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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침몰하나? 중도 소장파 등 비주류 부상
비주류 90 대 주류 64 비율만큼 권력이동
 
김재덕   기사입력  2011/05/06 [23:36]
 
6일 실시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의 황우여 의원이 선출된 것은 향후 한나라당의 진로와 관련해 하나의 대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친이계 안경률 의원을 제치고, 1차 투표에서부터 1위로 결선에 진출한 끝에 큰 표 차이로 새 원내사령탑에 선출됐기 때문이다.

사실 황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그 스스로도 "예상 밖의 결과"라고 했듯이 여권내에서 별로 없었다.

이같은 결과는 4.27 재보선 참패 이후 주로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 더욱 팽배해진 내년 총선 패배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정국 운영을 주류측에 맡겨서는 내년 총선에서의 패배를 피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황우여-이주영 의원에 대한 몰표를 몰아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우여 이주영 의원 조는 경선 합동토론회에서도 "더 이상 주류로는 안된다"며, 주류 역할론을 내세우는 안경률 의원과 이병석 의원을 견제했다.
 
비주류의 원내대표 선출은 향후 정국 운영에서의 여권내 권력이동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결선투표에서 나타난 비주류 90표 대 주류 64표 자체가 앞으로 한나라당의 권력지형이 주류에서 비주류로 그만한 비율만큼 역전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말하자면 친이계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황 의원 지지 그룹인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과 친박계의 발언권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안경률 의원을 지지했던 친이재오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친이재오계의 한 핵심 의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침통해했다.

그는 "수도권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많이 느낀 것 같고,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를 견제하겠다는 의중들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수도권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40여명은 당 쇄신을 추동하기 위한 '새로운 한나라'를 결성키로 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은 원내대표 경선을 시작으로 전당대회 때까지 활동하면서 당 쇄신에 나서기로 해 여권내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의원 당선에 기여한 친박계 역시 수도권 의원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박근혜 역할론'의 부상과 맞물리면서 목소리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계에 맞서 내년 총선에 대비한 수도권 소장파와 친박계간 연대가 현실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기류는 앞으로 당 대표 선출 등 지도부 구성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장파, 중립지대 의원들의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당 대표도 젊은 세대 또는 중립성향 출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수도권 출신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만큼 당 대표에는 비수도권 출신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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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5/06 [23: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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