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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에…'일본판 엑소더스' 현실화
여진 공포에 방사능 유출까지 겹치면서 '탈출' 가속화
 
조혜령   기사입력  2011/03/18 [03:05]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등 원전 공포가 확산되자 일본 시민들이 피난길에 오르고 외국인들도 일본을 속속 떠나는 등 일본판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16일 11시 현재 니가타현 내 16개 대피소에는 2천여명이 넘는 피난민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원전 폭발로 대피령이 떨어진 후쿠시마현 주민 1,600명이 바로 옆에 위치한 니가타현으로 몸을 피했다.

이 때문에 니가타현 니이가타시 체육관에는 수용 인원 400명을 훌쩍 넘긴 600여명이 대피해 있다.

후쿠시마현 미나미 소마시에서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해왔다는 57세 남성은 "원전에서 사고가 있었지만 휘발유가 없어 대피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빨리 도와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원전 가동이 중지된 미야기현에서 피난 온 37세 남성도 "7시간을 걸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 피난처마저 꽉 차서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며 지친 발걸음을 옮겼다.

◈ "일본 빠져나와라" 외국인 탈출 러시

일본 내 외국 기업과 대사관도 자국민 철수를 시작했다.

중국대사관은 전세버스를 지진 피해 지역으로 들여보내 자국민을 공항으로 이동시킨 뒤 본국으로 철수시킬 계획이며 프랑스 정부도 에어프랑스에 자국민 귀국을 위한 임시 항공편을 요청한 상태다.

또 독일 대사관과 스위스 대사관도 웹사이트를 통해 지진 피해 지역과 일본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다른 국가로의 대피를 촉구했다.

외국 기업들의 탈출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타임즈오브인디아는 16일 일본에 지사를 둔 인도 IT 업체인 인포시스,TCS 등 정보통신업체들이 일본 주재 인도인에게 방사능 노출 위험이 있는 재해 지역 직원들에게 귀국을 명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최대 IT 회사인 TCS는 100여명의 인도 직원과 가족들의 귀국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인포시스의 경우 일본 내 직원 500명 중 376명을 귀국시켰다가 상황이 개선된 뒤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도 IT 업체 관계자는 "인도인 직원뿐 아니라 일본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모든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 우리 교민들도 '일본 탈출'…비행기 예약 꽉 차

우리 교민들의 귀국 행렬도 이어져 인천공항 입국장은 일본을 빠져나온 교민들로 붐비고 있다.

교민들은 일본 내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방사능 위험까지 커지자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16일 도쿄 하나다와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20편 항공편의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대한항공에 일본에서 인천 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이 있냐고 묻자 관계자는"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편마다 50명에서 최대 100명까지 초과 예약되어있는 상태"라며 "급히 비행기 2대를 증편해 운항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진과 방사능 유출 위험으로 일본을 빠져 나오는 우리 교민들의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일본으로 가는 사람보다 나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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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3/18 [03: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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