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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과 권세와 싸울 때, 지역주의도 사라질 것"
부산유일 재선 조경태 민주당의원 에세이 <지역주의는 없다> 눈길
 
김철관   기사입력  2011/06/17 [01:59]
▲ 출판기념회     © 김철관
“노무현 대통령을 초청하지 못해 아쉽다. 며칠 전 책을 가지고 봉하마을에 가 노무현 대통령 묘에 받쳤다.”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한 조경태 민주당 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그는 지난 96년 부산에서 15대 국회의원 선거 민주당 후보(최연소 나이 28세)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연거푸 낙선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부산에서 유일한 민주당 후보로서 17대와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지식경제위원회 민주당 간사)의 인생 역정과 정책을 담은 에세이 <지역주의는 없다>가 요즘 정가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행사 참석자들과 악수를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     © 김철관

16일 오후 2시 서울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경태 의원의 <지역주의는 없다>(다움북스, 2011년 6월) 출판기념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의원 등 여야 의원 60여명을 포함한 부산 사하 지역주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등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인사말을 한 조경태 의원은 “원래 정치에 대한 꿈이 없었다”면서 “노점상들의 한숨을 보고난 후, 한번쯤 정치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연거푸 낙선했을 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포기하려고 여러 번 마음먹었다”면서 “처는 8년간 벌이가 없는 나에게 한마디도 어렵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힘들 때, 나에게 용기를 주며 함께 해준 동지가 있었다, 노재철 동지였다, 내가 힘들고 좌절하려고 하면 위로했고, 외롭지 않게 했다”면서 “힘들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을 연결시켜줬다”고 했다.
▲ 조경태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철관

이어 조 의원은 “대한민국 누구보다도 노무현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앞장섰다고 자부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있을 때 내가 ‘동지들을 버려도 되느냐’라고 하면서 삐쳤다, 그 때부터 말도 안했다, 내 혈액형이 A형이다 보니 오래갔다”고 전했다.

특히 “며칠 전, 책 <지역주의는 없다>를 가지고 봉하마을 묘에 가 책을 받쳤다”면서 “제 마음과 완전히 화해했다, 노 대통령은 스승이자 동지였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는 일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발전시켜야한다. 노 대통령을 초청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이날 축사를 한 박희태 국회의장은 “지역주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감히 ‘지역주의가 없다’고 선언한 것은 조경태 의원 뿐”이라면서 “어려운 지역에서 두 번이나 당선이 됐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공감 할 수 있는 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운 것은 '선거 때 도와주질 못할망정 떨어지는 데 가담했다'고 솔직히 시인하고 싶다”면서 “책 출판을 계기로 망국적 지역감정, 지역주의가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박의태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철관

이어 축사를 한 민주당 정대철 고문은 조 의원을 두고 정의롭고 용기있는 사람, 소외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끈질기게 해내는 사람, 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추겨 세웠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젊은 의원이 벽을 넘지 못한 ‘지역주의가 없다’고 외친 것은 의미있는 말”이라면서 “조 의원 같은 야당의 맹장(간사)이 있기에 지식경제위원회가 여야가 협조가 잘 된 바람직한 국회상이 됐다”고 피력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 입장에서 지역주의 장벽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조 의원이 몸을 던져 극복을 했다”면서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몸을 던진 삶을 산 정치인”이라고 피력했다. 그는“토목공학도로서 살았으면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았을 것”이라면서 “작은 체구인데 어디서 그런 큰 목소리가 나오는지, 의원 질의에서 시간이 다돼 마이크가 꺼져도 빛이 난 사람”이라고 했다.
▲ 단상 뒤 펼침막     © 김철관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면서 “왕에게 열일곱 번이나 영의정으로 오라는 청을 받고 거절한 영남 유림 남명 조식 선생의 피가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재경(지식경제위원회 한나라당 간사) 한나라당 의원은“간사로서 민주당 조 의원과는 남다른 친밀감을 느낀다”면서 “국회 16개 상임위 중 의사진행이 완만한 한곳은 지식경제위원회 뿐이 없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의원은 “타당을 가지고 말하긴 그렇지만, 신선한 대선후보가 없다고 하는데, 조 의원이 신선하게 보인다”면서 “밀양 송신탑 설치 반대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지역이 어디에 있든 서민을 찾아가 함께 하는 조 의원을 내년 총선에서 3선에 진입하게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행정부에서도 축사를 했다. 지식경제위원회 피감기관인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은 “재선 이상의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력이 있는 분”이라면서 “저를 잘 이끌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태연 전국유통상가연합회장은 “우리 민초를 사랑하기 때문에 발언의 기회를 줘 감사하다”면서 “중소상인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져 있을 때, 유통법 제정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분이 조 의원이다”라고 말했다.

