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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사건 죽여'…KBS 길환영 사장 버틸 수 있을까?
 
김진오   기사입력  2014/05/17 [01:04]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폭탄 발언으로 길환영 KBS 사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KBS 노조, 기자협회뿐만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파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MBC도 그 후폭풍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 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한 발언으로 물러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길환영 사장이 사사건건 개입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 길환영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 윤창중 사건을 톱 기사로 올리지 말라고 했다" 등의 폭탄 발언을 했다.

바로 이 발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길환영 사장 퇴진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KBS 노동조합도 공영방송 사수와 길환영 사장 해임을 요구하며 투쟁을 예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문제를 가볍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간단치 않는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단에 합류한 박범계 의원(원내 대변인)은 "길환영 사장의 보도 통제와 편파 방송에 대해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다루겠다"고 말했다.

미방위 소속인 새누리당 모 의원은 "보도국장이 사장의 보도통제를 폭로한 마당에 길환영 사장을 변호할 이유가 없다"며 "길 사장이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미방위 소속 의원은 "일단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겠지만, 이렇든 저렇든 사장의 처신이 썩 좋아 보이지 않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도 "길환영 사장이 깨끗하게 물러나면 모르겠지만 버티면 야당의 공세가 간단치 않을 텐데 우려된다"며 "KBS란 조직이 참으로… "라고 한심해 했다.

새누리당의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 의장 등 새로운 원내대표단도 길환영 KBS 사장의 보도 통제 의혹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일단 KBS 사태를 피해가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길환영 사장의 보도통제 문제를 강하게 거론할 가능성이 아주 커 '악재'를 하나 더 떠안았다며 고민스럽다는 태도다.

청와대도 KBS 길환영 사장의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있으나 길 사장의 유족 사과를 뒤에서 조정한 바 있어 불똥이 번지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길 사장은 지난 8일 밤과 9일 새벽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과 요구에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유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항의를 하자 청와대가 개입했고, 길 사장을 유족들 앞에 세워 사과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준우 정무수석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유족들을 만난 뒤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고,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 앞으로 가 김 국장의 발언을 사과하고 사표 수리 의사를 밝혔다.

박준우 정무수석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청와대 개입설을 실토했다.

정권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 돼 버린 것이다.

길 사장은 현재 침묵하고 있으나 공영방송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 사안이어서 길환영 사장의 장래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는 국면이다.

KBS 노조는 11일 길환영 사장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통해 "사장의 해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사장 퇴진을 포함한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는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 정무수석 한마디에 청와대로 달려갔다"며 "KBS가 청와대 부속기관임을 자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BS 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은 박준우 정무수석을 즉각 해임하고, KBS는 보도 외압 실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KBS 기자들은 12일 오후 기자총회를 열어 길환영 사장의 보도통제 의혹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KBS 노조와 기자들이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그동안 의심스럽게 주시하던 ‘윗선’의 보도통제가 실체를 드러냄과 동시에 방송의 독립성이 크게 침해받았다는 증거를 명명백백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MBC 기자들도 12일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MBC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이 성명에서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으며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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