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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이승만 찬양하는 KBS 사장 물러나라!”
[현장] KBS앞 친일ㆍ독재 이승만방송 저지 비대위 주최 문화제 열려
 
김영조
지금 KBS 주변은 온통 시끄럽다. 백선엽 미화방송에 이어 이승만 찬양 방송을 하려는 KBS에 맞서 사월혁명회,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10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KBS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KBS는 지난 6월 24~25일에 6ㆍ25특집 2부작 <전쟁과 군인>을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항일독립운동가를 무자비하게 학살한 악명 높은 집단 간도특설대 장교였던 백선엽을 미화한 내용이었기에 사회단체의 큰 비난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제 KBS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초대대통령 이승만을 찬양하는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이승만 특집을 광복절 전후에 방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반발한 100여 개 시민단체가 지난 8월 2일부터 단식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지난 4일 아침엔 영등포구청 직원들과 경찰들이 들이닥쳐 천막을 철거했지만 이후 또다시 천막을 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개그맨 노정렬의 사회로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문화제를 여는 모습

 이승만 그는 누구인가? 일부 우익과 KBS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승만은 국부인가? 독립운동사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조직상에도 없는 대통령이란 명함을 맘대로 돌려 월권으로 탄핵을 받았으며, 신채호의 격렬한 비난을 자초한 사람이다. 외교로 독립을 쟁취하자고 외쳤지만 외교상으로 전혀 공적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 사실로 판명된다.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효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 김용삼 전 대표는 “이승만은 해방 뒤 나라를 두 동강 낸 분단의 상당한 책임이 있으며, 민족지도자 김구 등을 암살한 배후자임은 물론, 김구와 임정 지사들의 묘가 있는 효창원에 운동장을 만들며 성지를 훼손한 친일파의 앞잡이이다. 또 100만 명이나 되는 양민 학살의 직접적인 책임자임은 물론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엄청난 부패로 국민의 배척을 받아 쫓겨난 인물로 절대 건국의 아버지가 될 수 없다.”라고 못박는다.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8월 11일 KBS 정문 앞에서 저녁 7시부터 개그맨 노정렬 사회로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사회를 본 노정렬은 해박한 지식과 맛깔스러운 입담으로 참석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어 큰 손뼉을 받았다. 방송사로부터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을 맡은 것은 물론 거침없이 이승만과 김인규 사장을 향한 삿대질을 훌륭하게 해내 대단한 진행자라는 칭찬을 받았다. 

▲ 무대에서 KBS를 규탄하는 이기형 시인, 정동익 의장, 장호권 씨, 박봉자 대표(왼쪽부터)     © 김영조
    
▲ 맛깔스런 사회로 인기를 모은 개그맨 노정렬씨와 민중가수 이지상씨    © 김영조

무대에는 맨 먼저 이기형 원로 민족시인(95살)이 등단해 “우리는 지금 이 나라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이 자리에 왔다. 이승만은 해방 후 좌우의 싸움을 붙였고, 빨갱이 공산당을 무기로 백만명의 목숨을 빼앗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을 국부로 떠받드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한 일이다.”라며 사자후를 토해내 참석자들의 열화와 같은 손뼉세례를 받았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사월혁명회> 정동익 상임의장은 "MB 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이 오더니 KBS가 친일파, 독재자를 찬양하는 방송을 내보내려고 흉계를 꾸민다. 이미 1960년에 국민의 심판이 끝난 독재자를 무덤에서 불러내는 이러한 흉계는 임시정부와 4ㆍ19 민주정신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는 우리 헌법을 모독하는 반민족적 폭거다."라고 강도 높게 KBS를 비판했다.  
 
▲ 나란히 손팻말을 든 부부 참여자(왼쪽), 한 할아버지가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김영조
또 독립지사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씨는 "김인규 사장은 5공화국의 군사쿠데타를 찬양한 인물로 공영방송 KBS 수장에 오를 수 없는 사람이다. KBS가 이승만 찬양 방송을 하려면 차라리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며, 반민족적인 이승만을 찬양하고, 군사쿠데타도 지지한다.'라는 입장을 먼저 공식적으로 발표하라. 또 KBS 직원들이 정말 민족을 사랑한다면 몸으로라도 이런 방송을 저지하고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하도록 분투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전국 유족회>의 박봉자 공동 상임대표는 "KBS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만드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우리 유족들은 그동안 부모를 죽인 사람을 알면서도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앞장서 이 자리에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절절한 목소리로 유족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이후 많은 사람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토해냈으며, 중간중간 민족가수 아리랑 춘향이, 민중가수 이지상, 노래패 꽃다지의 노래공연이 이어져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문화제 도중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김동찬 집행위원은 긴급 입수한 KBS 입장을 낭독했다. KBS는 “최근 일부 사회단체들이 KBS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물리적인 압력에 대하여 언론의 자유와 제작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심대한 사태”라고 규정 했다. 그러면서 KBS는 “더 이상 KBS의 이런 노력들을 폄하하고 언론의 자유, 제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물리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KBS는 그런 부당한 압력에 대하여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합니다.”라고 했다. 

▲ KBS 본관 앞에서 “KBS ‘민족정신’ 관련 프로그램 방송실적”과 “<8ㆍ15> 특집 방송 예정프로그램” 목록을 적힌 펼침막을 걸고 있다     © 김영조
▲ KBS 본관 앞에는 문화제 참여자들이 KBS로 들어오는 것이 두려운 듯 봉고차량으로 봉쇄해놓았다.     © 김영조

이날 문화제 도중 KBS 본관 건물에는 커다란 펼침막 2장이 걸렸다. 그 내용은 문화제에 맞불을 놓으려는 듯 “KBS ‘민족정신’ 관련 프로그램 방송실적”과 “<8ㆍ15> 특집 방송 예정프로그램” 목록이었다. 특히 예정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이승만 특집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는 꼼수에 불과하다. 제작완료된 상태에서 광복절 당일이라도 KBS는 프로그램을 바꿔 방송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였다.

지나가다 펼침막을 보고 문화제에 참여하게 됐다는 서울 명일동의 김승자(52) 주부는 “이승만은 국민에게 쫓겨난 파렴치한 대통령 아닌가요? 그런 사람을 인제 와서 다시 영웅으로 떠받들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독립운동가들도 많을 텐데 공영방송이 광복절에 하나라도 그런 분을 소개하는데 시간을 더 나눠줘야지 무슨 새삼스럽게 친일파 배후 두목이라는 이승만을 칭송하려는지 기가 막힙니다.”라고 말했다.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연 문화제에는 이날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500여 명이 모여 열기를 더했다. 20대부터 90대 고령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KBS가 정도를 걷기를 염원했다. 그러면서 KBS가 이승만 찬양방송을 한다면 절대로 그냥 있지 않을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기사입력: 2011/08/12 [17:3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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