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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가 盧와 결별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
[김용민-공희준 방담⑤] 야권, 박근혜처럼 노무현과 이명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 없어
 
공희준   기사입력  2011/03/29 [20:51]
아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와의 방담 내용이다. 이번 방담은 한국 사회의 내로라하는 '신진기예(新進氣銳)'들을 만나 대단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치를 비롯한 세상사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자는 기획시리즈의 일환이다. 방담은 3월 21일 월요일 오후 원효로 3가에 위치한 '제국기획'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열린우리당 시절 지금의 박근혜처럼 했어야
 
- 김용민(이하 김) : 진보적 정체성을 드려내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을 죽여 버려야 한다.”는 말도 하는 게 아닐까요? 품격만 따지는 것도 조금은 야박한 것 같은데….
 
= 공희준(이하 공) : 말을 과격하게 해서 사이코스러운 게 아닙니다. 천정배 씨가 민주당 최고위원이잖아요? 그런데 최고위원이 문성근과 어울려 다니면서 민주당이 후보 내지 말자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이코란 소리를 듣는 거지. 민주당이 선거에서 후보 내지 말자고 하는 사람이면 민주당 최고위원 반납해야 정상에요. 지금 민주당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공당의 수뇌부가 모여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비리사학에 파견된 관선이사들의 모임 같아요. 어떻게 하면 여기서 빨리 손 털고 떠날까 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인상이라니까. 저 사람들이 정말 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인지 믿어지지가 않아. 그러니 그 사람들이 달리 사이코들이겠어요?
 
김 - 전략적 견지에서 바라보면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야권연대의 일환이라고 평가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공 = 내가 김 교수님께 또 반문해볼게요. 예컨대 정동영 씨가 다음 대선에서 야당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면 유시민 지지자들이 정동영을 찍겠어요? 물론 안 찍죠. 이번에는 역으로 유시민 씨가 야권의 단일 후보로 됐다고 가정해봅시다.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등 돌린 호남 유권자들이 유시민 찍어주지 않습니다. 환상에요. 망상이고. 과거에 노 전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한 다음에 경상도에서 참여정부 지지율 올랐다고 좋아하던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 장사로 치면 앞에서 하나 남기고 뒤에서 열 밑지는 거예요. 그렇게 때문에 저는 정상적으로 정당정치를 하자는 겁니다. 정상적으로. 그리고 야권이 단일정당이든 단일후보든 아무튼 이겨서 정권을 잡은 다음에 국정을 잘 운영하면 문제없겠지만 잘못했을 경우에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겁니까? 책임질 사람도, 책임지려 할 사람도 분명 없을 겁니다.
 
박근혜 현상이란 뭐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현 대통령의 공통점이 매우 많은데 박근혜 씨 같은 경우에는 그 둘 다한테 대립각을 세웠던 사람입니다. 노무현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이명박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입장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를 빼면 여야의 주요 대권후보들 가운데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김 - 천정배도 그렇지 않았나요?
 
공 =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지 않습니까? 법무부 장관. (한숨을 내쉬며) 그게 크죠. 나도 지금도 참 아쉬운 일이 있어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했을 때 김근태 씨가 청와대를 힘껏 들이박은 다음에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거나, 그게 아니면 열린우리당 내에서 현재의 박근혜 씨가 한나라당 안에서 띠고 있는 정치적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으면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가 상당히 달라졌을 겁니다.
 
김 - 김근태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공 = 김근태 본인이 설사 대통령은 못 되었더라도 상당한 세력을 자기 밑에 안정적으로 거느렸을 테고, 그 세력이 한국정치의 구도가 수구보수의 일방적 우위로 짜이는 사태를 효과적으로 막아냈을 겁니다. 바꿔 말하면 노무현으로부터 자유롭고, 이명박으로부터도 당연히 자유로운 세력이 현재의 민주당 안에 강하고 많게 포진해 있을 수가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그런 세력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잖아요.
 
