것이 내 인생의 블랙홀일지도 몰라, 그걸 놓아야만 새로운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특히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소설처럼 살지 않아도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는 방안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저자 서영아 작가는 스스로 문학가가 아닌 커뮤니케이터라고 칭한다. 프로젝트 맥락과 방향성을 제안하고 가치를 연결하는 일을 할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인터뷰집 < 당신은 스토리다>가 있고, <네이키드 소울> 등 사진가 김중만이 펴낸 사진집에 글을 썼다. 광주비엔날레 초청동화 <요리요정 라쿠쿠와 오색비빔밥> 등이 있다.


기사입력: 2015/07/01 [12:4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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