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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 '각자 대통합 후 연대'가 최선
진보정당 살기 위해선 색깔 분명히 해야‥어설프게 섞이면 '보수정당 양념' 전락
 
장학생   기사입력  2011/02/12 [20:52]
당원 40% 이상이 보수정당과 연합 찬성…
진보신당의 성격 드러난 당원 여론조사
 
최근 진보신당은 당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40% 이상의 당원이 보수정당과 연합하자고 응답하였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측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비록 표본이 정확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이 여론조사는 진보신당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진보신당이 어떤 정당인가?

80년대 민중민주 민주화 운동(이하 PD)을 통해 성장하여 90년대 진보정당 건설의 결실을 맺었다. 90년대까지 적대시하던 민족민주 민주화운동(이하 NL) 진영과 손을 잡고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을 창당했다. 초기에는 노회찬, 단병호 등 인물들이 많았고 NL측 다수가 당에 소극적이거나 입당을 하지 않아 민주노동당의 주도권은 PD가 잡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해 당원 직선제를 채택하였다. 이것은 PD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되었다. PD는 90년대 몰락하다시피 하여 2000년대에는 대학 총학생회 숫자가 두 자릿수도 안되고 있고, 올해는 서울대와 동덕여대 등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PD는 `선수 수급`이 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학번까지 국회의원 후보군으로 등장하는 NL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 2004년 17대 총선 결과 13%가 넘는 정당 지지율로 원내에 진출하며 NL에서도 적극적으로 당에 결합하였고, 당에서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기던 `당원 직선제`는 쪽수가 많은 쪽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04년 당직 공직 겸직을 금지하도록 하자 심상정, 노회찬 등의 인물들은 출마도 못 하고 지도부는 대거 NL 후보들이 당선됐다.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40%가 넘는 득표를 한 이용대 후보를 누르고 결선투표에서 주대환 후보가 당선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이후 당의 운영은 물론이고 각종 당내 선거마다 PD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PD는 민주노동당에 더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당원직선제 포기하고 보스끼리 당을 운영하자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결정적인 사건은 2007년 17대 대선이었다. 권영길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본선에서는 대 참패를 하였다. PD 입장에서는 이미 스타로 성장 한 심상정과 노회찬이라면 당을 깨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을 깨는 건 대표적인 삼김정치의 폐단인데 진보정당에서 결국 이것마저 따라하고 말았다. 조승수 등의 `팀킬`이 성공하여 만든 당이 진보신당이다.

진보신당은 처음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노회찬이 서울에서 심상정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당선되어 민주노동당을 압도할 것 같았다. 그러나 두 곳 모두 한나라당 후보에게 아쉽게 낙선하며 원내 진출에 실패하였다. 진보신당은 이후 아직까지도 진보정당 통합 혹은 민주노동당과 재결합 없이 독자세력화를 계속 하고 있다. 물론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처럼 `팀킬`도 계속하고 있다.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민주노동당과 대등한 당세가 되어야 진보정당 통합도 주도하고 지분도 확보할 수 있으니 창당 당시부터 대대적으로 외연확대와 신규당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PD가 아닌 사람들이 대거 당원이 되었다. 진보신당의 방법은 PD 운동의 확대가 아니라 심상정과 노회찬이라는 스타를 활용한 외연확대이다.

진보신당에는 정성헌 같은 당원도 있다. 스스로 진보신당의 당원이라고 밝힌 정성헌은 2005년 만들어진 FA 소속으로 FA는 진보운동과는 전혀 관계없는 하나의 파벌로 분류된다. 성향으로는 `비운동권`으로 분류되며 조직 상으로는 `운동권`으로 분류되니 참 이상한 집단이다. FA를 창시한 김원은 2009년 11월 고려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꼴지로 낙선한 바 있다.

이렇게 되니 진보신당 당원들이 민주당과 합당하자는 의견을 내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민주당과 합당하자는 의견이 16%나 되었으니 진보신당을 만든 PD 입장에서는 당연히 놀라운 결과인 것이다.

일부 진보신당 당원들 입장에서는 진보신당과 민주당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야당이며 언론을 보니 민주당도 진보정당이라고 하니 진보신당과 민주당은 같은 당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지도부가 FTA나 비정규직법 등으로 민주당과 적대적으로 싸워왔던 사실을 아직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보수정당과 합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진보정당과 연합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 상황으로 볼 때 이는 현실성 없는 일부의 의견이다. 국민참여당의 경우 진보정당과 통합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으니 민주당보다는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국참당은 사실상 당수인 유시민이 참여정부 시절 장관이었고 스스로 참여정부 계승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지금이야 정권교체를 위한 여론이 대세이고 야권연대를 위해 친하게 지내지만, 참여정부 후반 참여정부와 진보정당은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 평택(미군기지)과 서울(FTA)에서 이들은 거의 전투를 하다시피 했다. 따라서 통합은 어렵다고 본다.

물론 국참당 지지자들이나 지도부가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했기 때문에 가능성 있어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 그렇게 따지면 한나라당에도 민주화 운동 세력이 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민주화 운동 출신이다.

결국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의 통합과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인데, 이 `플러스 알파`에 국참당 일부 당원과 지지자 그리고 창조한국당 일부 당원과 지지자가 포함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게 되려면 보수정당 통합과 시기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평민당, 민주당과 국참당이 통합해야 하는데 이런 보수정당의 통합은 일부 무소속을 남겨두고 대통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통합이 되어야 그들이 살 수 있다. 민주당+국참당+평민당 혹은 평민당을 제외한 양당 통합이 될 텐데, 평민당은 어차피 전라도 내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정당이므로 논외로 한다.

이런 보수정당의 통합에 중요한 변수가 또 있다. 충청도를 점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거취이다. 이회창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뒤 지방선거가 2002년 대선과 닮았다며 2012년 대선을 위해서는 보수정당이 합쳐야 한다고 했고,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은 정계개편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자유선진당 내에는 이회창을 비롯한 한나라당 출신이 있는데 이들은 심대평, 친박연대 등과 한나라당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고, 충북의 이용희와 대전의 이상민 등은 민주당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용희 의원의 아들은 지역구를 물려받으면서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보수정당의 대통합은 민주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의 통합이 될 것인데, 이 과정에서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 일부는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결합할 것이다. 물론 성향 또는 뿌리가 진보정당과 일치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과 보수정당 통합은 시기를 같이 할 것이며, 올해 여름부터 진행되어 연말에 총선을 앞두고 결실을 보게 될 전망이다. 시기적으로 올해가 아니라면 답이 없다.

진보정당이 살기 위해서는 진보의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설프게 보수정당과 섞이게 되면, 결국 보수정당의 `양념`으로 전락하고 만다. 지금 민주당의 일부 최고위원과 국회의원들은 물론 한나라당의 일부 국회의원,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까지도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었다. 보수정당과 섞이는 순간 진보정치는 분해되고 보수정당의 양념으로 전락할 뿐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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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2/12 [20: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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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흠.. 2011/02/23 [11:10] 수정 | 삭제
  •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그래도 눈에 거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