김 - 그렇다면 내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한번 예측해보죠. 현재의 흐름을 본다면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박근혜 씨가 대권을 차지할 거라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각들에 동의하십니까?
 
공 =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기기묘묘한 묘수들이 정치에서 통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소위 강남좌파가 출현한 것도, 이른바 ‘조국 현상’이 나타난 것도 결국에는 그 가장 큰 원인은 오마이뉴스 사장인 오연호 씨에게 있습니다.
 
오연호는 묘수중독증에 걸려
 
김 - 왜 오연호 씨한테?
 
공 = 솔직히 말해서 오연호는 환자에요. 무슨 환자냐? 묘수중독증 환자입니다.
 
김 - 오연호 사장은 자신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 거라고 말합니다.
 
공 = 그러니까 환자라는 겁니다. 아주 기기묘묘한 묘수만 잘 개발해내면 세상에 못할 것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런데 한번 보자고요. 문국현 실험의 실패에 대해서 오연호는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남들은 다 문국현 실험이 실패했다고 인식합니다. 심지어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나 김헌태 전 KSOI(한구사회여론연구소) 소장 같은 인물들도 실패를 인정해요. 그런데 오연호만큼은 그걸 실패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 오연호 씨는 그 당시에 자기가 문국현 카드보다 더 자극적이고 화끈한 걸 들고 나오지 못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판단하거든요. 묘수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묘수를 덜 둬서, 묘기를 덜 부려서 문제가 생겼다고 여긴다는 거죠. 그 결과 이번에는 문국현 실험 때보다 더 황당하고 엽기적인 카드를 걸 꺼낸 겁니다. 문국현은 그나마 약간은 대중적으로 검증된 구석이라도 있죠. 조국은 정치인으로서 검증된 게 전혀 없어요. 솔직히 나도 조국이 정확히 뭐하는 사람인지 몰랐어. 오연호가 조국 띄워주기 전까지는 진중권이 변희재 놀려먹을 때 쓰는 표현대로 일개 ‘듣보잡’일 뿐이었지. 누군가 그러는 건 들은 적이 있어. 조국 씨가 옛날에 사노맹 활동을 했다나. 그런데 그게 도대체 언제 얘기야.
 
나는 진보진영이 정상화되려면 오연호 같은 사람들이 빨리 도태돼야 한다고 봅니다. 도태! 왜냐? 퇴출은 곤란해. 퇴출될 경우에는 자기가 마치 억울하게 쫓겨난 것처럼 또 머리 들이밀고 이 동네에 출몰할 것 아닙니까? 도태돼야만 변명의 여지가 없어지는 거지. 오연호 씨 같은 사람들이 빨리 도태돼야 진보든 개혁이든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있을 겁니다.
 
김 -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그게 무얼 뜻하는 거죠?
 
공 = 정당정치의 회복입니다. 정정당당하게 정치하자는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책들을 유권자들에게 내놓고, 그 결과를 책임지라는 겁니다. 유권자들이 그 정책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면 그 모자란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채워나가서 국민들에게 좀 더 개선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거지요. (분노한 음성으로)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어. 오로지 묘수야 묘수! 요렇게, 요렇게, 요렇게 하면 또 요렇게, 요렇게 될 것이라는 ‘경우의 수’들만 다들 남발하고 있다니까. 오연호 씨만 그런 게 아닙니다. 현재 서프라이즈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전부 환자에요. 오연호 씨가 묘수중독증 환자라면 그 사람들은 무슨 환자냐? ‘경우의 수’의 환자들이지. 나는 거기 잔류한 사람들의 몰골을 보면 한국축구의 암흑기가 떠올라. 우리는 승점이 얼마고, 상대방의 골득실의 차이가 얼마니 이 팀이 저 팀을 잡아주면 우리 국가대표팀이 올라갈 수 있다고 열심히 경우의 수를 계산하던 한국축구의 암흑기 말에요. 죄다 제정신들이 아닌 셈이지.
 
