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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부러진 화살, 민홍규는 여론재판의 희생양
[책동네] 세계일보 조정진기자의 <누가 국새를...> 국새 진실규명 나서
 
김철관

영화 ‘부러진 화살’처럼 왜곡된, 2010년 8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국새사기사건을 아시나요. 바로 대한민국 4대 국새 제작단장을 맡았던 민홍규씨가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빼돌려 금도장을 만들어 정·관계에 로비를 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구속된 사건이다.


이로 인해 그는 국새사기범으로 기소돼 3년간의 수형생활을 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 비파괴검사에서 3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검증까지 끝내고, 행정자치부(정부)로부터 ‘국가문화유산으로 영구히 남을 만한 예술성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3년 동안 잘 사용했던 4대 국새가 폐기됐다.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 결론은 당시 민홍규씨는 한마디로 ‘여론재판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 신간 <누가 국새를 삼켰는가>(글로세움)의 본질이다.

 

▲ 표지     ©글로세움

책은 국새사건의 거짓된 진실의 본질을 파헤쳐 민홍규씨는 진짜 무죄라고 입증하고 있다. 세계일보 문화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낸 조정진 기자의 <누가 국새를 삼켰는가>(글로세움, 2014.8.)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대한민국 4대 국새의 비밀을 파헤친 책이다. 조 기자는 지난 4년 동안 <세계일보>에서 휴직까지 하면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전국을 헤매며 취재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언론에 보도된 ‘거짓된 사실’이 아닌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서였다. 책의 결론은 민홍규씨는 누군가에 의해 파렴치범으로 구속이 됐지만 민홍규씨는 진짜 진정한 장인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4년간의 취재를 통해 금 횡령, 금도장 로비 등 그에게 씌워졌던 혐의를 모두 벗게 했다. 하지만 언론은 당시의 오보를 바로 잡지 않고 있다며, 정말 나쁜 언론들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2010년 여름, 언론이 희대의 사기사건이라며 연일 주요뉴스로 다루었고, 민홍규씨는 국운을 담은 정성스러운 국새를 가지고 장난을 친 사기꾼으로 몰아갔다. 전통기술이 없음에도 국새제작단장을 맡기 위해 정·관계와 언론계에 손을 뻗친 지능적인 로비스트였고, 200만 원짜리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옥새를 40억 원에 팔려고 한 간 큰 도둑이라고도 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민홍규씨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이 경찰 수사보다 한발 먼저 언론에 보도됐고, 보도 기사에 맞춰 수사가 진행됨을 알고, 저자는 탐사 취재에 들어갔다.


그리고 당시 이 사건의 보도를 다룬 기자들의 면모에서 석연치 않은 것을 발견한다. 이 사건을 총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국새제작단 전 단원 박희웅씨의 친형이 YTN 사회부 차장이었고, 국새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 이모 기자는 박희웅씨의 중앙대 대학원 동기이며, 연합뉴스 한 아무개 기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이해 당사자인 골프퍼트사업자 박준서씨의 처조카라는 것을 알아낸다. 당시 SBS와 YTN, 연합뉴스는 민홍규를 모함하는데 앞장섰었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재단은 정확한 보도가 아닌 오보였음에도 검증도 없이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 기자에게 ‘이달의 기자상’을 시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전통기술이 아니라 현대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판결하고 그를 구속한다. 하지만 민홍규씨는 법정이나 구치소에서 전통기술을 공개시연해 보이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숱하게 애원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했다. 그는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 상고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증거자료와 그의 행적을 입증해 줄 증언과 증인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재판정에서 ‘이 사건을 꾸미는데 1년 동안 준비했다’고 실토한 국새제작단 주물보조 출신 이창수를 비롯한 민홍규를 모함한 사람들의 진술은 단 하나의 증거자료도 없이 무조건 인정됐다. 국새사건 수사는 각본에 의해 움직이는 한 편의 영화처럼 착착 진행됐다. 영화 <부러진 화살>과 같이 재판부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지배당하는 느낌이었고, 정치적인 힘겨루기와 개인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야합이 함께하는 미스터리 같은 드라마였다. 민홍규씨가 전통기술이 있는지 없는지는 공개시연을 하면 의혹이 금세 해소될 수 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왜 끝내 시연을 허락하지 않고 증거가 아닌 이해집단의 거짓진술에 의존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인가.”(-본문 중에서-)

 

저자는 대한민국 4대 국새를 만든 민홍규씨에 대해 그간의 보도는 여론이 만든 거짓 기사라고 강조하며, “국새 국민공모에서 1등을 한 것이 죄였고, 무형문화재가 아니고 대학을 나오지 않는 것이 죄였다. 특히 서예·조각·주물 업계의 내로라하는 경쟁자들보다 기술이 앞선 것도 죄였으며,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전통국새 제조비법을 가진 게 죄였다”고 결론을 짓는다.

특히 저자는 인간의 탐욕과 짜깁기 수사, 엉터리 판결, 권력의 횡포, 그리고 언론의 선정주의를 고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막판에 우연히 이 사건을 알고 무료변론한 박찬종 변호사는 책 서문 ‘민홍규는 여론재판의 희생양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수사하기도 전에 이미 여론재판이 끝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홍규는 파렴치한 사기꾼이고 국가를 농단한 국사범이 돼 있었다. 처벌할 일만 남았다. 이쯤 되면 수사기관의 역할은 청소부로 전략한다. 여론이 들쑤셔놓은 일을 뒤치다꺼리나 하면 된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태다. 냉정한 이성과 법리가 지배해야 하는 법정은 요식 절차에 머물게 된다. 민홍규 사건을 맡았던 한 검사는 판결 후 ‘우리가 한 게 아니다. 언론이 떠들어서 한 것이다. 개인적 감정은 없다’고 했다고 한다.”


책은 3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국새사건의 진실, 국새는 누가 만들었나, 국새에 얽힌 비밀, 풀어야할 의혹 등을 담았다.


참고로 이 책은 지난 8월 1일 고(故) 조대기(7월31일 영면) 동지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저자에게 직접 받았다. 저자인 조정진 기자는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대회장을 지낸 고 조대기 동지와 세계일보 민주화 투쟁을 이끈 핵심 장본인임을 이 글을 통해 밝힌다.


경기도 김포 출신인 조정진 기자는 인천대건고와 서강대를 졸업했고, 서강대 언론대학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석·박사과정을 공부했다. 1988년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1990년도 세계일보사 민주화 과정에서 파업 투쟁을 이끈 이른바 쓰리조(조대기 노조위원장, 조성민 노조 사무국장, 조정진 노조 공보위원장 겸 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장)의 한 사람이다. 한국기자협회 기획위원장과 동덕여대 강사 등을 역임했다. 1986년 농촌농민문학상, 1993년 한국신문협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이 책의 근간이 된 <골프채 업자에 놀아난 ‘민홍규 죽이기’ 게이트>(2013), <가산 이효석 선생의 혈육을 만나다>(2014)로 한국기자협회의 ‘취재이야기’, ‘기자의 세상보기’ 공모에 당선됐다. 저서로 <한국언론공동보도투쟁사> <한국신문필화사> 등이 있다. 번역서로 <왜 정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가 있다.


기사입력: 2014/09/11 [10:4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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