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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서의 환상, 세상 종말 향해 있는가?
[류상태의 주일편지] 다니엘서 환상, 세상 마지막 때와 연관은 부당
 
류상태   기사입력  2013/07/26 [16:05]
지난 주일편지 말미에, 오늘은 요한계시록의 성격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하지만 교우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요한계시록은 다음 주일에 나누기로 하고, 오늘은 다니엘서의 성격과 내용을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방향을 조금 바꾼 이유는, 다니엘서는 묵시문학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잠시 살펴보고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우리나라 교계에서 계시록 못지않게 다니엘서에 대한 오해가 깊어, 다니엘서에 나타난 환상과 예언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볼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1. 다니엘서의 환상은 주전 2세기의 사건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1일 주일편지에서, 예언서처럼 보이는 다니엘서가 사실은 ‘중요한 진리를 감추어 표현’한 묵시문학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니엘서는, 표면적으로는 주전 6세기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다니엘이 세 친구와 함께 핍박을 견디며 체험한 실제사건(전반부)과, 환상을 보며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내용(후반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니엘서의 기록 시기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신학계의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주전 6세기에 살았던 다니엘이 1~6장에 묘사되어 있는 사건들을 실제로 체험했으며 7~12장의 환상의 내용도 기록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믿는 중요한 근거는 무엇보다 다니엘서 저자가 “그렇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성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전반부의 이야기는 실제 사건이 아니라 전설이며, 바벨론 멸망 이후 한참 후에야 기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다니엘서가 기록된 실제 시기는 주전 2세기이며, 시리아제국의 통치자 안티오코스 4세의 압제 하에 고통 받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고, 믿음으로 핍박과 고난을 이겨내어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을 권면하기 위해 기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서의 내용을 기록된 그대로 믿지 못하고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이런 신학적 관점에 대해, 성서의 권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많은 교우님들이 불편해 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다니엘서의 저자는 사실을 그대로 기술할 경우 책이 유통될 수 없는 험악한 시대에 살았습니다. 하여 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는 묵시(중요한 진리를 감추어 표현하는 문학기법)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니엘서가 주전 2세기의 작품이라는 뚜렷한 증거는 책 도처에 드러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니엘서의 원전이 다른 구약성서와는 달리 주전 2세기 당시에 통용되던 시리아어(아람어)로 기록되었다는 점은 이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다니엘서의 초반부와 후반부는 후에 히브리어로 번역되었으며, 페르시아어와 그리스어 단어들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다니엘서의 저자는 자기가 살았던 주전 2세기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다니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주전 6세기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실제 역사와는 다른 오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음은 다니엘서의 저자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과 실제 역사와의 비교입니다.

1) 다니엘서의 저자는, 여호야김 제삼년(주전 605년)에 예루살렘이 멸망되었으며, 처음 추방이 그때 일어났다고 생각하였습니다.(다니엘 1:1~4, “유다 왕 여호야킴 제삼년에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이 쳐들어와 예루살렘을 포위한 일이 있었다. 주께서는 그에게 유다 왕 여호야킴을 끌어가고 하느님의 집 물건 얼마를 빼앗아가게 하셨다. 느부갓네살은 그 물건들을 시날 땅에 있는 자기 신전으로 가지고 가 그 곳 곳간에 넣어두었다. 느부갓네살 왕은 내시부 대신 아스브낫에게 명하여 이스라엘 사람 가운데서 왕족과 귀족들의 자제를 몇 명 뽑아 들이되, 흠없이 잘 생기고 교육을 받아서 막히는 데가 없으며 무슨 일에나 능숙하고 사리에 밝아 왕궁에서 일할 만한 젊은이들을 뽑아 바빌론 말과 글을 가르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예루살렘이 함락된 때는 주전 598년이며, 그때는 여호야김이 죽은 다음이었습니다.