김 - 정정당당한 정치, 또는 정상적인 정치를 더는 회피하지 말자는 주장이시네요.
 
공 = 정정당당한 정치, 정상적인 정치를 이룰 수 있느냐의 관건은 만신창이가 돼버린 정당정치를 복원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복원에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국에 오히려 가뜩이나 망가진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더욱더 파괴하는 데 광분하고 있잖아요.
 
김 -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 자체도.
 
공 = 그것 자체가 정당정치의 파괴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상이죠. 나는 창작과비평 같은 곳들이 빨리 거취를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문학에 전념하던지, 아니면 구성원들이 각자의 지향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에 걸맞은 정당에 입당하던지 둘 중 하나를 어서 선택하라는 겁니다. 우리가 왜 창비를 비판하겠습니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거든요.
 
김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
 
공 = 가령 백낙청 씨를 보세요. 그 양반이 그동안 한국사회를 위해서 기여한 업적은 나도 충분히 수긍하고 존중합니다. 그렇지만 그 양반이 대체 무슨 자격이 있기에 남의 정당이 후보를 내라느니, 내지 말라느니 하면서 왜 관여합니까? 백낙청 씨가 하다못해 어디 구의원이나 도의원 선거라도 출마해본 경험이 있나요? 물론 나도 그런 것들에 나온 적은 없지만 대신에 나는 내 스스로가 떳떳하게 공언합니다. 나는 정치에 관계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나더러 그러더라고. “너는 왜 한나라당 욕은 안 하고, 왜 매일 진보만 욕하느냐고 하는데….
 
이재오는 감옥 ‘입갤’, 박근혜는 ‘잔다르크병’ 환자
 
김 - (급하게 끼어들며) 정당정치의 기준에서 한나라당에게는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공 = 어차피 상대평가가 될 테니 절대평가 방식의 점수로는 매기지 않을게요. 정당정치의 관점에서 채점하면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1등입니다. 왜? 우리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가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 이이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반면, 이건 아주 중요한 건데, 내년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가 나올지, 국참당 후보가 나설지 알 수 있습니까? 몰라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릇 정당이란 생명체는 선거를 통해서 그 수준과 능력이 나아지고 발전하기 마련입니다. 한나라당은 선거를 할 때마다 강해져요. 전점 강해져. 그런데 민주당, 선거를 할 때마다 점점 ‘양아치당’으로 변모해가.
 
김 - 이렇게 하니까 안 되네 하면서 매일 폼만 바꾸는.
 
공 = 그렇죠. 프로야구 감독이 봤을 때 제일 한심한 선수가 어떤 선수냐 하면 수시로 타격폼, 투구폼 바꾸는 선수들입니다.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이 벌떼야구. 출석체크 야구를 한다고 비록 눈총을 받기는 해도 그 양반한테는 최소한의 규칙성과 법칙성과 예측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어제 마무리로 등판시킨 투수를 오늘 갑자기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리는 일 같은 건 어지간하면 안 하거든. (일동 웃음)
 
김 - 2012년 봄의 19대 총선은 승패가 어떻게 갈릴까요?
 
공 = 수도권 민심의 현황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이기겠죠.
 
김 - 영남은요?
 
공 = 영남이야 뭐, 역시.
 
김 - 이재오 신당론, 이건 불가능하겠지요?
 
공 = 이재오 씨가 디시인사이드 친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마도 감옥에 ‘입갤’하고픈 모양입니다. 입갤!
 
김 - 입갤, 그게 무슨 소리죠?
 
공 = 교도소에 들어가시고 싶나 봐요.
 
김 - 왜?
 
공 = 反박근혜 신당을 창당한다는 건 이재오 씨 입장에서는 옥쇄를 각오하고 감행하는 행동입니다. 실제로 신당을 창당하게 된다면 그 돈이 어디서, 어떻게 조달되겠습니까? 이재오가 신당 창당을 하기 위해서 쓴 정치자금에 대해 차기 정권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조사와 수사가 들어가지 않겠어요?
 
