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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주 단일야당 모색과 유시민
[진단] 단일정당 논의, 민노당-진보신당-국참당의 이해관계와 구상
 
안일규   기사입력  2011/02/01 [18:19]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올해는 완전히 차기 대선과 총선 준비모드로 들어갔음을 암시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두 양당은 당내 권력투쟁에 들어갔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의 연합, 합당이 어떻게 되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진보대통합당 = 민노당 + 진보신당 + 국참당?

그 외 군소정당의 통합도 하나의 정계개편으로 분류되고 있다. 진보정당 대통합이나 비민주 단일야당(이하 단일정당)으로 표현되는 이 정계개편은 사회당, 국참당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언급도 많이 언급된다. 사회당은 논외로 하자. 사회당을 참여대상으로 하느냐 마느냐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자는 어떻게 국참당이 오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런 움직임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대표적인 움직임이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다. 지난 12월 29일 출범한 시민회의는 진보신당부터 국참당까지를 통합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작년에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사회민주주의연대 등이 진보정당들과 국참당 통합을 주장해왔다. 시민사회단체 원로로 불리는 이들이 노무현 정권 인사들과 가깝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출범식 당시 유시민 전 장관과 이재정 국참당 대표가 참석한 것도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의 친분이 상당부분 작용했다. 시민회의 주요 인사들과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다.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의사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출범식 참가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진보대통합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트윗을 올렸고 지난 25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참여당까지 포함한 진보통합 하자”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민사회단체 인사와 국참당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진보신당에서도 존재한다. 진보신당 내 국참당 참여 흐름은 진보신당의 자유주의 성향 당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창우 전 진보신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이 대표적이다. 당내 여론조사에서도 국참당도 함께 해야 된다는 흐름은 ‘사회당과 민주노동당까지’ 26.6%에 이어 24.2%(‘사회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까지’)에 달했다.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만큼 국참당의 진보대통합 참여에 대해 각 세력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참당의 진보대통합 참여 시도는 ‘자력생존 불가’ 판단 때문

국참당은 왜 진보대통합에 참여하려 할까? 국참당과 유 전 장관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자력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7%대 정당득표는 했지만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은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 간판급인 유 전 장관은 야권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했지만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참패를 당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당원 9천명에 불과한 국참당으로는 차기 선거에 나서는 것조차 힘들다.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민주당 내 친노 인사 안희정, 한명숙과는 정치적으로 처한 상황이 다르다. “유 전 장관이 민주당에 들어갈 일이 없다. 들어가면 죽음이다. 민주당에서 자리 줄 일 없다”는 사실은 여의도에서 이미 공언된 것이다. 국참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은 반대하면서 버틸 수 있는 방법으로 단일정당 논의에 참여하는 게 나온 것이다.

국참당은 진보대통합 정당의 일원으로 들어간 뒤 유 전 장관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고 대선 국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밀어준다는 계산이다. 국참당이 참여하면 ‘비민주 단일야당’이 되며 NL과 PD 정파후보가 유 전 장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유 전 장관이 대선에서 완주를 하면 ‘분열주의자’로 낙인찍혀 정치권에서 차기 지분을 확보하기 어렵다. 비민주 단일야당의 후보로서 손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밀어주고 그 대가로 민주당이 유 전 장관의 차기 총선에서 나올 지역구에는 민주당이 나오지 않고 단일후보로 밀어주는 구상을 친노가 차기 대선과 총선 구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이 손 대표와 관계를 작년에 개선해 잘 지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손 대표는 민주당 당내 권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내 친노와 관계개선을 했다. 현재 민주당 내 최고 지분을 가진 민주당 친노는 손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대통합’이 껄끄러운 진보신당,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국참당의 차기 대선, 총선 구상대로 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진보신당이란 암초 때문. 진보신당 입장에서 민노당과 통합당을 만들 경우 ‘도로 민노당’이 될 수밖에 없다. 민노당 NL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자신들은 얻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민노당이 ‘통합’에 나서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민노당이 통합을 외치는 뒤에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한다”는 계산이 되어있다. 시민회의도 민노당 인사가 다수인 상황이다. PD는 진보신당에 만들어놓은 자리를 잃으면서까지 조직에서나 숫자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민노당과 합당해 소수파가 될 필요성을 느낄 이유가 없다. 진보신당은 자신의 밥그릇을 뺏기면서까지 대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진보신당은 외부의 통합 요구를 이겨낼 전략이 없다. 민노당과 시민사회단체의 ‘통합’ 압력에 그저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분당을 일으킨 그들이 다시 민노당과 대통합한다면 그들의 정치생명이 위태로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진보신당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단일정당 논의, 진보/개혁이라기보다 ‘정치 일자리’ 보장받기

진보정당 혹은 비민주 야당의 통합정당 구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단언할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각 세력별 지분 문제가 주요 문제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진보정당들에서 국참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세력이 있다며 진보대통합(혹은 비민주 단일야당)에 국참당의 참여의 가능성을 일축할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국참당에 호의적이다. 국참당은 안 된다는 세력만큼 국참당과 함께 해야 한다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도 친노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유 전 장관은 2005년 대연정 소동 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하는 게 가장 과학적”이라고 말한 전력이 있다. 유 전 장관과 같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진보는 물론이거니와 개혁과도 거리가 멀다. 시민사회단체라는 이름으로 외부에서 단일정당 테이블에 나서도록 압력 행사하는 시민사회인사들도 대부분 DJ, 노무현 정권에 수혜 받던 이들이 절대적이다.

한 노동계 인사의 말대로 정파와 학출(운동권)들의 보상심리 충족이며 이를 위해 노동과 진보, 개혁을 팔아먹는 것이 아닐지 살펴봐야 할 때다. 반 노동 정치를 했던 DJ, 노무현 정권 인사들이 대거 나서는 것도 이명박 정권에서 잃은 수혜를 다시 얻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정치는 본래 ‘정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지만 이념과 노동을 팔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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