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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北 도발시 김정은도 보복 대상 포함될 수 있어"
여야, 주로 '정책 질의'로 청문회 마치고 경과보고서 채택
 
박종관   기사입력  2014/06/30 [01:49]
국회 국방위원회는 29일 한민구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는 한 후보자를 상대로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 군 대응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최근 일어난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등과 관련된 개선대책 등을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는 일요일인 이날 한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국회가 20일의 청문기한을 넘기자 29일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해줄 것을 재요청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청문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가 합참의장으로 군에 복무하던 지난 2010년 11월 일어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대응이 미흡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한 인터뷰를 보면 가장 아쉬운 사건 중의 하나가 연평도 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이라고 말하며 군인들이 확전이 안 된다는,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당시 우리 군은 교전규칙과 자위권에 기반해서 대응을 했다. 최선을 다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한다. 연평도 포격전시에 작전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기 때문에 작전에 관해 책임질 부분 있으면 저의 몫이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특히 북한의 도발시 타격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과 지휘세력에도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보복한다는 한 후보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지휘 세력이 북한 김정은으로 판명되도 분명히 보복할 것이냐"고 물었고 한 후보자는 "북한 도발의 양태와 경우에 따라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에게 전시작전권이 없었기 때문에 전투기에 의한 즉각적인 대응이나 보복을 못했던 것 아니냐"고 따졌고, 한 후보자는 "전작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평시작전권 범주에 들어가는 내용이고 자위권에 의해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위협과 관련된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서는 주로 여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북한이 발사한 27일 신형 방사포와 오늘 동해안에 발사한 미사일은 각각 고도가 60km, 130km로서 우리가 보유한 패트리엇(PAC)-3로는 요격이 불가능한데도 국방부는 가능하다는 기존 논리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이스라엘은 4단계 다층 요격체계를 갖고 미사일을 거의 완벽하게 요격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어느 부대에서 (미사일 대응체계를) 보유할 것인가 하는 육해공군의 군내 이기주의로 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PAC-2를 PAC-3로 개량하면 종말 단계 하층 방어에 가장 적합한 걸로 돼 있다"면서 "국가 방위에 필요한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데 군내 이기주의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모두발언을 통해 "독자적인 정보감시와 정밀타격능력을 확충하고 킬 체인(Kill chain : 적의 미사일을 탐지해 공격으로 연결하는 공격형 방위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아울러 최근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GOP 총기사고와 관련된 개선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초급 간부의 의식 변화, 리더십 개발 등 한 후보자의 서면 답변 내용은 기존에도 하던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로는 앞으로 이런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힘들다"면서 "GP와 GOP 근무체계를 전향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묻는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의 질의에 "병사들과의 관계에서 인화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진돗개 하나 발령이 늦었다는 추궁에도 "실질적인 조치는 했는데 공식적인 시간이 지연됐다"고 인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종북 성향 간부의 존재 가능성을 두고 여야가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 군에 친북이나 종북 성향의 간부가 있냐"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질의에 대해 한 후보자가 "통계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국소수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답한 것이 발단이 됐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이 오후 질의에서 "종북 세력이라는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냐"고 따졌고 한 후보자는 "종북세력이 있다고 말한 게 아니라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한 바도 없고 자료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은 한 후보자가 참여정부 당시인 2006년 남북 정상급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을 맡았던 것과 관련해 지난해 정치권의 큰 논란이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NLL 포기 발언'과 관련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당시 청와대와 정책협의를 하고 나갔는데 노 대통령에게서 NLL을 포기하면서까지 공동어로구역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냐"고 물었고 한 후보자는 "없었다. NLL을 기준으로 등거리 등면적 개념으로 남북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우리 안이었다"고 답했다.

국회 국방위는 이처럼 도덕성 문제에 대한 공방보다는 주로 정책 질의에 초점을 맞춰 청문회를 진행한 뒤 여야 합의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다음달 11일까지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나머지 공직 후보자 8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잇따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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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6/30 [01: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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