김 - (이재오가 주도하는 신당 창당이) 현실성이 있다고 보세요?
 
공 = 이재오라면 충분히 할 수는 있어요. 왜냐하면 이재오도 나름대로 환자거든.
 
김 - 2012년의 한나라당 공천은 누구에게 주도권이 있을까요?
 
공 = 그때까지도 일단 친이세력이 헤게모니를 행사하겠죠. 어차피 지금의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총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입니다. 굳이 자기까지 총선 패배의 덤터기를 뒤집어쓸 까닭이 없겠죠. 그리고 역시나 박근혜도 환자입니다. 잔다르크병, 박근혜 씨가 ‘짜잔’ 하고 나타나기에는 아직은 한나라당의 처지가 덜 어려워요.
 
김 - ‘짜잔’ 하고 멋지게 나타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거다? 아주 극한적인 위기까지 가야 할 거다?
 
공 = 그래야 짜잔 하고 나타나지. 지금은 싱겁잖아요.
 
김 - 그런 상황은 이명박 정권의 헛발질에서 비롯되는 거겠죠? 야당이 힘을 얻고 위협적 존재가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것도 아니니.
 
공 = 현재의 박근혜는 자신의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김 - 2012년 총선을 계기로 국회의 세력판도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여소야대의 의회구조가 창출될 수 있을까요?
 
공 = 그래도 여소야대가 되기 힘든 이유가 지금으로서는 박근혜한테 차기 정권이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이탈할 의원들이 거의 전무할 것이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혹 여소야대 구조로 몇 달쯤은 갈 수도 있겠죠. 그러다가 대선 끝나면 하늘에서 새떼들 부지런히 날아다니겠지.
 
김 - 아이고, 완전히 쓰레기들이지.
 
공 = 그런데 맹점은 누구를 콕 집어서 신나게 까기만은 불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지금의 민주당은 진즉에 제 손으로 정당정치를 포기했어요. 현재 민주당 안에서 제일 지지도 높은 대선주자가 손학규 씨인데 그는 한나라당에서 넘어온 사람입니다. 그것만이 아니죠.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제이 많이 당적을 바꾼 정치인이 이기택 씨일 겁니다. 그런데 그 기록은 50년 동안의 선수생활에서 수립된 기록이거든요. 웃긴 건 유시민 씨가 10년도 채 안 돼서 이기택 씨의 대기록에 근접했다는 거지요. 그러니 누가 누구를 욕하겠습니까? 우리 쪽에서 안정되고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운영하고 있다면야 잦은 정계개편을 핑계로 이뤄지는 철새정치인들의 빈번한 당적 변경을 자신감을 가지고 비판하겠지만 이건 뭐 야권연합 구실로 공천조차 안 해.
 
김 - 일리 있는 지적이십니다.
 
공 = 정당정치를 파괴하는 습관을 내버리지 못하면 이쪽은 미래가 없습니다. 2012년이나 2017년에 한나라당이 혹여 당명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당의 흐름이나, 전통이나, 맥이 끊어지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장기적 전망은 고사하고 과연 당이 존립할 수 있을지 그마저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왜 그러냐? 조국과 오연호, 오연호와 조국 부류의 떴다방 마케팅이 끊임없이 계속 기승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악순환이지. 더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되고. 나는 이러다가 오연호 씨 머릿속에서 ‘30년 태연 집권론’이 숙성되지 않을까 걱정될 지경이에요.
 
김 - 태연 집권?
 
공 = 소녀시대.
 
김 - 소녀시대 태연!
 
공 = 흐흐흐. 지금 같은 기조라면 오연호 씨 나중에 무슨 짓을 하게 될지 몰라요. 30년 태연 집권 대망론을 왜 못 펴겠어? 오늘의 소녀시대 열성팬들이 30년 후에는 전부 다 투표권 가진 유권자들이 자연스럽게 될 텐데.
 