엄홍길 산악인 은 “지역주의는 없다, 개인의 당리당략과 사리사욕, 이익추구를 위해 만든 말”이라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조경태 의원의 부인인 신미숙 씨는 “이런 곳에 선 것이 무섭고 불편하다”면서 “이곳에 온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편에게 해준 것 없어 죄책감을 갖고 살았다”고 말했다.

▲ 표지     © 김철관
이날 재선 의원인 김재윤(제주 서귀포) 민주당의원 사회로 진행된 출판기념회에서는 조경태의원이 살아온 역정을 담은 영상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조 의원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식장 입구에서 의원, 지역주민, 지인 등 관계자 100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지역주의 벽을 두 번 넘은 부산 사나이' 조 의원의 에세이 <지역주의는 없다>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조 의원은 책을 통해 생전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지역구도 해소와 관련한 발언을 소개했다. "지역구도 해소는 나의 필생의 정치 목표입니다. 나는 여기에 내 모두를 걸었습니다. 결국 그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으나, 정작 나는 아직도 그 목표를 풀지 못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런 노 대통령의 뜻과 꿈과 과제를 안고 정치인에 들어섰다"면서 "이제 감히 말씀 드리겠다"고 밝히면서 지역주의 해소방안을 이렇게 표현했다.

"더 이상 지역주의와 싸우려 하지 않겠습니다. 불의와 편법과 권세들과 맞서 싸울 때 신기루와 같은 지역주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주의는 없습니다."

재선인 조 의원은 연세대학교 객원교수이다. 경남고와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민주당 간사,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민주당 FTA대책특별위원회 위원과 서민생활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조경태 의원 출판기념회 인사말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원래 정치에 대한 꿈이 없었다. 노점상들의 한숨을 보고난 후, 한번쯤 정치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96년 최연소 나이(28세)로 부산 사하에서, 15대 국회의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어 2000년 16대 국회의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연거푸 낙선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포기하려고 여러 번 마음먹었다.

처는 8년간 벌이가 없는 나에게 한마디도 어렵다는 얘기하지 않았다. 처에게 미안했다. 이런 가운데 나에게 용기를 주면서 함께 해준 동지가 있었다. 부산대학교 8~9년 선배인 노재철 동지였다. 그는 내가 힘들고 좌절하려고 하면 위로했고, 외롭지 않게 했다. 힘들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을 연결시켜줬다. 대한민국 누구보다도 노무현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앞장섰다고 자부한다.

당시 나를 포함한 정치인 7명만 노무현을 지지했다. 바로 그 안에 노재철 선배가 있다. 그분이 잘됐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후보로 4번 나와 4번 고배를 마신 사람이다. 다음에 꼭 당선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있을 때 내가 ‘동지들을 버려도 되느냐’라고 하면서 삐쳤다. 그 때부터 말도 안했다. 내 혈액형이 A형이다 보니 오래갔다.

며칠 전, 책 <지역주의는 없다>를 가지고 봉하마을 묘에 가 책을 받쳤다. 제 마음과 완전히 화해했다.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가지고 논쟁하지 않겠다. 노 대통령은 스승이자 동지였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는 것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발전시켜야한다. 노 대통령을 초청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서민, 중소기업, 자영업 등 서민들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더 이상 ‘노무현 정신’ 운운하고 초상화 걸어 놓고 하는 정신 버려야 한다. 노무현 정신을 욕되게 하지 말아야한다. 서민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내년 총선 민주당 후보 찍어 달라는 소리 하지 않겠다. 열심히 하는 사람 찍어 달라.

노 대통령은 서민을 위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원했다. 진정 마지막 남은 노무현 사람은 저도 아니고, 무명정치인 노재철이라는 것을 알아야줘야 한다. 더 좋은 세상이 올 때까지 함께 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주인은 여러분이고 저는 여러분의 머슴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정의롭게 가겠다. 여러분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머슴이 되겠다. 여기 참석한 다대포 시장 상인,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훌륭한 아들이 되고, 벗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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