2) 다니엘서의 저자는, 벨사살이 느부갓네살의 아들이었으며, 그가 바벨론 왕이 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다니엘 5:1-2, “벨사살 왕이 잔치를 베풀고 만조백관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신 일이 있었다. 벨사살은 거나하게 되자 선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 은잔을 내오라고 하였다. 왕은 고관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을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벨사살의 아버지는 느부갓네살이 아니라 나보니두스입니다.

3) 다니엘서의 저자는, 다리우스가 바벨론을 정복했으며 새 제국의 첫 왕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다니엘 5:30, “바빌론 왕 벨사살은 그 날 밤으로 살해되었고”. 6:29, “이리하여 다니엘은 다리우스가 왕위에 있을 때와 페르시아 왕 고레스가 다스리는 동안 그의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사실은, 새로운 제국의 처음 왕은 고레스였습니다. 그의 아들 캄비세스가 다음 왕이었고, 그 후에 다리우스가 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주전 6세기의 역사에 대해서는 틀린 부분이 많고, 주전 2세기의 역사적 정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것은, 다니엘서의 저자가 주전 2세기의 인물이라는 점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간 다니엘의 지식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지식은 완벽하시기에 400년 후의 역사에 대해 정확히 계시해주실 수 있었다고 믿는 분들에게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니엘이 환상을 통해 보았다고 주장하는 미래의 제국들, 즉 바벨론, 페르시아, 알렉산더 대제의 그리스는, 실제로는 다니엘서의 저자가 살았던 시기로부터 오래 전에 이미 멸망한 과거의 제국들입니다. 그리고 그리스 제국의 후예인 이집트왕국과 시리아왕국이 저자가 살았던 팔레스타인 지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강대국들로 다니엘이 본 환상의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2. 하나님의 대적자,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특히 시리아왕국의 집권자 안티오코스 4세(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의 탄압정책이 극에 달했던 때는 주전 168~165년경으로, 다니엘서에 나타난 환상의 결말도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아시고자 하는 교우님들께서는 데이비드 F. 힌슨이 지은 <구약성서 39권>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컨콜디아사 발행, 이후정 옮김).

1) 그리스는 바벨론, 메디아(페르시아제국의 전신), 페르시아에 이어 발흥한 네 번째 제국이었으며(다니엘 7:17, “이 큰 짐승 네 마리는 세상 나라의 네 임금을 가리키는데”), 그들 중에서 최대의 제국이었습니다.(다니엘 7:7, “그 날 밤 꿈에 본 넷째 짐승은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게 생겼으며 힘도 무척 세었다. 쇠로 된 이빨로 무엇이나 부서뜨려 먹으며 남은 것은 발로 짓밟았다. 먼저 나온 짐승들과는 달리 뿔이 열 개나 돋아 있었다.” 7:23,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넷째 짐승은 네 번째로 일어날 세상 나라인데 그 어느 나라와도 달라, 온 천하를 집어삼키고 짓밟으며 부술 것이다”).

2) 그리스제국의 첫 통치자는 가장 강력한 왕이었던 알렉산더 대제였습니다.(다니엘 8:5, “저것이 대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서쪽에서 숫염소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발이 땅에 닿지 않을 만큼 날쌘 몸짓으로 온 세상을 휩쓸었다. 그 숫염소의 두 눈 사이에는 외뿔이 완연히 돋아 있었다.” 8:21, “숫염소는 그리스요, 두 눈 사이에 돋은 큰 뿔은 그 첫 임금이다”).

3) 알렉산더 대제가 죽은 후, 그의 왕국은 일곱으로 분열되었다가 네 왕국으로 고착되었습니다.(다니엘 8:8, “이리하여 숫염소의 기세는 매우 커졌다. 그러나 한창 힘을 쓸 때쯤 해서 큰 외뿔이 부러지고 그 자리에 뿔 네 개가 돋아나 사방 하늘로 멋지게 뻗어 나갔다.” 8:22, “그 뿔이 부러지고, 그 자리에 네 뿔이 돋은 것은 그 백성이 네 나라로 갈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힘은 첫 임금만 못할 것이다.”)

