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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회 교우님들께 드리는 공개서한
[종교시평] 한국 교회는 목사우상 내려놓고 예수의 가르침 따르라
 
류상태   기사입력  2011/01/08 [12:24]
저는 6년 전 대광고에서 발생한 강의석군 사건으로 한국 교회에서 말썽꾼이며 이단자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은 전 소망교회 교역자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소망교회 교우님들께, 다음으로는 비슷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교회의 많은 교우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대광중학교 교목으로 재직하던 1991년 1월 1일에 소망교회 파트타임 교육목사로 부임하여 1992년 12월 31일까지 2년 동안 중등2,3학년부를 맡아 사역하였습니다. 꼭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저에게 소망교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담긴 교회입니다.

당시 저는 학생들보다 중등부 선생님들과의 성경공부에 더욱 보람을 느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 해에 선생님들과 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일부 선생님들과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제가 멀지 않은 미래에 찾아올 지도 모를 소망교회의 위기(?)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그 문제를 꺼낸 이유는, 영락교회 전도사로 일하던 시절(1983~1984)에 설립자 한경직 목사께서 은퇴하신 후로 후임 담임목사님을 지지하는 분들과 원로목사님을 지지하는 분들의 갈등이 끝없이 이어지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가졌던 절망감과 안타까움이 곽선희 목사님 은퇴 이후 소망교회에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사역을 하면서 제 눈에 뚜렷이 보이는 교회의 문제점에 대해 저는 침묵할 수 없었고, 이 문제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될 갈등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1년 6개월쯤 지난 시점부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당시 교우님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계셨던 담임목사님을, 그것도 자신을 채용해 준 선배목사님을 비방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배은망덕한 저의 무례(?)에 선생님들이 큰 실망감을 느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1. 목사는 신적 권위를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소망교회 교우님들께 또 다시 결례가 될 수 있는 글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소망교회 사건이 그때 제가 염려했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시 소망교회 교우님들이 담임목사님께 보였던 절대적 신뢰에 문제가 있음을 말했고, 담임목회자에 대해 존경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맹목적 신뢰는 위험하며, 당대 제일의 설교라고 평가받기도 했던 그의 설교도 비판적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또한 영락교회의 예를 들면서, 카리스마를 갖고 교회를 크게 일으킨 초대 목사를 절대화하고 신앙생활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그와 신앙관과 가치관, 그리고 성격이 똑같을 수는 없는 후임자와 심각한 갈등을 겪을 수 있으며, 선의로 가졌던 교인들의 초대 담임목사에 대한 절대 신뢰가 역으로 교회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므로 교우님들은 담임목사가 아니라 예수를 바라보아야 하며,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목사님들의 가르침을 잘 받되, 아무리 훌륭한 분이라 하더라도 어느 특정 목사님을 신앙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되고, 오로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만을 우리 신앙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꼭 그렇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습니다.

소망교회 교우님들, 또한 한국의 모든 개신교회 교우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교회는 어떤지 꼭 돌아보아 주십시오. 혹시 교우님의 교회에서 특정 목사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목사님의 말씀을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처럼 받아들이지는 않습니까?

목사들 중에는, 스스로 “목사를 섬기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혹 교우님들도 그 주장에 동의하시는지요? 만일 교우님의 교회에서, 특정 목사님의 삶과 설교에 대해 건전한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교우님이 다니시는 교회는 이미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대통령도 도마에 올려놓고 가차없이 비판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비판이 권력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정치인을 각성하게 하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섬기고 봉사하는 공직자의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개인에 대한 인격적 비난은 삼가는 것이 좋지만 건전한 비판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며, 비판이 사라진 조직은 필연적으로 병들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에 대해서도, 또한 목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는 신의 특별한 권능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신학과 목회학을 전공한 그 분야의 전문가일 뿐입니다. 의사나 교수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 뿐 특별한 권능을 가진 초인이 아니듯이, 고위직 공무원이 특권을 갖는 귀인이 아니듯이, 목사들도 특권을 갖거나 신적 권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하는 일이 다르고 직분이 다를 뿐,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격언은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한국 교회 안에서는 ‘성직자’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특별함이 이제는 재평가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교우님들을 맹신으로 이끌고 교회를 상식이 사라진 무지한 공동체로 만드는데 일조하기 때문입니다.

소망교회 교우님들, 그리고 한국 교회 교우님들, 제발 교우님들이 교회의 주인이며 목사는 교우님들을 도와줄 위치에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 뿐임을 인식해 주십시오. 그분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잘 발휘할 뿐 아니라, 삶의 모범을 보여 교회 발전과 교우님들의 삶에 큰 도움을 줄 경우에는, 그분들의 능력과 성실성과 인격에 대해 존경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단지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순종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교회의 영적 정신적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처럼, 교회의 현실적 제도적 주인은 바로 교우님들이지 목사나 장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분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비판의식을 잃지 마시고, 곁길로 갈 때는 주인으로서 회초리를 들어주십시오. 그들의 말에 맹종하지 마십시오. 그들도 실수할 수 있고, 욕망에 사로잡혀 길을 잃을 수 있는 수많은 이웃 중 한 사람일 뿐입니다.

