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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균형' 아닌 '박근혜-새누리당' 패배다
[진단] 강남, 영남 등에서 야당 약진, 극우정당 축소 위해 야당 힘 모아야
 
김새롬   기사입력  2014/06/06 [18:30]
6월 4일 지선이 끝났다. 언론들은 광역단체장 숫자만 놓고 `절묘한 균형`이니 `백중세`나 `무승부`라는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선 광역단체장 당선자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8명, 새정치연합이 9명 당선되었다. 이것이 야구 경기라면 9-8 정도의 스코어는 팽팽한 스코어가 맞다. 그러나 선거결과를 이렇게 단순하게 파악하는건 문제가 있다. 그것도 언론이 그런 논조를 가진다는 것이 이해 안되는 일이다.

지금 당장의 선거결과는 여야 어느 한 곳의 압승이 아닌건 맞다. 그건 야당의 문제이지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손해가 큰, 패배한 선거가 분명하다.

새누리당은 12년 19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이 선거에서 강원도와 충청도 지역을 싹쓸이 했다. 이후 18대 대선에서는 51.6%를 득표했다. 그 결과에 비하면 강원도지사 선거 및 충청도 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했고 득표율이 낮아졌다.

경합지역이 된 새누리당 텃밭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새누리당 텃밭의 선거결과이다. 서울강남, 경기도 분당, 영남 지역 등이 그러하다.

서울시장 선거의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개표 결과를 확인해 보면 박원순 당선자는 정몽준 후보 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다. 특히 박 당선자는 송파구에서 53.4% 강동구에서 54.5%를 득표하여 과반이 넘는 표를 받았다.

이 결과는 3년전 보궐선거나 이전의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비하면 야당이 매우 많은 표를 획득 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이 서울 강남 지역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경합하는 지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역시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고전했다. 분당구 지역 4개 도의원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는 각각 48%, 47.6%, 46.2%, 50.5%를 득표하여 분당 전지역에서 백중세를 기록했으며 성남8선거구(50.5% 득표)에서는 당선자를 배출하기 까지 했다.

이곳에서는 11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지만 그때는 야당지도자의 중량감에 의한 결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자가 나왔음은 물론 전 선거구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

이러한 결과는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는 2만표 차이로 겨우 승리했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이는 과거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 김정길 후보 보다 더 많이 받은 득표이며, 최근 선거를 볼 때 여당 득표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는 40.3%를 득표했다.

흔히 TK(대구경북) 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PK(부산경남) 지역 보다 새누리당 기반이 훨씬 견고한 지역이다. PK는 YS지지기반이 흡수되면서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이 된 것이지만 TK의 경우 전통적인 유신본당의 지지기반이다. 게다가 소위 `이명박근혜`의 고향이 이곳이기도 하다.

서울강남, 경기분당, 영남 지역에서의 선거결과는 새누리당 텃밭이 여야 경합지가 되는 추세를 보여준다. 이곳은 머지않아 지금의 수도권이나 충청도처럼 여야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지역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경합주였던 캘리포니아 등이 현재는 `민주당주`가 되었고 텍사스 같은 `공화당주`가 머지않아 경합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가 성숙해지고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젊은 세대에서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강남, 분당, 영남 지역에서도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16년 총선과 18년 지선에서 계속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제도권 언론은 영호남 지역감정으로 규정하여 영남에서 야당의 득표와 호남에서 새누리당의 득표를 지역감정과 연관짓곤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영남의 패권정당은 극우정당이고 호남은 보수정당(자유주의)이다. 영남에서는 현재와 같이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이 점차 확대 되겠지만 호남에서 극우정당이 확대 되는건 정치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호남은 진보정당이 확대되어 진보-보수가 경쟁하는 구도로 발전하면 될 일이다.

충청지역을 상실한 새누리당

또 한가지 주목할 지역은 충청도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가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데 염홍철 현 시장의 기반이 견고한 대전시장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처음으로 승리했다. 공무원이 많이 거주하는 세종시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승리는 공무원 사회에서 현정부를 비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역 국회의원과 여당 이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많이 당선됐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4곳 모두 패배했다.

특히 충남지사 안희정 당선자는 차기 대선출마를 암시했고 그것으로 선거를 치러 압승을 거두었다. 충청도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한 지역이다. 그런데 안희정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면 새누리당은 사실상 충청도 지역을 상실하게 된다.

극우정당의 축소를 위해 야당은 힘을 모아야

지구상에서 극우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다.

영국의 자유당, 프랑스의 FN, 헝가리의 요빅, 벨기에의 블람스 베랑,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등 유럽의 극우정당 들은 모두 군소정당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극우정당이 과반을 넘기고 있는 세력이다. 국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극우세력이 기득권을 점하고 있다.

성매매, 음란물, 왕따 등 온갖 나쁜 것들을 일본에서 따라하고 있는데 극우정당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 까지 따라하고 있다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

이번 선거에서 강남, 분당, 영남 등에서 극우정당의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 하여 새정치연합은 자만 해서는 절대 안된다. 세월호 참사와 현정부를 싫어하는 유권자들이 부득이 당선가능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을 뿐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아직도 미미하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에서 사퇴한 통진당 후보들의 표가 무효표가 되었는데 이는 1.2위간 표차보다 많았다. 애초에 야권연대를 착실하게 했다면 경기도와 인천은 물론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10년 지선에서 야권연대가 큰 힘을 발휘했고, 장기적으로 극우정당의 존립자체가 위협받게 되자 새누리당은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야권을 이간질 했고 여기에 새정치연합은 그대로 낚였다.

통진당의 현역 구청장이 출마한 울산 북구와 동구에서 새정치연합은 후보를 냈다.

북구청장 선거에서 윤종오 후보와 박천동(새누리당) 당선자의 표차는 1,500표이고 새정치연합 김재근 후보가 받은 표는 9,500표이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김종훈 후보와 권명호(새누리당) 당선자의 표차는 4천표이고 새정치연합 유성용 후보의 표차는 7,300표이다. 새정치연합이 경쟁야당을 견제하기 위해 고춧가루를 뿌린 결과는 모두 새누리당의 당선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서울시청 앞에서 농성을 하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새정치연합의 상대는 새누리당이지, 경쟁야당이 절대 아니다.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 들이 서로 고춧가루를 뿌린 결과 경기도, 인천, 부산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경쟁하는 야당끼리 서로 고춧가루를 뿌린 결과 새누리당을 도와 준 셈이다.

이렇게 야당끼리 경쟁하면 공멸이다. 보다 착실한 야권연대만이 해답이다. 정치발전은 극우정당이 군소정당이 된 뒤 보수정당(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이 경쟁을 하는 것이다.

극우정당이 집권한 일본은 과거사를 왜곡하고 영토를 침범하며 자위대의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헌법까지 바꾸려 하고 있다. 그런 일본을 보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 되었고 개성공단이 폐쇄될 뻔 했었고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진정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극우정당을 군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야권연대를 성실하게 하는 일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방심한다면 12년 선거가 16년과 17년에 그대로 되풀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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