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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청약서? 알고보면 스스로 쓴 재산포기각서
[초점] 3개월 이내에 계약취소 조항은 독소조항, 불합리 여전히 많아
 
김미숙   기사입력  2013/03/13 [19:16]
강제로 쓰는 상속포기각서 

상속포기각서, 멀쩡한데도 정신병자라고 신고가 되어 정신병원에 납치되다시피 강제로 갇혀서 당한 정신학대를 참지 못해 상속포기각서에 이름과 도장을 꽝(또는 지장이나 사인) 찍고서야 정신병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들.(SBS 돈의 화신 12회 보고 쓴 글임)  

서명자가 상속포기각서 이름 옆에 지장(도장이나 사인이 아닌)을 찍을 때까지의 억울한 장면은 이렇다. 

간호사가 원장실에 와서 원장에게 “홍자석씨 각서에 서명하겠답니다.”라고 전한다.  

감옥과 같은 병실로 간 원장과 간호사. 원장이 서명자에게 “각서에 서명을 한다고? 진작에 그러지. 그 똑똑한 머리로 왜 그 고생을 해? 자, 찍어!”라고 하자 간호사가 서명자 손을 끌어다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묻힌 후, 엄지손가락을 잡고 이름 옆에 지장을 찍게 한다.  

상속포기각서에 지장이 찍히고 지장이 찍힌 상속포기각서를 품에 안은 원장은 “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나가서 고소니 뭐니 해도 다 소용없어 우리는 치료를 한거거든, 정신과 치료, 괜히 증거도 없이 고소했다가는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역공을 당할 테니까.“라고 협박을 더한다.  

서명자가 격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그 짓을 했어! 그 사람들이 고통 받을 때 그렇게 즐거웠어? 당신은 인간도 아니야 너도 그 고통 똑 같이 겪어야 돼!!”라고 덤벼든다.

스스로가 아닌 타인에 의해 자신의 재산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아 포기한 후 분하고 억울해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비단 정신병원에 갔다가 상속포기각서를 쓴 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들뿐일까? 

보험계약청약서 스스로 쓴 재산포기각서 

드라마의 한 장면은 타인에 의해 강제로 상속포기각서를 써야 했지만, 영리보험회사와의 보험계약을 할 때, 작성하고 있는 '보험계약청약서'도 타인에 의해 서명자 스스로가 쓴 '재산포기각서'나 다름 아니다.  

계약 사항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도 본인이 사실이라고 인정하여 이 자필서명을 한다고 인쇄되어 있는데도, 보험가입자의 이름과 사인(또는 도장 꾹)을 직접 하여 재산포기각서를 쓴다. 

상속포기각서와 보험계약청약서에 의한 재산포기각서가 다른 점은 정신병원에서 작성한 상속포기각서는 진짜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억울하게 작성된 상속포기각서의 존재를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리보험회사에 제출한 재산포기각서는 '보험계약청약서'라고 이름이 바뀌어 있으므로 재산포기각서임을 꿈에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설령 계약사항이 사실대로 되어 있어도, 보험계약조건에서 일방으로 서명자에게 불리하게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자필서명을 했다는 이유로 영리보험 가입자의 재산은 야금야금 영리보험회사 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또 하나의 재산포기각서 “보험약관”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

뿐만 아니라 보험계약청약서에 보험가입자 본인이 직접 자필서명을 못 한 계약에 대해서도 ‘가입자 재산 반환’을 요구하면, 영리보험회사가 내미는 ‘각서’가 또 하나 있다.  

보험계약청약서에 자필서명을 하여 쓴 재산포기각서든, 타인이 보험가입자 동의 없이 제3자가 자필서명을 하여 쓴 재산포기각서든 상관없이 모든 보험가입자에게 영리보험회사가 가입자의 재산 반환 요구를 거부하며 내미는 각서는 ‘보험약관’이다.  

‘보험약관’의 재산포기각서 내용은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한 문구다. 위법·부당한 보험계약일지라도 계약을 취소하고 가입자의 재산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은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라고 못 박고, 청약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 알게 된 재산포기각서의 존재를 부정해도 가입자의 재산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천부당만부당한 보험약관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 김미숙


 

 



영리보험회사와의 보험 계약은 가입자 스스로 자신의 재산을 정기적으로 조금씩 영리보험회사 주주의 주머니로 쏙쏙 넣어주면서도 자신의 재산이 점차 줄어간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해 왔다.  

어쩌다 이를 눈치 채고 반환을 요구하면, 보험계약청약서와 보험약관으로 무장한 재산포기각서를 내밀며 ‘수용불가’라 한다. 마치 정신병원 원장이 강제로 쓰게 한 상속포기각서를 손에 쥐고, “고소니 뭐니 해도 다 소용없어 우리는 치료를 한거거든, 정신과 치료, 괜히 증거도 없이 고소했다가는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역공을 당할 테니까.”라고 했던 협박처럼, “우린 합법적으로 보험약관에 의해서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동의하는 자필서명을 보험계약청약서에 본인이 직접 자필서명을 했고, 청약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서 반환 요구를 한 것은 더욱 더 반환 의무가 없으니 더 이상 반환을 요구하지마라”는 영리보험회사 주주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재산포기각서 파기각서를 요구하고, 포기재산 반환 받아야 

영리보험회사와의 보험계약만 생각하면 보험료가 아까워 잠 못 이루는 가입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어찌하면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 있을까 이 방법 저 방법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자필서명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영리보험회사 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청약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서 요구하면 다시는 안 돌려줘도 합법이라 동조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이젠 고쳐라. 부당하게 취한 남의 재산은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부당하게 취한 것을 안 날로부터 즉시 돌려줘야 마땅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상속포기각서는 소수가 쓰는데, 재산포기각서인 보험계약청약서와 또 하나의 재산포기각서인 보험약관은 셀 수도 없다. 재산포기각서인 보험계약청약서는 보험회사에 원본으로 보관되어 있다. 원본을 복사해 원본대조필해 보내 달라고 보험회사에 요구해, 재산포기각서의 존재를 확인해 보자. 몰라서 쓴 재산포기각서라면, 이제 재산포기각서 파기각서를 써 달라고 보험회사에 요구하고, 천부당만부당한 재산포기각서였다면, 보험료와 이자 반환을 요구하여 돌려받자. 이젠 역공이다. 

* 키워드가이드(www.keywordguide.co.kr)에도 함께 올립니다.


* 글쓴이는 보험소비자협회 대표
http://cafe.daum.net/bosohub 운영자이며, <보험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웅진윙스)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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