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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날! 참으로 기다렸던 기쁜날
[논단] 23년 만에 다시 공휴일, 한글이 빛나면 이 겨레도 나라도 빛난다
 
리대로   기사입력  2013/10/09 [03:39]
오늘은 567돌 한글날이다. 국경일이면서 23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되었다. 참으로 기다렸던 기쁜 날이다. 23년 만에 어렵게 되찾은 첫 공휴일이어서 더 감동스런 날이다. 한글이 태어나고 500년 만에 한글이 쓰이기 시작해서 뿌리를 내리려는 1990년에 정부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면서 한글은 찬밥 신세가 되었다. 그 뒤 한자에 치이고, 거기다가 얼빠진 세계화 바람과 함께 몰려온 영어 바람에 한글이 죽을 판이었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바로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에 들어갔고 나는 그 일에 앞장을 섰다. 그리고 15년 만인 2005년에 국경일로 만들었다. 그러나 공휴일은 아니었다. 다시 공휴일 되찾기 운동에 나서서 올 해부터 공휴일이 되었다.
 
▲ 한글단체와 시민단체는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되돌리려고 건의도 하고 서명운동도 했다.     © 리대로
 
우리나라의 국경일은 다섯 날이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자. 참으로 짧다. 명칭과 날자만 있다. 국경일은 쉬거나 놀지 말고 온 국민이 함께 경축하고 즐겨야 한다는 조항이라도 더 있으면 좋겠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1조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
제2조
국경일은 다음 각 호와 같다.1. 3ㆍ1절 3월 1일2. 제헌절 7월 17일3. 광복절 8월 15일4. 개천절 10월 3일5. 한글날 10월 9일[전문개정 2005.12.29]
제3조
본법 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부칙 [1949.10.1 제53호]본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제 1조를 보면 “국가의 경사스런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고 되었다. 그런데 다섯 국경일 가운데 한글날이 가장 경사스럽다.  3.1절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날이지만 경사스럽다기보다 가슴이 아프고 슬픈 날이기도 하다. 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짓밟힌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헌절도 마찬가지 중요한 날이지만 많은 나라에 있는 흔날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글날은 그렇지 않다. 온 국민이 큰소리로 자랑하고 어깨를 펴고 즐길 수 있는 날이다. 다른 국경일도 한글날처럼 터놓고 즐기기가 좀 그렇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이고, 많은 글자 가운데 글자를 만든 목적과 원리와 만든 사람과 만든 날을 아는 글자는 한글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날을 국경일로 정했고, 마음 놓고 경축하자고 공휴일로 정했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한글이란 글자가 있다는 것을 부러워한다. 우리는 한글이 있기에 어떤 나라에도 어깨를 펴고 떳떳하게 나설 수 있다. 한글을 우리 보물이고 자긍심이며 자존심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한글과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제대로 모시지 않고 한글을 잘 대접하지 않고 있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그 뒤 수십 년 동안은 한글을 알리고 쓰게 하려고 애썼으나 연산군 뒤부터 조선이 망할 때까지 수백 년 동안 한글은 찬밥 대접을 받았다. 그러다가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 대한제국 고종 때 주시경 선생과 여러분이 잠깐 한글을 살려 쓰려고 하다가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겨서 우리 말글이 사라질 번했다. 다행히 왜정 때인 1926년에 조선어학회가 한글날(처음 이름 가갸날)을 만들고 한글을 지켜서 광복 뒤부터 한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글날마다 한글을 지키고 살린 것을 다짐했다.
 
▲ 1933년 왜정 때 동아일보 한글날 특집 호 - 오늘날 신문과 방송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 동아일보

그리고 미군정 때인 1946년부터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한글사랑’을 외치며 한글로 공문서와 교과서도 쓰고 한글나라가 되려는 즈음 1990년에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면서 우리 말글살이가 흔들리고 나라까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한글단체가 중심이 되어 한글날 국경일 추진운동을 해서 2005년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었으나 공휴일이 안 되니 그 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공휴일 되찾기 운동을 해서 23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되었다.
 
우리는 1990년에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뺀 뒤에 겨레 얼을 담는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게 되어 얼빠진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1997년에 국제통화기금에 우리 경제 주권을 빼앗겨서 대기업까지도 외국인 손에 넘어가거나 문을 닫아서 노숙자가 거리에 쏟아진 아픔을 겪었다. 또다시 그런 잘못을 저지르고 그런 괴로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
 
한글은 우리가 잘 살길을 열어줄 고마운 글자다. 우리 문화 창조 연모요 문화경쟁 최신 무기다. 한글날은 왜정시대부터 이 한글을 지키고 빛내준 밑거름이고 원동력이었다. 일제 탄압 속에서도 한글날마다 한글을 살려서 우리 겨레의 힘을 키우고 독립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날이고 독립 의지를 북돋은 날이다. 한글날이 있었기에 한글맞춤법과 표준말과 외래어 표기법을 정하고 우리말 사전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광복 뒤에 우리말글로 교과서도 만들고 공문서도 쓸 수 있었다.
 
광복 뒤 미국 군정 때인 1946년부터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한글을 알리고 한글사랑 나라사랑을 외치며 한글로 국민수준을 높여서 민주주의와 경제를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빨리 이루었다. 그리고 그 바탕에서 우리 자주문화를 창조해 ‘한류’라는 이름으로 나라 밖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글과 세종대왕과 한글날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우리 말글을 알아주는데 우리는 남의 말글이나 더 섬기고 배우는데 힘과 돈을 더 바치고 있으니 안타깝다. 아직도 한자타령이나 하고 영어에 나라 힘과 돈을 날리고 있으니 답답하다.
 
그런데  우리가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고 공휴일로 되돌린 것은 하루 쉬고 놀자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문자이자 우리 겨레의 으뜸 보물인데 제대로 쓰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고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키고 살린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한글을 잘 이용할 길을 찾아 우리 자주문화를 꽃피우고 인류 문화발전에도 이바지 하자는 뜻으로 한 일이다.
 
이제 한글은 우리말을 적는 글자로서 뿌리를 내렸다. 이제 우리말글살이를 우리말답게 하고, 한글을 잘 이용할 길과 방법을 찾아 한글로 돈도 벌고 잘 살아야 한다. 한글은 그 쓸모가 무궁무진하다. 과학 글자인 한글은 누리통신(인터넷)과 셈틀(컴퓨터)에 가장  잘 맞는 글자이기에 음성인식 셈틀과 자동 기계통번역기를 만드는 데도 가장 좋다. 세종 때 한글 28자를 모두 살려 쓰고 그 때 표기방식을 모두 활용하면 외국어 공부에도 참 좋다.
 
그동안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고 공휴일로 되돌리려고 애쓴 분들께 고마운 절을 한다. 이제 한글을 빛내고 자랑하면서 한글날을 즐기자. 브라질의 삼바축제처럼 우리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와서 즐길 문화 잔칫날로 만들자. 한글이 빛나면 이 겨레도 나라도 빛난다.
 
▲ 2006년 국경일로 다시 지정된 첫 한글날 시민과 유치원 학생들까지 나와 큰잔치를 할 때 찍그림(사진)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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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0/09 [03: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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