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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 "PD출신이라 모른다, 기자직종 이기주의"
無책임 발언까지, KBS 직능단체 및 야당 추천 이사 "길환영 사장 사퇴해야"
 
조은별, 김소연   기사입력  2014/05/20 [00:53]
길환영 KBS 사장이 무책임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길환영 사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련의 논란에 대해 "PD출신 사장이라서 (보도 부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KBS기자협회 총회에서도 "PD출신이라 보도에 대해 잘 모르고, 몇 시에 회의인지도 모른다"고 발언해 책임 논란이 불거졌다.

길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PD출신 사장이다 보니 보도 매커니즘을 상세히 몰라 취임 후부터 김 전 국장이 '뉴스9' 중요 아이템을 설명해주고, 아이템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얘기를 나눴다"며 김 보도국장의 의사대로 뉴스가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이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길사장이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했다"라고 폭로한 부분에 대한 해명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PD출신이라 뉴스는 전혀 모른다"는 길환영 사장의 발언은 사장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길사장은 "PD 사장에 대한 기자 사회의 집단 반발", "기자협회의 직종 이기주의", "좌파노조의 방송 장악" 등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편가르기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보도본부 부장급 18인 전원 사퇴 및 기자협회의 제작거부 등 기자들의 집단적 반발에 대해 "복합적인 파워게임"이라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PD사장에 대한 기자들의 집단 반발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KBS양대노조의 반발에 대해서도 "1·2 노조가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을 하기 위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좌파 노조에 의해 방송이 장악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KBS는 공영방송이자 재난주관방송사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유는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세월호 참사 현장을 취재했던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에서 촉발됐다. "PD출신이라 보도 메커니즘을 모른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길 사장의 발언에 누리꾼들 역시 공영방송 KBS 사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책임은 떠넘겼지만…PD출신 후배도 등돌려, 전방위적 사퇴압력

하지만 길사장의 무책임한 회피 및 편가르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배인 PD들까지도 길사장에 등을 돌렸다.

KBS PD협회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길환영 사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제작 거부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PD협회는 성명에서 "공영방송 KBS가 침몰하고 있다"며 "청와대의 의도에 따라 보도에 간섭하고 제작 자율성을 짓밟은 길환영 사장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20일까지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태다. 보도본부 부장급 18인도 전원사퇴했으며 KBS 경영직군 팀장 35명도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사퇴했다.

KBS양대노조 역시 강도 높게 길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새노조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KBS 본관, 신관, 별관 및 각 지부 투표소에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KBS노조는 17일부터 길 사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21일 전국 총회를 소집한 뒤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

노조는 19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길사장에 대한 직무정치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야당 측 KBS 이사진 역시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 측 KBS 이사 4인((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은 21일로 예정된 제789차 KBS 임시이사회 안건으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을 제출했다.

사내 대다수 직능단체들이 등을 돌린 가운데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며 무책임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은 길사장이 어떤 결정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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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5/20 [00: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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