호강 누린 진보는 알아서 사라져라
 
김 - 정당정치의 복원, 그건 정치의 본질이지 기초인데 우리는 그걸 지나치게 경시해왔다는 생각입니다. 상수가 아닌 변수만 중시하는 것 같은데.
 
공 = 사람들이 항상 묘수만 두려고 해. 제가 바둑을 두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묘수 세 번 둬서 이기는 바둑은 없다는 기본적 상식 정도는 익히 잘 압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구애할 때도 쇼킹한 이벤트도 한두 차례지, 그런 충격의 이벤트를 매일 벌여봐. 여자가 저놈 정신병자라면서 도망가지. 저 인간은 로맨티스트가 아니라 사이코라면서. 예컨대 아가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 담벼락에 ‘선영아 사랑에’ 식의 사랑을 고백하는 대형 포스터를 한두 번쯤 붙여놓으면 여자가 감동하겠지만 계속 그래봐. 그게 바로 환자지.
 
지금의 한국사회, 곧 남한을 한반도 전체라고 상정해볼 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북한입니다. 북한에요. 진보진영은 남한입니다. 그렇다면 남한부터 먼저 진보시켜야 올바른 순서가 아닙니까? 그런데 진보의 주류로 불리거나 그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들 알리바이 만드는 작업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요. 알리바이 만들기에 올인한 대표적인 유형이 진중권이지. 자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죽어라 이명박만 욕하는 사람들의 근본적 마인드는 북한 민주화운동 한답시고 북녘 땅을 향해서 김정일 저주하는 내용의 삐라 달린 풍선 날려 보내는 뉴라이트 단체 회원들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현실도피에요. 현실도피. 내가 당장 실천해야만 하는 과제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김 - 그분들이 당장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공 = 반성하고 사라져야지. 사라져야 해요. 나는 정연주 씨 같은 사람들이 여태까지도 한겨레신문에 언론인이랍시고 칼럼 쓰는 광경을 보면 정말 가소로워요. 나는 정연주 씨가 참여정부에서 재야인사 노릇이라도 한 줄 알았어요. 그 양반 지난 정부에서 KBS(한국방송) 사장하면서 호강했잖아요? 호강한 사람들은 알아서 양심껏 사라져줘야지. 왜? 국민들은 정연주니 하는 사람들이 앞에서 깔짝깔짝 대는 모습을 보고 노무현 정권에서 누렸던 호강 계속 누리고 싶어 저런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무슨 거창한 대의명분을 위해서 이명박 정권과 싸운다고 더는 믿지 않아요. KBS 사장하면서 미칠이 최정원과 방송국 공식행사에 다정하게 팔짱 끼고 나온 게 호강이 아니면 대체 뭐가 또 호강이야. 누릴 만큼 누렸으면 양심껏 물러나야지. 안 그렇습니까? 그래야만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이 등장해서 진보가 새롭게 혁신할 수 있을 것 아니에요? 진보하지 못하는 진보가 무슨 진보야? 그냥 수구일 따름이지.
 
대한민국 진보진영에는 적나라하게 말해서 똥차들이 너무 많아. 똥차들이. 똥차진보들 특히 많은 데가 한겨레신문과 창작과비평이라고 난 봐요. 이제 똥차들은 전부 깨끗하게 알아서 뒤차에 차선 비켜줘야지. 왜냐? 당신들 때문에 신진기예가 못 크잖아? 신진기예가! 사실 그 똥차들도 한때는 신진기예였잖아. 그런데 더는 신진기예가 안 들어오는 거야. 결국 저 사람들 생각은 벽에 X칠 할 때까지 자기네들이 진보진영에서 대장 노릇 하겠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보수입니다. 보수란 게 별게 아닙니다. 새로운 발전, 새로운 흐름, 새로운 태동을 억지로 틀어막는 것, 그게 보수인 겁니다.
 
나훈아가 너훈아 불러내는 게 연대인가
 
김 - 진보개혁 진영에서 보이는 배타성 같은 단면들은 어떻게 해석하세요?
 
