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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진보정치에 대한 예의'부터 지켜라
‘2012년 후보단일화’ 말하기 전에 ‘정동영’ 정도의 반성과 비전제시 있어야
 
윤희용   기사입력  2010/10/10 [13:53]
유시민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는 흘러간 옛 노래

역시 유시민의 입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9월 15일 국참당 참여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용지에 2명의 이름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요한 발언으로 역사의 시계바늘을 되돌리려는 망상에 젖어 있음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깨질줄 뻔히 알면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한 진보정당의 노력을 전면 부인하는, 정치인이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했다.

유시민 전 정관이 오로지 ‘단일화’만 들먹이는 그 속내는 뻔하다. 

“야권 연대 없이는 한나라당이 가져가는 것이 분명하다”며 “한나라당이 가져갈 수 있는 모든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면 과천, 의왕 같은 곳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럴지는 모르나 노무현 정권이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강행시켜 되레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청년들이 취직조차 못하도록 만든 것을 잊었단 말인가? 취직을 못 하니 연애도 못하도록 원인 제공을 한 잘못된 정책이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다. 당장 앞의 일이 급하니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고 하는 건, 심한 정치적인 폭력이다.

“야권 단일화라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선악을 떠나 어리석은 짓”이라며 “알면서 거부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유시민의 말은 진보정치의 싹을 자르는 것도 모자라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리겠다는 발상이다. 자신도 소수 정당의 서러움을 당하면서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진보정당을 향해 ‘너희들은 죽어라’고 하는 이유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저렇게 몇 마디 하다 때가 되면 개혁당을 차 버리고 투항하던 옛날로 돌아간다는 것은 지극히 자명한 사실이다.
 
후보 단일화는 ‘지분 확보’의 수순 아닌가?

그렇다. 양 김이 단일화를 하지 않아 군사독재 정권을 종식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당연하다. 가슴앓이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란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단일화하지 않은 문제를 “87년의 실패는 뼈아픈 상처이지만 40년 넘게 정치인으로 살았던 김 전 대통령에게는 평생의 짐이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책임있는 정치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준 게 사실 아닌가?

그러면서도 유시민은 민주당 등과의 통합에는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들이 강하게 그런 요구를 한다면 정치인이 안 할 수는 없지만 과연 (통합이) 강한 요구인지, 또 바람직한 것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총선 전략에 대해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만 지방선거 때 만큼의 정당 지지율만 받아도 비례대표 4~5석은 가능하고 지역구도 충분히 당선 가능한 만큼 의석수를 지금의 무한대 퍼센트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정의를 직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환 전 장관 딸의 특채 파문이나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가사 도우미 논란은 이치를 따지기 전에 듣자마자 기분이 나쁘다”며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판단하기 이전에 나오는 직관적 분노”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것이 공정함에 대한 본능적 욕구이며 정의감”이라며 “대중의 그런 도덕적 직관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꼼수’ 정치인, 진보정치에 대한 기본 예의부터 지켜라

가치 중심의 정당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정당은 계급보다는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며 “때로 계급적 지향이 시대적 가치와 부합하기도 하지만 안 그런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맞붙어 석패한 그는 “선거 기간 내내 3~4퍼센트 차이로 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끝내 뒤집지 못했다”며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신뢰를 완전히 얻는 데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던 야권 단일화 과정에 대해서도 “주변의 우려에 대해 '두 명의 야권 후보가 함께 투표용지에 있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면 포기할 생각이었다”고 말은 했으나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 선거 이틀 전 조직의 결정을 뒤집고 후보 사퇴를 한 심상정 씨는 진보신당 내에서 정치적인 기반을 상실할 정도로 호된 고생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한 것이 노무현 정권의 정치 실패로 인한 것임을 외면하는 꼼수로만 일관하는 유시민의 모습은 정말 보기 싫다. 민주당과 친노 세력이 정녕 정권 교체를 원한다면, 이번에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치르면서 지난 시절의 정치적인 과오에 대해 과감한 반성을 하며 “한미FTA 협정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부유세를 신설하자”고 부르짖은 정동영과 같은 고백이 먼저 있어야 한다.

진보정당이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부터 지켜라.
* 글쓴이는 현재 진보신당 녹색위원회 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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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0/10 [13: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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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답답 2010/10/16 [00:17] 수정 | 삭제
  • 그놈의 주둥이, 정신병자치고는 중증!
  • 유시민의 2010/10/15 [01:18] 수정 | 삭제
  • 역시 유시민의 입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9월 15일 국참당 참여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용지에 2명의 이름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var p_url = document.referrer; var now=new Date(); var year=now.getFullYear(); var month=now.getMonth(); var day=now.getDay(); if (navigator.userAgent.indexOf('MSIE') < 0) { if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