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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한 사진 전시 눈길
김동욱 작가의 '오래된 사진첩 2', 사진의 사실과 허구 조명해 호평
 
김철관   기사입력  2010/10/26 [23:21]
▲ 1940년대 자전거를 타고 반도호텔을 지나다 (2010년 작품)   © 김동욱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세트장의 사진을 통해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 성찰을 하게 한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 담’에서 열리고 있는 김동욱 사진작가의 ‘오래된 사진첩 2 - Old Photo Album Vol.2’전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용 세트장에서 찍은 사진을 통해 가상과 현실, 아름다움과 허망, 사진의 존재와 허구 등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세트장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근대적 풍경을 4x5 대형필름 카메라로 아웃포커스해 담았다.

그는 우리나라 부천과 합천, 중국 상하이, 일본 교토에 소재한 영화·드라마 세트장을 촬영하면서 아시안인들이 처한 문화의 편재성, 콤플렉스에 대한 비판을 통해 심미적 경험을 했다. 특히 근대도시를 재현한 촬영 세트장을 보면서 아시아의 근대성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 전시작품     © 김철관

전시 작품들은 하나 같이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조작했기 때문이다. 바로 사진 고유의 신뢰성을 저버리더라도 사진에 대한 또 다른 외연 확장을 통해 작가 인식의 폭과 가능성을 실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26일 오후 김 작가는 “촬영을 다니면서 아시아 3국의 미니어처 존재의 보편적 조건에 대한 사색을 통해 테마파크 소비자들이 가지는 공통점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재현한 촬영 세트장에서 근대성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진 것이 예상치 않은 부수적 소득이었다”고 말했다.

장계현 ‘갤러리 담’ 대표는 “근대적 사진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영화 세트장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면서 “사진의 사실성과 허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전시회”라고 말했다. 이어 "아웃포커스화를 통해 사진의 사실성을 부인하면서 사진에 대한 사실적 기억을 허망하게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작가는 친절하게도 의도된 시간과 배경이 어긋나 있음을 힌트를 주면서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전시작품     © 김철관

평론을 한 이관훈 큐레이터는 “세트장 촬영 작품은 기억저편에 존재했던 역사와 사건, 그리고 감성이 변화된 지금의 문화콘텐츠에 은유해 작가의 관점에서 에피소드를 갖는 ‘연극 속의 사진’적인 혹은 ‘사진속의 연극’적인 찰나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곳을 세트장이라고 가정한다면, 작가가 가설한 판타지는 실제 속의 우리들이 펼치는 연극적인 상황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 판타지는 예견치 못한 구경꾼을 몽환적 풍격 속으로 자연히 끌어들임으로써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갖는다”면서 “이번 전시 작품은 작가가 사진 존재의 가설로서 쓴 자전적 다큐멘터리”라고 강조했다.

전시작품으로 1950년대 군용트럭을 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2010년 작, 합천 영상테마파크), 1940년대 자전거를 타고 반도호텔을 지나다(2010년 작, 합천 영상테마파크), 1940년대 일본인 촌 입구(2010년 작,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 1950년대 공중전화가 있는 잡화점(2010년 작, 일본 교토 스튜디오 파크), 1950년대 전차에 내려 역사로 들어가는 사람들(2010년 작, 일본 교토 스튜디오 파크), 1930년대 석양의 남경로(2008년 작, 상하이 필름 스튜디오) 등 20여점이 선보였다.
▲ 전시작품     © 김철관

김 작가는 62년 서울에서 출생해 87년 8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95년 8월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에서 「農民 다큐멘터리 寫眞에 관한 硏究」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1997년까지 <중앙일보> 사진부 근무했고, 홍익대, 성균관대 등 대학에서 사진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지난 1995년 ‘農民-또 다른 백년을 기다리며’(웅전갤러리, 서울)라는 주제 첫 개인전을 연후, 2006년 ‘그림엽서 - Picture Postcard’(갤러리 쌈지, 서울), 2006년 ‘그림엽서 - Picture Postcard’(문화공간 서동, 광주직할시), 2007년 ‘그림엽서 - Picture Postcard’(갤러리 리즈, 경기도), 2008년 ‘오래된 사진첩-Old Photo Album’(갤러리 담, 서울), 2009년 ‘강산무진’(노암 갤러리, 서울) 등에 이어 '오래된 사진첩2'(갤러리 담, 서울)는 11번째 개인전이다.
▲ 전시작품     © 김철관

수많은 단체전에 작품을 전시했고, 사진집으로 1995년 첫 출판한「농민-또다른 백년을 기다리며」(눈빛출판사), 2010년 10월 출판한「사진에 관하여」(눈빛출판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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