위의 환상(예언)을 간추린 내용이 다니엘서 11장 서두에 이렇게 정리되어 나타납니다. “이제 나는 반드시 이루어질 일을 알려주겠다. 페르시아에는 앞으로 세 임금이 일어날 것이다. 넷째 임금은 어느 임금보다도 훨씬 부요해질 것이다. 이렇게 부요해지고 힘이 강해지면 그는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그리스를 칠 것이다. 그렇지만 그리스에는 용감한 왕이 일어나 큰 나라를 이루어 다스리며 만사를 마음대로 할 것이다. 그러다가 이 신흥 국가도 무너지고 천하는 네 나라로 갈라져 그의 후손 아닌 다른 사람들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그의 통치가 끝난 다음, 나라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다니엘 11:2~4, 공동번역).

4) 분열된 제국 중 가장 큰 두 왕국은 남쪽 이집트에 기초한 프톨레미 왕국과 북쪽 시리아에 기초한 셀류코스 왕국이었습니다. 두 나라는 처음에는 가깝게 지냈으나 곧 적대관계에 빠지게 됩니다.(다니엘 11:5-6, “그 가운데서 남쪽을 차지한 왕이 득세하리라. 그러나 그의 장군들 가운데 왕보다도 더 힘있는 자가 일어나 왕보다도 훨씬 큰 나라를 다스리게 될 것이다. 몇 해가 지나면 그들은 서로 우호 조약을 맺고 남쪽 나라 공주가 북쪽 나라 왕비로 들어와 서로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그 왕비는 세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의 친자식도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왕비는 왕과 왕자와 시종들과 함께 적의 손에 넘어가고 말 것이다”).

5) 안티오코스 4세 이전에 알렉산더 대제로부터 시작하여 시리아를 통치한 열 명의 왕이 있었습니다.(다니엘 7:7, “그 날 밤 꿈에 본 넷째 짐승은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게 생겼으며 힘도 무척 세었다. 쇠로 된 이빨로 무엇이나 부서뜨려 먹으며 남은 것은 발로 짓밟았다. 먼저 나온 짐승들과는 달리 뿔이 열 개나 돋아 있었다”).

6) 안티오코스 4세는 정식으로 왕권을 계승하지 않았고 쿠데타로 집권했습니다.(다니엘 11:21, “다음 후계자는 변변치 못한 사람이라. 남한테 왕으로 인정받을 만한 위인이 못되지만, 모략으로 슬며시 나라를 차지할 것이다.”)

7) 안티오코스 4세는 유대인들이 성전에서 드려왔던 아침제사와 저녁제사를 금지시켰습니다.(다니엘 8:11, “그는 하늘 군대 사령관까지 업신여기며 날마다 드리는 제사를 폐지하고, 성소의 터까지 파헤쳤다.”) 또한 그는 여러 방법으로 유대인들을 박해했습니다.(7:25,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에게 욕을 퍼부으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거룩한 백성을 못살게 굴 것이다. 축제일과 법마저 바꿀 셈으로 한 해하고 두 해에다 반 년 동안이나 그들을 한 손에 넣고 휘두를 것이다.”)

8) 안티오코스 4세는 제우스를 예배하기 위해 성전에 제단을 세웠고, 그 제단 위에 ‘멸망케 하는 가증한 것’, 즉 돼지고기를 제물로 바쳤습니다.(다니엘 9:27, “그 장군은 한 주간 동안 무리를 모아 날뛸 것이다. 반 주간이 지나면 희생제사와 곡식예물 봉헌을 중지시키고 성소 한 쪽에 파괴자의 우상을 세울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파괴자도 예정된 벌을 받고 말리라.” 11:31, “그는 군대를 보내어 성소와 요새를 짓밟고 정기 제사를 폐지시키고 파괴자의 우상을 세울 것이다.”)

