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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사 쿠테타...무르시 대통령 축출
국방장관 "대통령 권한 박탈, 선거 다시 치르겠다"...반무르시 시위대 환호
 
안성용   기사입력  2013/07/04 [13:23]
이집트 군부가 쿠테타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권한을 전격적으로 박탈하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3일 오후 9시쯤 국영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엘 시시 장관은 또 현행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 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고 전하면서,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다시 치르고 국가 통합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엘 시시 장관의 발표보다 두 시간 가량 앞서 이집트 대통령 궁의 한 관계자도 무르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했다면서 "무르시는 이제 이집트의 지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집트 군부는 지난 1일 "48일 시간 내에 혼란을 해결하라"고 정치권에 최후 통첩을 보낸 데 이어 "최후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성명으로 "테러리스트와 폭도들에 맞서 피를 흘릴 각오가 돼 있다"고 무르시를 압박했다.

하지만 무르시는 군부의 최후 통첩 마감 시간인 3일 오후 자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연립정부 구성과 헌법개정을 제안하면서 군부에 의해 축출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군부가 대통령직을 박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인근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반정부 시위대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반면 무르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카이로 나스르시티와 카이로대 주변, 주요 국가 시설에는 군 탱크와 병력이 배치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보도했다.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1년 천하'를 마감하게 됐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2011년 1월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정치.경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권력이양을 거부하다가 한 달 만에 부통령을 통해 군에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는 시민혁명의 성공과 무바라크 하야 이후에도 이슬람교도와 기독교인들이 충돌해 많은 사상자를 내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어오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무르시는 결선 투표에서 아흐메트 샤피크 후보를 누르고 6월 30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으며, 12월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헌법을 통과시켰지만 올 1월부터는 시민혁명 2주년을 맞다 대규모 무르시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이윽고 지난달 30일에는 무르시 취임 1주년을 맞아 100만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카이로 무슬림형제단 본부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8명이 사망했다. 

지난 1일부터는 무르시 찬반시위가 가열되기 시작하자 군부는 48시간 이내에 혼란을 해결하라고 무르시에 최후 통첩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정치개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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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04 [13: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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