공 = 음, 배타성이라…. 그렇게 진단할 수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진보의 간판 아래 제각기 블록를 지어 모여 있는 것은 이념에 근거해 응집한 결과가 아니라고 풀이해야겠죠. 다들 이런저런 인맥으로 뭉쳐 있는 사람들입니다. 문단만 봐도 어떠한 문학적 사조나 창작의 기법에 기초해 무리를 짓는 게 아닙니다. 누구 문하생인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어디를 통해 등단했는지 등을 중대한 준거로 삼아 동아리를 형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조국과 오연호가 왜 둘이 눈이 맞았겠습니까? 우리 비슷한 학생운동 족보네. 게다가 우리 둘 다 일류대 출신 운동권이네. 한마디로 같은 코드끼리의 동종교배를 부단하게 꾀하는 겁니다. 어쩌면 이제는 동종교배 단계도 넘었다고 봐야지. 거의 근친상간 수준이라니까. 오연호와 조국 둘이서 하루 종일 같이 붙어 앉아 속된 말로 아무리 짱구 열심히 굴려보세요. 참신하고 창의적 콘텐츠 전연 안 나옵니다. 너나 나나 어차피 똑같은 레퍼토리만 나오지. 내가 그래서 웬만하면 유유상종 하지 말라는 겁니다.
 
연대란 것은 저마다의 차별화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힘을 합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놈이 그 놈인 난장판이 무슨 연대입니까? 남진과 나훈아, 나훈아와 남진이 손을 잡으면 연대가 되겠지마는, 나훈아와 너훈아가 손잡는 게 무슨 연대입니까? 나훈아와 너훈아가 뭉치는 게 무슨 연대야? 그거 연대 아냐. 생쑈지. 내가 나훈아야. “팬 여러분, 오늘 제 리사이틀에 귀한 손님을 한 분 모셨습니다, 평생 동안 저의 라이벌이었던….” 그럼 공연 구경하러 온 청중들은 당연히 “와, 남진 나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겠지. 그런데 거기서 “오늘의 특별게스트, 너훈아!”라고 해봐. 분위기 썰렁해지는 거지.
 
김 - 너훈아, 하하하!
 
공 = 지금 대한민국 진보의 주류란 사람들이 그런 지경입니다. 나훈아와 너훈아, 너훈아와 나훈아가 모이는 게 통 큰 연대래. 나는 그 사람들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 각주 : 들리는 바에 의하면 조국 씨가 스스로를 ‘국민좌파’라고 칭했다고 한다. ‘國民’은 국가주의를 신봉하는 우파의 개념이다. 좀 급진적인 사람들 중에는 ‘황국신민’을 부르짖었던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라며 아예 쓰지 말자고 주장하는 부류도 있을 정도다. 이러한 역사적 연원 탓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에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문패를 바꿔 달기도 했다.
 
‘국민좌파’는 어떤 얘기냐? 성철 스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리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입적’하셨다는 말이다. 본인에 관한 그깟 대단치 않은 독설들 옆에서 몇 마디 전해 들었다고 저렇게 기본적인 개념조차 혼동할 정도로 사람이 페이스가 흔들려서야 쓰겠는가? 조국 씨는 제발 맷집부터 먼저 기르고서 제도정치권에 도전하기 바란다. 보는 사람들 마음이 다 불안해질 지경이다.

[계속 이어짐…]
글쓴이는 시사평론가, <이수만 평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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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3/29 [20: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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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1/03/29 [21:44] 수정 | 삭제
  • " 왜 그러냐? 조국과 오연호, 오연호와 조국 부류의 떴다방 마케팅이 끊임없이 계속 기승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 사진이나 또는 만화 같은 것들을 조금 더 첨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대자보 자본이 열악할 것이기에 이것도 감사하지만 말입니다. 어쨋든 좋은 멋진 글들 보러 오는 이들이 많아서 클릭수도 엄청 증가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