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IT사회문화미디어국제·과학여성환경·교육
전체기사 공지사항 사회단체알림마당 기고및토론방 편집회의실
편집  2017.08.23 [17:01]
문화
공지사항
사회단체알림마당
기고및토론방
편집회의실
개인정보취급방침
대자보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HOME > 문화 >
"바람은 가족이란 뿌리를 견고하게 내리도록 하는 것"
김외숙 소설가의 장편 <그 바람의 행적>, 유년시절의 기억들 표현
 
김철관
▲ 김외숙 소설가     © 김철관
“실제 어린 유년 시절의 감미로운 바람의 행적을 모티브로 해, 소설로 구성했다.”
최근 신간 소설 <그 바람의 행적>을 펴낸 김외숙 소설가 말이다.

캐나다에 거주하며 집필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김외숙(60) 소설가가 최근 펴낸 장편소설 <그 바람의 행적>(나눔사, 2013년 11월)은 실제 과수원, 양조장, 우체국 등을 배경으로 자랐던 유년시절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 한 음식점에서 김외숙 소설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는 먼저 “60평생을 살아오면서 바람을 많이 탄 것 같다”면서 “하지만 가장 인생 중 감미롭고 아름다운 시대가 근심과 걱정이 없던 어린 유년시절이었다”고 소설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그 바람의 행적>에는 유년시절 부모님과 형제, 지인 등이 등장하고, 실제 살았던 경상도 한 시골 마을의 양조장, 과수원, 사라호 태풍 등 주변에서 일어났던 기억들을 디테일하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김 소설가는 지난 1989년 첫 남편과 사별 후, 서울에 거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고, 당시 서울 ‘생명의 전화’ 상담원으로 13년을 근무한 경험이 소설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이날 김 소설가는 <그 바람의 행적>을 쓴 이유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했다.

“비록 허구이지만 이야기의 배경은 유년의 뜰이다. 소설을 통해 나무는 왜 튼실해야 하는지, 그 품은 왜 넉넉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가지를 거느린 나무가 돼서야 비로소 크고 작은 바람이었던 한 때도 기억하게 된다. 무엇보다 바람은 그냥 휘저으며 지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흔들리며 서로 결속해 가족이란 뿌리를 질기고 견고하게 내리도록 하는 그 무엇이란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소설에 나온 당시 밀주를 만든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단속반과 단속에 걸린 아주머니의 애걸한 대화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러니까 왜 법을 어겨요. 어기길?” 단속반 남자가 대뜸 고함을 지르며 눈을 부라렸다. 성난 목 불기를 따라 길게 도드라진 핏줄이 흡사 지렁이 같았다. “한 번만 봐 주세요. 제발!” 절대로 품에서 내 놓을 수 없다는 듯 항아리를 끌어안은 아낙이 남자를 올려보며 애걸했다. 아낙의 겁먹은 눈망울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이 위태로웠다...(중략) “이봐 저 거, 하수구에 쏟아!” “아이고, 안돼요!”...(중략) 항아리 아가리에서 쌀뜨물 같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 ‘양조장’ 본문 중에서 -]
▲ 표지     ©나눔사

철없던 유년 시절에 접한 공포의 태풍으로 흘기고 간 시골마을 모습의 정경묘사는 마음을 찡하게 한다.

[이윽고 아버지와 나까지 언덕에 이르렀을 때, 자야 언니의 얼굴은 이미 공포에 질려 있었다. 얼마나 급하게 뛰었던지 숨결은 여태 빠르고 거칠었다. “엄마!” 공포에 질린 채 엄마를 부르던 자야 언니가 그 자리에 그만 까무러쳐 버렸다.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강 건너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있어야 할 우리 과수원은 형체도 없고 다만 황톳물만이 소용돌이를 만들어 미친 듯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중략) 그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나와 함께 놀았던 자야 언니의 남동생, 함께 모래시장에서 까치집을 짓고 사과를 따 먹으며 매미 허물을 따고 등에다 시커먼 거머리를 붙인 채 놀라 뛰던 그 자야 언니 동생은 정말 저 무시무시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일까? - ‘태풍과 함께 사라지다’ 분문 중에서 -]

김외숙 소설가는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79년 결혼해 1989년 남편과 37세 때 사별하고, 현재 재혼해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1991년 단편소설 <유산>으로 계간 <문학과 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그는 서울 '생명의 전화'에서 13년간 전화 상담을 했고, 이곳에서 출판위원, YWCA출판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소설로 <그대안의 길> <아이스 와인> <유쾌한 결혼식> <두 개의 산> <바람의 잠> <매직> 등이 있고, 산문집 <바람, 그리고 행복> <춤추는 포크와 나이프> 등이 있다. 이번 출판한 <그 바람의 행적>은 아홉 번째 작품이다. 지난 1998년 한하운 문학상, 2003년 한국 크리스천 문학상, 2006년 재외동포 문학상, 2007년 미주동포 문학상, 2010년 천강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기사입력: 2013/11/27 [11:14]  최종편집: ⓒ 대자보
 
관련기사목록
[문학] 학생운동권 출신 법조인의 시집 눈길 김철관 2017/01/26/
[문학] 소설 <은교>가 보여준 남자 문인들의 추태 정문순 2017/01/02/
[문학] 철도원 24년, 삐라만 만든 줄 알았는데 시인이었다 이한주 2016/11/18/
[문학] 노출 복장, 남자 즐기라고 입지 않는다 정문순 2016/08/04/
[문학] 추억의 교과서에서 삶을 발견하다 정문순 2016/06/22/
[문학] "정부가 나라를 미국과 중국 장기판의 '졸'로 만들었다" 이진욱 2016/02/29/
[문학] '관계론' 철학자 신영복의 함정 정문순 2016/02/13/
[문학] 조계사 시화전 연 대안 스님 시집 눈길 김철관 2015/10/10/
[문학] 박쥐들의 날갯짓? 중간은 없다 정문순 2015/09/23/
[문학] 사랑의 단맛, 눈물을 참아야 하나? 김철관 2015/08/30/
[문학] 표절을 표절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자의 슬픔이여 정문순 2015/08/06/
[문학] “우리는 다시 돌아온다”, 몫 없는 자들의 희망 박연옥 2015/07/27/
[문학] 시인의 흔적, 시로 남겼다 김철관 2015/07/18/
[문학] 신경숙 표절 글쓰기, 누가 멍석 깔아주었나 정문순 2015/07/19/
[문학] 신경숙 표절 <전설>은 일본 군국주의자의 영혼 정문순 2015/06/24/
[문학] 2천원으로 10년간 버티어 온 잡지 종간 이유 뭘까 김철관 2014/10/04/
[문학] 문학이라고 말할 수 없는 <정글만리> 정문순 2014/02/03/
[문학] "바람은 가족이란 뿌리를 견고하게 내리도록 하는 것" 김철관 2013/11/27/
[문학] 불의의 시대, 문인이 괴로운 시대여 정문순 2013/11/12/
[문학] “시인과 이색공연을 만날 수 있는〈詩가 있는 카페〉 오세요” 임성조 2013/10/25/
최근 인기기사
  개인정보취급방침대자보소개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우) 120-093 서울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80 제일빌딩 별관 4층 TEL: 070-4411-5452ㅣFAX: 02-6280-5462 (web@jabo.co.kr / c.p: 010-2249-9446)
대자보ⓒ1998-2017 ㅣ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133 2005.11.11ㅣ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창은,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주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대자보' 가 생산한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센스 2.0 : 영리금지 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