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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로 다리 붕괴 위기...문제점 곳곳에서 드러나"
여주 전북교는 역행침식 탓…양촌리는 준설토 방치 때문
 
신동진   기사입력  2013/07/26 [17:50]
25일 오후 12시 30분쯤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전북리에 위치한 전북교 앞. 55m 길이의 전북교는 다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인 교각 3개 중 1개가 유실돼 다리가 일부 휘어져 있었다.

1994년 건설돼 20년가량을 금사면과 대신면을 잇는 주요 역할을 해왔던 전북교가 지난 22일 집중호우로 다리의 기능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전북교 관리 당국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다리 붕괴를 우려해 전북교 통행을 전면 차단해 놓은 상태여서 시민들의 불만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 다리를 이용하면 1km를 갈 수 있는 거리를 다리가 통제됨으로써 여주 산북면까지 15km가량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다리가 통제됐다는 것을 모른 채 전북교로 차를 몰고 온 한 시민은 "다리가 왜 이렇게 됐냐"며 "통제가 됐다면 알림판이라도 만들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전북교의 교각 유실 원인이 4대강 사업 당시 과도한 준설로 인해 발생한 역행침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이날 전북교 교각 유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한강에 대한 과도한 준설로 본류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지천 바닥이 연속해서 무너져 내리는 역행침식이 발생해 빚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전북교에서 나타난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0년 9월 집중호우 당시 교각 일부가 주저앉으면서 다리가 휘어진 여주읍 연양천의 '신진교'와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공위성 사진과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검증한 결과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전북교 하류지점 남한강에 백사장이 폭넓게 발달해 있었으나 4대강 사업과정에서 모래를 준설해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바람에 백사장이 사라졌고 본류의 바닥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남한강 하천기본정비계획상에는 준설구간이 아니지만, 항공사진과 마을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볼 때 준설을 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찾아간 곳은 대신면 양촌리에 있는 준설토(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에서 퍼올린 골재) 적치장. 적치장 우측에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고 좌측에는 저류지(배수로를 따라 모여드는 물을 관개에 다시 쓰기 위하여 뽑아서 주위에 모아 두는 곳)가 조성돼 있다.

이곳 역시 모습은 참담했다. 이번 집중호우의 여파가 아직도 복구가 안된 모습이었다.

산처럼 쌓아놓은 준설토의 정중앙은 계곡처럼 골자기가 만들어져 있었고, 준설토 주위 도로 위에는 무너져내린 흙의 흔적이 군데군데 목격됐다. 심지어 남한강 주변에 조성된 둔치에는 쏟아져내린 흙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남한강 준설토는 여주군 대신면 등 농지 18곳 100여 필지 270만㎡에 쌓여있다.

이 때문에 또다시 지난주와 같은 집중호우가 퍼부을 경우 저류지의 배수구를 막아 인근 지역의 침수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항진 전 여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쌓아놓은 준설토가 집중호우로 인해 쏟아져 내려온 것"이라며 "준설토의 근본 목적은 강의 유속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했는데 지금은 거꾸로 유속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보는 모습은 정부가 4대강을 추진하면서 준설토를 왜 걷어야 하는지, 걷으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며 "저류지가 홍수 예방을 위해 마련된 것인데 오히려 준설토가 저류지의 배수구를 막아 홍수를 일으킬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통해 준설토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또 다른 인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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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26 [17: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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