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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예산 6억, 영어 예산 982억의 나라 !
[시론] 대학 국어 국사도 영어강의 강요, 영어 편식 교육 그만하라
 
이대로   기사입력  2013/05/21 [17:23]
지난 5월 13일 세종대왕 나신 날을 이틀 앞두고 한말글문화협회(대표 리대로)는 한글학회 얼말글 교육관에서 “영어 편식 교육은 당장 그만두라!”는 주제로 서울시 김형태 교육의원이 “영어 조기교육 문제”를 경희대 영문학부 한학성 교수는 “대학 전공과목 영어 강의 문제”를 가지고 그 형황과 해결책을 발표했다. 이날 리대로 대표는 “영어 편식 교육으로 우리 말글과 나라의 뿌리가 썩고 있다. 당장 그만 두고 우리 말글부터 잘 가르치자.”고 강조했다.

▲ 5월 13일 “영어 편식 교육 문제 이야기 마당”을 마치고 발표자와 함께 찍은 사진     © 이대로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영어 몰입교육의 실태”라는 제목으로 서울시내 초, 중, 고의 영어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모국어인 국어 예산에는 6억, 외국어인 영어 예산에는 982억이다. 영어 교육 예산이 국어교육보다 약 160배 많다. 2013년 초등학교 영어 교육 예산이 394억인데 초등 수학교육 예산은 7800만원, 초등 과학교육 예산은 29억이다. 수학, 과학 교육 예산도 영어에 견주어 너무 차이가 난다. 교사 연수비용도 국어는 564명에 8100만 원 정도인데 영어는 4,401명에 35억 정도다. 영어 유치원이란 명칭도 허가가 날 수 없는데 멋대로 영어 유치원 간판을 달고 한 달에 100만이 넘는 학원비를 받고 있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꼴인가?”라면서 영어 편식 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밝히고 영어보다 국어와 과학 같은 교육에 드는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학성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는 “대학 영어 강의, 그 참을 수 없는 위선의 가벼움”이란 제목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문제지만 한 일간신문의 잘못된 대학 평가 방식 때문에 영어 교육 낭비가 심하다. 진짜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 영문과는 영어로 강의를 하지 않고, 덜 필요한 국어와 국사학과는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우스운 꼴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하는 대학평가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대학끼리 영어 강의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영어 교육도, 전공교육도 제대로 안 되고 교육과 나라를 망치는 일로서 당장 개선하거나 취소해야 한다.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을 기른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약해지게 만든다. 영문과나 영어를 잘해야 하는 학과와 사람에게 더 잘 가르치고 그렇지 않은 학과와 사람은 다른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영삼 대통령 때 영어 조기교육과 한자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시작된 영어 편식 교육은 나라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되었다. 사교육을 부추기고 영어 조기유학을 불러일으켜서 가정도 교육도 망가지고 애들이 죽을 판이다. 영어 편식 교육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영어로만 수업을 하는 영어 유치원과 국제학교가 말썽이다. 며칠 전에 한 방송에서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애에게 한국말로 질문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고 대답도 못해서 영어로 질문을 하니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 것을 봤다. 얼굴 모습은 한국 애이며, 사는 곳은 한국인데 미국 애였다. 그 애의 엄마는 그것이 좋다고 했다.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다. 차라리 미국에 가서 살아라. 미국에 가면 거지도 영어를 잘한다.  

▲ 2013년 5월 6일에 중앙일보텔레비젼이 영어 조기교육 피해 이야기를 하는 방송 장면     © 이대로

대학 영어 강의 실태를 보면 교수가 아는 지식 내용을 70% 전달하고, 그걸 학생들은 70% 이해를 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 수업 내용 이해도는 5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영어를 잘하는 교수와 학생이 그렇고 엉터리 교수나 학생은 30% 지식 전달이 되거나 그 이하가 될 것이란다. 그렇다면 강의 내용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영어도 별로 늘지 않으면서 학생만 애를 먹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영어 강좌가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이 빤한 일이다.

이제는 통신과 교통이 발달되어 땅 위 모든 사람이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살고 자주 만나는 세상이다. 그래서 여러 나라 말을 알고 하면 좋다. 더 많은 사람과 사귀고 여러 문화를 익혀서 값진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임을 나도 안다. 그러나 영어만 잘하면 좋지 않다. 어떤 사람은 중국말을, 어떤 사람은 러시아말을, 어떤 사람은 프랑스말을, 어떤 사람은 스페인말을, 이렇게 여러 겨레말을 잘하는 사람이 고루 고루 많아야 좋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많으면 좋지 않다. 그리고 제 겨레말부터 먼저 배우고 잘해야 한다. 그런데 어쩌자고 미국말에만 매달려 이렇게 날뛰는가! 이것은 나라와 겨레의 무덤을 파는 짓이다. 

미국의 식민지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영어 조기교육과 대학에서 전공과목 영어로만 강의하는 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불나비가 제 몸이 타 죽는 줄도 모르고 불빛을 쫓다가 타죽는 꼴이다. 교육도 망치고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게 만드는 짓이다. 그래서 한말글문화협회는 모임 안(http://cafe.daum.net/hanmalgul/MiQP/46)에 “우리 말글 지키기 광화문 신문고” 설치하련다. 그리고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방송과 신문, 도서 출판물들에서 잘못 쓰는 말글살이와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 때문에 겪는 피해를 신고 받아 그 해결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찍이 120년 전 이 나라가 쓸어져갈 때에 주시경 선생은 남의 글 배우는 힘과 시간을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한 우리 말글과 실업, 과학 교육에 쓰면 더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말하고 우리 말글 살리고 빛내기에 힘썼다. 그 때는 중국 한문에 목을 매더니 오늘날은 미국 영어에 목을 매고 있다. 얼빠진 정치가 저만 출세하고 잘 살아 보겠다는 이기주의를 부채질해서 겨레말과 나라까지 짓밟고 있다. 우리 말글이 오늘날처럼 살아나고 쓰이게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피땀이 있었다. 정부는 영어 편식 교육 당장 중단하고 제 말부터 잘 가르쳐라.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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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5/21 [17: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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