2. 목사가 아니라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예수님을 바라보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교회가 되었기에, 또한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따르는 교회가 되었기에,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는 교회들이 비슷한 위기를 공통으로 겪고 있습니다. 대형교회들이 세습의 유혹에 빠지고 내분으로 교회에 큰 상처를 남기면서도 소위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목사들의 전횡이 계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사회의 존경은커녕 비웃음과 비난에 시달리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소망교회 사태는 비슷한 유형을 가진 대형교회들이 이미 겪고 있거나 앞으로 겪게 될 하나의 사례입니다. 대형교회들이 원로목사나 담임목사에 대한 파벌 만들기를 당장 중단하거나 해체하지 못하면 수십 년 동안 쌓아올린 교회가 순식간에 굉음을 내며 무너질 수도 있음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대형교회들이 겪는 이런 갈등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또 다른 대형교회들로 하여금 세습의 유혹에 더욱 빠져들게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카리스마를 가진 초대 설립자 목사가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 교인들이 초대목사를 닮은 아들 목사에게 관대하게 대하고 비교의식을 내려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례는 한국 교회의 후진성과 비민주적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치부라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교우님들 중에는, 교회의 치부를 이런 식으로 드러내서 좋을 것이 무엇이겠는가, 혹 교회와 목사에게 허물이 있다 하더라도 덮어주고 용서하는 것이 미덕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감추고 덮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밝히 드러내어 환부를 도려내고 치료하지 않으면 교회의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와 있습니다.

한국 교회 교우 여러분,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십시오.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진정한 기독교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진지하게 공부해 주십시오. 목사들을 통해 예수님과 하나님을 만나지 마시고, 직접 만나십시오. 성서연구를 통해, 기독교역사공부를 통해, 스스로의 깨달음과 기도를 통해, 예수님과 하나님을 직접 만나주십시오. 목사는 교우님의 신앙을 위한 도우미일 뿐 인도자가 아닙니다.

3. 바른 신앙을 위해 기초신학서적을 읽어주십시오.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의 기준이 되는 성경 읽기를 생활화하는 것은 신앙의 기본이며 아름다운 일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사람에 의해 씌여졌기에 그 시대와 공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올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하여 제가 교우님들의 바른 신앙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을 일부 소개하고자 하오니 여건이 되는대로 꼭 한번 읽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성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박창환 전 장신대 학장께서 지으신 <성경의 형성사>(대한기독교서회 발간)를 꼭 한번 읽어주십시오. 구약성서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이후정 교수께서 번역하신 <이스라엘의 역사>(데이비드 힌슨 저, 컨콜디아 발간)를 읽어주십시오. 초대교회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성공회 사제이신 박태식 신부님의 <일세기 교회>(생활성서사 발간)를 읽어주십시오. 이 책들은 모두 평신도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간략하게 씌여졌으면서도 빼어난 가르침을 주는 귀한 책들입니다.

전통적 신관에 대한 도전적 의미가 있기에 불편하실 수 있겠지만 한신대학교 김경재 교수께서 지으신 <이름 없는 하느님>(도서출판 삼인 발간)을 읽으신다면 큰 깨달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목을 지내신 조찬선 목사님의 <기독교죄악사>(평단문화사 발간)를 읽으시면 기독교 역사의 진면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또한 제가 지은 <소설 콘스탄티누스>(인물과사상사 발간)를 읽어주신다면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복음의 원형과 기독교 교리가 갖는 배타성의 간격이 얼마나 큰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소개한 이상 여섯 권의 책만 읽으셔도 기독교의 참다운 가치가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한 것인지, 예수님께서 전하신 복음의 원형이 오늘날 교회에서 가르치는 배타적인 교리와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4. 교우 여러분, 깨어나 주십시오.

혹 불온서적(?)을 읽다 신앙이 흔들릴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지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어떤 일에 대해 평가를 내릴 때는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충분히 들은 후에 결론을 내리셔야 합니다. 한쪽 얘기만 일방적으로 듣는 것은 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큰 장애가 됩니다. 어떤 종교학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만 아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는 신앙은 죽은 믿음입니다. 맹신이 무지를 낳고 무지가 사회갈등을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나 억울합니다. 예수께서 전하신 따뜻하고 아름다운 우리 기독교가 어떻게 이렇게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종교가 되어 사회로부터 조롱과 멸시를 받는지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합니다.

한국 교회 교우 여러분, 깨어나 주십시오.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곪은 상처는 터지는 것이 낫습니다. 소망교회에 찾아온 위기, 한국 교회에 찾아온 위기에 대해 절망하지 말아 주십시오.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모아주십시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교회의 주인은 우리 주님이시고 또한 교우 여러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위기에 처한 교회를 새롭게 일으킬 책임도 교우님들에게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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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1/08 [12: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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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남 2011/01/11 [13:00] 수정 | 삭제
  • 목사님의 이념이나 사상은 잘 모르지만 소망교회 성도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말씀으로 들립니다.오늘날 한국 교회의 문제점, 소망교회의 문제점, 신자들의 맹목적인 신앙이 교회 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신학교의 목회자 양성 교육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진실한 주의종은 성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맹목적인 신자는 약한 목회자를 세속화시킵니다.
  • 다물인 2011/01/10 [09:21] 수정 | 삭제
  • 지금의 성경은 구약과 신약으로 되 있는데, 구약은 예수가 없다. 신약도 사실은 예수에 대한 사건의 진술정도랄까? 아니면 주관적으로 써내려간 서술문이다. 예수가 물위를 걸었다는 사람들의 구전을..그 바울인가 하는 이야기꾼이 만든 문자로 기록한 소설이다. 당시의 소설은 아마 어느정도는 리얼리티가 있었다고 해도, 전달과정에서 상당한 왜곡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리얼리티가 그리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고 본다. 어떤 주술적 상징성이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던 시대에, 요즘처럼 무엇을 증명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대의 인간은 모두가 요즘의 관점에서 미개인이었던 것이다. 그런 미개인들의 문자를 우려먹는 짓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