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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나 홀로 선거'의 허상과 진실
분당을 손학규-김해을 김태호 '인물론' 전략…보다 솔직하고 책임있는 선거운동 필요
 
박종률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4.27 재보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격전지의 선거판세가 예측불허의 혼전을 거듭하면서 여·야 모두 총력 필승전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분당을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김해을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른바 '나 홀로 선거'를 고수하고 있다. '이재오 벤치마킹'으로도 불리는 이들의 선거전략이 과연 결실을맺을 수 있을지 '나 홀로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와 배경을 짚어본다.

▶ '나 홀로 선거'라는 말이 어떻게 등장하게 된 것인가?

=사실 예전 선거에서는 '단기필마', '혈혈단신' 등의 표현이 사용됐다. 이는 중앙당 차원의 조직과 자금 지원보다는 후보 개인이 갖는 이미지와 브랜드를 앞세워 유권자 표심에 호소하는 선거전략이다. 그런데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은평을에서 '현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나 홀로 선거', '1인 선거'를 표방한 뒤 승리했고, 여세를 몰아 특임장관에 오르면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기 시작했다. 다만 '단기필마'라는 표현이 정치적이라고 한다면 '나 홀로 선거'라는 표현은 낮은 자세와 겸손함을 연상시키는 감성적 터치로 유권자들의 동정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이다.

사실 그동안 여야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나 총선 등에서 '단기필마'로 출사표를 던졌던 정치인들이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찬종 전 의원, 이인제 의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스타급의 유명세를 탔던 인물들이 이른바 '나 홀로 선거'를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이번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마찬가지고, 분당을에 나선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도 선거운동 초기에는 '나 홀로 선거'를 표방했었다.

▶그렇다면 여야 정당과 출마후보들이 일부 지역에서 '나 홀로 선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 차원으로, 여야 각 정당과 후보들이 사전교감 하에 '나 홀로 선거'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이번 4.27 재보선을 준비하는 여·야는 지금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각 지역이 갖는 특수한 정서, 또 특정후보 개인의 정치이력, 성향 등을 꼼꼼하게 시뮬레이션한 뒤 이른바 '맞춤형 선거전략'이라는 것을 마련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인데, 한나라당의 경우는 빅3 지역 가운데 '강원지사 선거'를 상대적으로 안정권으로 여기면서 '분당을' 지역에 당력을 집중하고, '김해을'은 김태호 후보 중심의 '나 홀로 선거'로 방향을 잡았다. 반면 민주당은 '분당을'은 손학규 후보의 '나 홀로 선거' 지역으로, '강원지사 선거'와 '김해을'은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과 함께 야권 후보단일화의 힘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전남 순천은 민노당 후보, 강원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를 내세우기로 단일화 합의를 이룬 바 있다. 그런데 분당을은 한나라당 텃밭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고,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야성(野性)이 강한 야권의 영남권 교두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홀로 선거'를 표방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봤자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철저히 '인물론'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하지만 손학규 후보와 김태호 후보가 '나 홀로 선거'를 선택한 정치적, 개인적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두 사람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손 대표의 경우는 현재 제1야당의 대표이자,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한나라당 탈당 전력과 민주당내 호남권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지난 2009년 10.28 재보선에서는 '수원 장안' 출마설이 제기됐다 흐지부지됐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의 대리전으로 치러진 이번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다. 더욱이 이번 재보선의 성격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여·야의 교두보 마련으로 부상하면서 차기 대권주자인 손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신중함이 우유부단함으로 비춰지는 당내 비판론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당을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손 대표의 이같은 속내는 "분당을은 내가 선택했고, 내가 가야할 길이며, 국민이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시금석이 될 곳"이라고 언급한 데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당 대표 입장에서 다른 지역 출마후보들을 위한 지원유세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이 출마한 '분당을'에 중앙당이 총력지원전을 펴는 것도 모양새는 좋지 않다. 만일 중앙당이 '분당을'에 당력을 집중했다가 패할 경우에는 손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 결국 손 대표 입장에서는 '나 홀로 선거'를 통해 이겼을 경우 효과는 배가 되고, 설사 패한다 하더라도 당을 위해 헌신했다는 동정여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쁜 카드'는 아닌 것이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나 홀로 선거'는 어떻게 볼 수 있나?

=김태호 후보도 선거운동 초기부터 한나라당 지도부에 '지원사격 중지'를 수 차례 요청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한나라당을 내세울 경우 역풍을 우려한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과학벨트 입지선정 논란과 같은 여권발 악재로 민심이 이반된 상황도 유권자 표심에 상당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지난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표현의 차원에서 '나 홀로 선거'에 임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사 3선도전을 포기한 뒤 입각설이 제기됐고, 실제로 세대교체 주자로 거론되면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낙점됐던 김 전 지사이다. 때문에 김태호 후보 역시 이번 선거는 자신의 향후 정치행보에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것이다. 만일 야권의 단일후보를 이기고, 그것도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위상도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도 처음에는 '나 홀로 선거'를 표방하지 않았나?

=강재섭 후보의 경우는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설 등으로 당과 청와대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어쩔 수 없이 '나 홀로 선거'에 나선 측면이 있다. 때문에 여야 전현직 대표간의 빅매치에도 불구하고 강재섭 후보는 분당 토박이론, 15년 분당 신도시 원주민을 내세우며 손학규 후보와의 차별화를 기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선거초반의 백중우세 판세가 점차 악화되고 손 대표와 오차범위내 각축전이 전개되면서 한나라당이 '당대 당' 대결구도로 입장을 정해 거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강 후보의 '나홀로 선거'는 막을 내렸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제2의 강남'으로 불리는 분당에서 패할 경우 '한나라당의 분당' 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당초 강재섭 카드에 반대입장을 밝혔던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도 지원유세에 가세하는 등 한나라당이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나 홀로 선거'가 가능한 것인가? 또 일각에서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흐리는 '정치 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은평을에서 당선된 이재오 장관은 "나를 살리고 싶거든 한강을 넘어오지 말라"며 당 지도부의 지원을 극구 사양했다. 당시 정치적 상황은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였고, 또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은평을 3선 관록에 같은 지역에서만 무려 41년을 살아온 차별성, 그리고 조직력과 자신감, 특유의 정치적 감각이 어우러진 '나 홀로 선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손학규 후보와 김태호 후보가 ‘나 홀로 선거’에 나서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이재오 벤치마킹’, ‘이재오 학습효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실 손 대표가 민주당 사람이고 김 후보가 한나라당 사람인 것을 모르는 유권자들은 드물 것 같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기호 2번 민주당 손학규’라는 어깨띠를 두르지 않거나 맨 와이셔츠 차림으로 유권자들을 만난다. 다만 민주당 상징색인 초록색을 염두에 두고 연두색 넥타이라든가 연두색 상의를 착용한다. 김태호 후보는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한나라당은 손학규 후보의 ‘나 홀로 선거’를 ‘민주당 숨기기, 무소속 전략’이라고 비난하고, 야당에서는 김 후보의 참배를 진정성 없는 쇼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참패했지만 민주당 소속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들을 위해 며칠 동안이나 백악관을 비운 채 각 주를 순회하는 지원유세를 벌였다. ‘나 홀로 선거’의 진정한 의미를 폄훼하고 싶지는 않지만 유권자들을 상대로 보다 솔직하고 책임있는 선거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대자보 제휴사 = 뉴스부문 최고히트싸이트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11/04/20 [01:1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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