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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정치인 나경원을 위한 변명
[정문순 칼럼] 서울시장 출마를 계기로 얼굴 예쁜 나경원은 영영 굿바이
 
정문순
본명 외에 '자위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별명이 있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국회의원 숫자만 해도 299명이다. MB 또는 식욕이 왕성한 귀여븐 설치류를 아명으로 둔 분은 제쳐 두고, 영광스런 별명을 보유한 정치인은 '보온병 아저씨', '양파 총리'  정도나 있을까. 

초짜 의원 시절 서울 특급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초청 받아 한 번 가본 뒤로 끈끈한 인연을 맺은 이름이다. 초선의원의 인지도를 한 방에 끌어올린 쾌거였다. 자위대가 뭐 하는 덴지 모르지만 우방의 초청에 예의를 보였을 뿐인데 평생 붙어다닐 별칭이 만들어졌다.

불세출의 어록도 가지고 있다. 이건 정말이지 별명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녀가 그만큼 영민하고 사물을 꿰뚫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다. 대선 때 나온, "주어가 없읍니다."가 그것이다. 개념 없는 사람들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MB가 모 대학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이번에 bbk를 만들었읍니다."라고 말한 동영상을 찾아내어, MB가 bbk를 만들었다는 증거라고 박박 우겨대서 그녀가 비장의 한마디를 날려 준 것이다.

대저 주어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뭔 근거로 사람을 모함하는가. 거듭 생각해봐도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통찰력이 담긴 진술이 아닐 수 없다. ‘MB=bbk’라고 철석같이 믿던 사람들이 거품을 물고 자지러졌다는 말이 들린다.
 
그녀의 발언을 법관 출신으로서 행위의 주체를 강조한 법률적 개념으로만 풀이하는 건 부족하다. 기술문명의 포위 속에 날로 주체성을 상실해가는 탈근대적 인간의 허무한 심리를 암시하는 고도의 철학적 성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연 어떤 정치인이 이만한 철학적인 어록을 갖고 있는지 찾아보기 바란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오햅니다." 따위 MB의 심심한 어록, 또는 못생긴 마사지걸이 어쩌고 하는, 아주 저렴한 진술과 비교해 보라. 완전 격이 다르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녀는 머리 구조가 황량하다는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늘 럭셔리한 정장을 입고 수천만 원짜리 쇠붙이를 감고 다닌다고 그러는 것이다. 연간 1억 원의 피부 클리닉을 드나든 사실이 드러난 후에는 아예 허영에 쩐 공주과로 찍혔다. 그러나 이는 소수자로서 여성 정치인의 고뇌와 번민을 전혀 모르는 데서 나오는 무지다.

남성의 전유물인 그 바닥에서 여성이 살아남으려면 약점을 잡혀선 안 된다는 건 업계의 상식이다. 여성 정치인은 옷 한 벌도 편하게 입지 못한다. 여성 장관이 바지 입고 국회 단상에 섰다고 기자들한테 힐난을 들은 적도 있다. 그때 사람들은 바지 색깔까지 시비를 걸었다.

연예인이 몸값 올리려고 몸에 돈을 아끼지 않듯 정치인도 같은 이유로 돈 쓸 권리를 막을 수 없는 일. 정치인과 연예인의 경계를 허문 것은 그녀의 큰 공로가 아니던가. 그녀가 연예인처럼 하고 다니는 덕분에 남자들의 격투장인 정치에 등 돌린 사람들까지 그 얼굴을 보려고 텔레비전 앞에 모이는 효과를 낳았다.

사람들은 그녀가 얼굴에 돈 바르느라 정책 개발을 게을리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력을 발휘한 점은 잘 모른다. 그녀는 문방위 간사 시절 미디어법을 발의하는 등 막후에서 길을 반들반들하게 닦았다. 반대파들은 조·중·동에 방송 진출의 길을 터주었다며 '언론 5적' 중 한 명으로 그녀를 지목하기도 했다. 옳은 일에는 언제나 모함하는 적이 들끓는 법이다. 조·중·동이 MB 당선의 일등공신인데, 집권했다고 입을 싹 닦을 수야 있나. 그녀가 보은을 위해 '을사 5적'에 빗대어지는 모함을 감수했던 용기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그녀가 감행한 용기 중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사학법 개정에 목이 터져라 반대한 것도 있다. 그의 아버지가 사립학교 재단 운영자라서 그랬다고 사람들은 욕하지만,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정치인으로서 욕먹을망정 기꺼이 효심을 택한 결단은 가상한 것이다. 요즘 그녀는 자기 때문에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아버지가 다치고 있다며 폐부 깊이 상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상심 목록에 남편까지 추가됐다고 하니, 인정에 약한 죄로 감당해야 하는 그녀의 번뇌는 헤아릴 길이 없다. 

서울시장 출마를 계기로 얼굴 예쁜 나경원은 영영 굿바이다. 얼짱 정치인의 진면목에 일동 주목!

잡담: 이 글은 10월 25일자 경남도민일보 칼럼을 손본 것이며, 진중권 씨의 ‘보온 안상수뎐’의 발상을 흉내낸 것임.





* <대자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로 [한국문학의 거짓말-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작가와 비평, 2011)의 저자입니다.
 
기사입력: 2011/10/26 [13:3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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