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미래창조과학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논단] 불공정 횡포, 권력을 등에 업은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짓밟다
 
리대로   기사입력  2014/04/10 [18:34]
요즘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규제와 불공정 횡포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잘하는 일이다. 그런데 겉보기만 요란스럽게 하지 말고 곳곳에 도사린 비정상을 샅샅이 살펴서 하나하나 모두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벤처기업은 우리나라 대기업과 다국적 대기업의 불공정한 횡포에 매우 어렵게 되었다. 한글과 정보통신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한글인터넷주소 사업을 잘 했는데 8년 전에 정부와 대기업이 국제표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로막아서다. 한마디로 권력과 힘으로 자주문화와 창조경제 새싹을 짓밟은 비정상 행위였다.

17 년 전에 우리나라 벤처기업인 ‘넷피아’란 회사가 한글과 정보통신 발전의 첫 걸음인 한글인터넷주소를 처음으로 개발해서 영어를 잘 모르는 우리 국민이 인터넷통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잘 몰라서 잘 이용하지 못했다. 한글단체는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위원장 전택부)를 만들고 내가 추진본부장을 맡아 이 편리한 길을 세상에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널리 이용하게 했다. 마치 세종대왕이 어린 백성들을 위해서 한글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쓰기 편하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판정 넷피아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티 엠넷 최고경영자 자이납 하심(왼쪽 세 번째)과 자국어인터넷주소 서비스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넷피아 제공

한글인터넷주소는 우리식 방식이지만 영어를 잘 모르는 한국 사람에겐 매우 편리한 통신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여러 회사나 기관에서 추진하면 이용자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우며 그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13년 전 한글인터넷주소를 처음 만든 넷피아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인 리얼네임즈란 두 회사가 추진하고 있었으며 두 회사가 경쟁을 하고 있어 이용자들은 불편했다. 그래서 한글단체가 그 불편함을 풀려고 우리 토종 기업을 도왔고, 미국 회사 리얼네임즈는 그 경쟁에서 패함으로서 파산하게 되었다.

그 뒤 넷피아의 이 한글인터넷주소 사업은 잘 되었고 회사 이름이나 상품 이름, 기관 이름을 주소창에 쓰고, 제가 가고 싶은 누리집에 바로 가는 자국어인터넷주소를 뿌리 내리게 하고 그를 넘어서 국제방식인 “자국어.자국어(삼성.한국)” 같은 한글 도메인까지 처음 개발했다. 그리고 일본, 중국 들 비영어권 95개국에 자국어인터넷주소를 수출하기에 이른다. 이러니 우리가 새로운 자국어인터넷주소 종주국이 되겠다는 꿈도 꾸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니 이 회사는 한 해 매출이 25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 사업이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안 한국의 대형 통신회사가 자기 회사 전화선을 이용해야 한다는 약점을 이용해서 자신들 돈벌이로 만들겠다는 횡포를 부리게 된다. 이 통신회사는 일찍이 넷피아와 사업 경쟁에서 패배해 파산한 미국계 업체와 손잡았던 사람들과 함께 넷피아 서비스를 못하게 방해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주소창에 한글인터넷주소를 입력하면 포털 검색회사의 검색창으로 가도록 만들어 중소기업들에게 많은 검색 비용을 내게 했다. 그래서 외국 검색 포털회사로 우리 돈이 나가게 만들었으며, 네이버 같은 국내 공룡 포털 검색회사를 키워 부작용이 크다. 또한 한글인터넷주소 등록자와 이용자가 피해를 봤다.

이 일은 한국통신에 가입한 전화번호로 고객이 전화하면 그 가입자에게 전화를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로 연결시키는 식으로 고객을 가로채는 것이다. 만약에 누가 걸려고 하는 곳의 전화번호를 누르면 바로 그 번호 주인에게 전화가 가는 것이 아니라 114로 가게 해서 통신회사가 제멋대로 다른 곳에 연결시키는 꼴이다. 이건 비정상이고 불법이다. 그런데 인터넷통신에서 그런 비정상이 진짜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중소기업 상품이나 회사 이름을 알고 그 회사의 누리집에 가려고 인터넷주소창에 그 이름을 쓰면 바로 그 회사로 가는 것이 아니고 검색창으로 가게 한다.

그래서 그 회사는 제 고객을 찾아오려고 다시 검색회사에 많은 검색비용을 주게 되어 포털 같은 공룡 검색회사가 생기고 중소기업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이것은 대기업이 힘없는 중소기업을 짓밟은 횡포요 비정상 불공정거래다. 그래서 이런 포털의 횡포를 막는 법까지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문제가 일어나게 한 근본 원인을 찾아 없애야 해결된다. 그런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기업이 인터넷주소창에 한글인터넷주소를 쓰고 바로 제 고객을 오게 할 수 있는 길을 막은 것이다.

그러니 정부는 누구나 한글인터넷주소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검색 회사는 그 본래 목적과 방법으로 그 검색 몫을 다하도록 하고 한글인터넷주소는 우리식 인터넷통신 방식으로 자리 잡도록 국가 표준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이는 “한글.한국(현대.한국)”이란 정식 도메인이 있는데 왜 한글키워드식 인터넷주소를 고집하느냐고 하는데 주소창에 핵심 낱말이나 이름을 쓰는 한글인터넷주소가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면 영문이나 한글도메인보다 한글인터넷주소가 안전하게 쓸 수만 있다면 더 좋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관련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글인터넷주소는 국제 표준이 아니라고 주소자원으로 인정을 안 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지 국제 표준이나 대기업, 외국 기업을 위해서 일하면 안 된다. 그래서는 정보통신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처음 만든 편리한 방식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뿌리를 내리고 세계로 나가게 할 때 선진국이 된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쉽게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글인터넷주소를 국가표준으로 정해야 한다.

이 일은 한글과 우리 정보통신이 발전을 꾀하는 일이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잘못된 규제와 비정상을 바로잡는 일이다. 또한 밝은 우리 미래를 창조하는 일이며 중소기업과 창업을 도와서 새 일자리를 만드는 일로서 그 정책을 펴는 이 정부가 빨리 꼭 해야 할 것이다. 용단을 내리기 바란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4/04/10 [18:3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