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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남재준 사랑'…親朴도 '절레절레'
"선거 코앞인데" 여당서도 '경질론' 확산…'김기춘 플랜' 시각도
 
김진오
박근혜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을 바꾸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으나, 집권여당에서조차 '경질론'이 비등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일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국정원이 또 국민 신뢰를 잃으면 반드시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남 원장과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남 원장을 경질하거나 해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서천호 2차장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은 남재준 원장을 유임시키겠다는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남재준 원장만큼 대통령에게 충성심이 강하고 국정원을 잘 장악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대통령은) 남 원장을 경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열흘 전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에게 ‘간첩사건 증거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마치고 나면 남 원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내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남재준 원장을 해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건 백 퍼센트”란 대답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남 원장을 무한 신뢰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어떻게 국정원장을 자를 수 있겠느냐”며 “국정원장을 바꾸면 안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이 책임을 진다는 거냐’고 재차 물었다. 이번엔 “그런 것은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 책임을 질 수도 있겠지”란 답이 돌아왔다.

이미 그때부터 서천호 2차장을 남 원장 대신 물러나게 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 한다는 인상은 강하게 풍겼다.

지난 7일 새누리당의 한 핵심 의원도 ‘국정원의 증거조작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남재준 원장을 그래로 둘 것이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이 남재준 원장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남 원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원) 증거자료에 대한 위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할 때부터 남재준 원장을 비호한다는 얘기가 여권 내에서 많았다.

한 달 전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남 원장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를 제대로 시키려고 한다면 경질하고 수사를 하게 해야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실 그랬다. 검찰로 하여금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려는 의지가 박 대통령에게 있었다면 수사 지시와 함께 경질을 병행했어야 했다.

남 원장이 윗선 수사를 알게 모르게 막으며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법을 거론하며 수사를 사실상 방해하는 상황에서, 검찰인들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겠는가.

14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마자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이 사표를 제출했고, 박 대통령은 사표를 곧바로 수리했다.

하루 뒤인 15일 남재준 원장이 국정원에서 사과 성명을 읽었고, 비슷한 시각에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하며 남 원장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 봉합을 위한 일종의 '출구전략'이 각본대로 진행된 것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김 실장이 이미 각본을 다 짜놓고 검찰로 하여금 수사를 하게했고, 결과도 그의 머리 속에서 다 그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 수사에서부터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라는 수순에 이르기까지 ‘김기춘 플랜’이라는 설명이다.

김기춘 실장은 검찰과 국정원의 생리와 움직임을 여권 내에서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다. 국정원 전신인 안전기획부 대공수사국장을 역임했으며, 노태우 정권 시절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할 당시 공안정국이 조성됐다. '공안몰이'의 장본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부름 받을 당시부터 굵직굵직한 공안사건 등이 발생하면, 김 실장의 머리와 의도에 따라 착착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결국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을 절대 자를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음에도 여당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물론 선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보수 강경파 의원들은 남 원장 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선거를 의식하고 있는 일부 중진 의원들과 초재선 의원들은 그래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주 높다.

특히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하다 보니 공개적으로는 아무도 발언을 하지 못하고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고 있으나 속내는 그렇지 않다.

중진인 A의원은 “당내에는 남 원장 해임론과 유임론이 교차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정원 직원들을 만나 보니 잘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경질, 참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B의원은 “여론의 추이를 좀 더 봐야 할 것 같긴 한데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좀 떠들다 그치면 대통령의 뜻대로 남 원장은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C의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와 흡사한데도 국정원 수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남 원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론을 폈다.

재선인 D의원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남재준 원장을 끌고 가는 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무슨 문제만 발생하면 바꾸라고 외쳤지 않느냐”고 했다.

역시 재선인 E의원은 “남재준 원장을 유임시키고 2차장인 서천호를 경질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책임은 국정원 책임자가 져야 한다.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재선 F의원도 “공개적으로 말하긴 참으로 뭐하지만 바꿔야 한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재선인 G의원 역시 “박 대통령도, 남 원장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이 아무리 붙잡더라도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사퇴론에 가세했다.

초선인 H의원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을 물러나게 할 줄 알았다"며 "정치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예 자신의 이름이나 발언을 거론조차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사퇴론을 펴는 의원들도 꽤 있었다.

지금까지 익명으로 소개한 '경질론'들은 모두 친박계이거나, 친박 쪽에 기운 의원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소위 '친이계' 의원들에겐 남 원장 사퇴 문제에 대해 묻지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후반대로 치솟은데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남재준 원장의 거취를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여권 내에서는 금기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런 의견들이 불거지는 데에는 남재준 원장의 '보여주기식' 사과 성명 발표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말없는 다수 여당 의원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하거나 입을 닫게 했다간, 언젠가 사단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대자보 제휴사 = 뉴스부문 최고히트싸이트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14/04/16 [21:0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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