9) 이 성전모독의 시기는 약 3년 반이었습니다.(다니엘 12:7, “모시옷을 입고 강물 윗쪽에 서 있던 분이 두 손을 하늘로 쳐들고는, 영원히 살아 계시는 이를 두고 맹세하는 말이 들렸다. ‘한 때, 두 때 하고 반 때가 지나 거룩한 백성의 군대를 부순 자가 죽으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다.’” 12:11, “정기 제사가 폐지되고 파괴자의 우상이 선 다음 일천이백구십 일이 지나야 끝이 온다.)

다니엘서의 저자는 이 성전모독의 시기를 이천삼백주야(1150일)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다니엘 8:13-14, “그런데 하늘이 보낸 이 둘이 서로 말을 주고받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지금 나타나 보이는 대로 날마다 드리는 제사가 폐지되고 돌무더기가 된 이 자리에 부정한 것이 버젓이 놓이고 성소와 하늘 군대가 짓밟히고 있는 저 일이 언제까지 갈까? 아침과 저녁이 이천삼백 번 바뀌어야 성소가 복구되리라.’”) 그러나 환난의 날이 처음 예상했던 때보다 길어지자 두 번에 걸쳐 그 시기를 교정했습니다.(12:11, “정기 제사가 폐지되고 파괴자의 우상이 선 다음 일천이백구십 일이 지나야 끝이 온다.” 12:12, “일천삼백삼십오 일을 기다리며 버티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다.”)

다니엘의 예언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그는 안티오코스 4세의 죽음을 예언했지만 그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예측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안티오코스 에피파테스가 죽은 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아무런 예측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자가 안티오코스 4세가 아직 살아있을 때에 이 묵시문학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3. 다니엘서의 환상을 세상 마지막 때와 연관시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니엘서 후반부에 기록된 환상을 언젠가 다가올 세상 종말에 대한 표징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상 끝 날에 3년 반씩 두 번에 걸쳐 ‘7년 대환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 종말에 다가온다는 ‘7년 대환난’이란, (문자적으로는 환상과 예언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다니엘서의 저자가 직접 목격한 안티오코스 4세의 폭정, 구체적으로 주전 168~165년경 약 3년 반 동안 계속된 고난의 시기에 대한 묵시적 고발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저자가 ‘3년 반’에 해당하는 날짜를 조금씩 수정하며 다시 언급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자의 처음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다니엘서의 저자는 주전 2세기에 살았던 인물이며, 그때는 그리스제국의 후예인 시리아왕국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였습니다. 서쪽에서 더욱 강력한 로마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아직 광대한 제국을 이루기 전이었으며, 따라서 유대인의 신앙과 삶에도 아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기에, 다니엘서에 로마제국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상상력을 동원하여 다니엘서를 해석하는 사람들은 저자가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과거의 제국들, 즉 바벨론과 페르시아, 그리스는 물론, 로마제국을 지나 급격히 이천 년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종말을 언급합니다. 이런 해석은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황당한 해석이지만, 성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교우님들의 마음을 빼앗아 현실도피적인 신앙으로 유도하기도 합니다.

▲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그 대안을 꾸준히 모색하는 류상태 목사     ©대자보
그 결과, 순진한 교우님들 중에는 허황된 환상과 꿈에 젖어, 또는 언젠가 다가올 대환난을 피하고 영원한 천국에 들어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쫓겨, 사이비 종교조직에 재산을 갖다 바치기도 하며, 가정이 파괴되고 사회생활에 실패하여 급기야 세상을 등지기도 하는 등의 기막힌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전 2세기, 다니엘서의 저자는 자신이 살았던 그때 그 시절 그곳에서 일어나는 ‘현실문제’에 부딪혀 고민하다 무대를 수백 년 전의 먼 과거로 옮겨 바벨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환상과 예언의 형태를 빌어 묵시로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글이 시리아왕국의 검열에 걸려 폐기처분되는 일을 막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전달되어 읽히게 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오래된 옛날이야기라고 하면, 냉혹한 검열자라 하더라도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예민한 메시지를 포착하는데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민한 시대에 예민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진리를 감추어 표현’한, 즉 묵시문학을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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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26 [16: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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