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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이상돈 대표? 당 모독 자폭형 참사"
"박영선 세 번째 덜컥 수, 이런 식으론 당 끌고 갈 수 없다"
 
박진철   기사입력  2014/09/12 [10:17]

 

▲정동영 상임고문        © 박진철

 

정동영 상임고문이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인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의 당 대표(비대위원장) 영입 방침에 결국 폭발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연속된 실책에 비판은 하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왔던 정 상임고문은 이번 결정을 '자폭형 참사'로 규정하고, 사실상 박 비대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 상임고문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상돈 교수를 영입하기는 사실 어렵게 됐다고 본다"며 "당에서 환영을 하고 삼고초려를 해도 어려운 결정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본인이 어떻게 수락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의원들도 이미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서 이미 죽은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상돈 교수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정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현 비대위원장 이상돈 교수' 이렇게 소개를 해야 할 판인데, 이게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보수진영에서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분이고 하지만 그 분의 본체는 어디까지나 새누리당이고 보수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고, 어찌됐건 (지금도)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방식으로 그분의 방식으로 보수진영에 기여하고 있는 분"이라며 "이런 분을 제1야당의 당 대표로 영입한다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우리 당은 새누리당과 아무런 차별성이 없는 정당이오'라고 전 국민 앞에 공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이것은 바로 당원과 당의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박 비대위원장의 결정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 2중대라고 선언하는 꼴이다, 이렇게 보는 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셈"이라고 답변했다.

 

"이상돈 당 대표 영입, 새누리 2중대 공표한 셈"

 

정 상임고문은 "이상돈 교수가 민주당의 실질적인 당 대표 즉 비대위원장이 되게 되면 박근혜 후보 캠프 출신이며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당공신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원장이 되는 건데, 이런 발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그동안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진보적 정체성을 당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 게 맞다면 그런 지향성을 가지고, 취향이 아니라 그런 지향성을 가지고 살아온 분들도 많이 계시다"며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새누리당 인사를 당대표로 영입하겠다는 말은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친일 식민 사관을 가진 분을 총리로 지명하고 또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퇴한 총리를 재임명하고 그래서 국민을 경악시킨 박근혜 대통령과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로 가야 한다"며 "당의 진로가 걸린 문제는 여의도에서만 의견을 구하면 안 된다. 여의도에서만 자꾸 묘수 궁리를 하니까 이런 자폭형 참사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 상임고문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난맥상을 초래한 사태들의 원인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7.30 재보선 공천 참사, 두 차례의 세월호 여야 합의 참사, 이번에 새누리당 인사 당대표 영입 참사. 이 근원을 찾아가면 모두 결국 당의 노선과 철학의 부재에 있다. 정체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라면서 "중도에 대한 잘못된 환상, 이미지 정치에 매몰된 자기부정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고 꼬집었다.

 

"중도 잘못된 환상, 이미지 정치 매몰된 자기부정이 근본 원인"

 

그는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과 원칙에 대해 "당원과 야당 지지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특히 세월호 현장 민심과도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세월호 민심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강렬한 소망이 담긴 생생한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아래에서 구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면서 살아온 분들 가운데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당의 진로에 대해 "지금 국민들은 야당다운 야당, 강단 있는 야당, 대안 있는 야당 이걸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이후에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앞장서서 의제화하고 주도할 수 있는 그런 야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월 16일 세월호 아침에 그 참담함과 오늘 아침 대한민국 앞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이 모습 무슨 차이가 있나? 출구 없는 대한민국의 모습 그대로고 박 대통령은 표류하고 있고 또 거기다 제1야당이 또 표류하고 있고 이것이 비극적인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정 상임고문은 끝으로 "박영선 대표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덜컥 수를 둔 건데, 이런 식으로 해서는 당을 끌고 갈 수 없다. 정치는 결국 책임정치"라며 사실상 퇴진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박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자멸'에 대한 진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 당내에서 박영선 의원보다 더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점에서는 잘해주기를 바랐고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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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9/12 [10: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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