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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회회장은 왜 광화문에 무릎꿇고 엎드렸는가?
[논단] 광화문 한자 현판은 말 안돼,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내려야
 
이대로   기사입력  2010/07/30 [12:17]
2010년 7월 22일 낮 12시 정각에 한글학회 김종택(73) 회장이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이 웬 말인가!”라는 펼침막을 들고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대통령께 드리는 청원문’을 바치는 고유제를 지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102년 된 학회의 회장이 왜 삼복더위에 뜨거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는가? 
 
▲ 7월 22일, 광화문과 청와대가 보이는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옆에서 오동춘 한글학회 이사가 ‘대통령께 드니는 청원문’을 읽고 이대로(오른쪽) 한말글문화협회 대표와 송현(왼쪽) 한글문화원장이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 이대로

이 일은, 오늘날 새로 짓는 광화문은 문화재 복원 의미보다 새로운 문화재를 창건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으며, 110년 달았다가 10년 만에 나라가 망한 한자 현판의 흐릿한 사진을 디지털 복제하고 목재와 크기도 비슷하게 만든 현판은 진정한 원형 복원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과 문화재위원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런 식으로 한자 현판을 다는 것보다 오늘날 시대 정신과 국민의 소망을 담아서 한글 현판으로 다는 게 문화재로서 훨씬 가치와 의미가 크고, 외국인이든 어린이든 누가 봐도 세종로 한 복판에 서 있는 세종대왕 동상과 광화문 한글 현판이 더 어울리니 대통령께 문화재청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달라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려는 늙은 선비들의 몸부림이었다.

이는 한글학회나 김종택 회장 개인만 위한 일이 아니라 겨레와 나라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 한 일이다. 한글을 만들고도 잘 쓰지 않고, 한글이 태어난 곳이 어딘지 표시도 하지 않는 어리석음과 잘못을 반성하고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우리의 한글이 태어난 곳이 광화문 안 경복궁임을 알려주고 한글과 세종정신을 빛내자고 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 자주문화를 꽃필 밑바탕을 다지고 우리 겨레 자주문화를 꽃피워 잘 살고 힘센 나라를 만들어 온누리에 한글과 세종임금을 자랑하고 떳떳하게 살자는 목적으로 한 일이었다.

한글학회는 문화재를 복원한다면서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과 세종정신을 무시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짓밟는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의 처사에 분개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까 의논하는 자리에서 김종택 회장은, “문화재청이 우리의 건의를 무시하니 마지막으로 대통령께 청원문을 보냈다. 문화재청과 마찬가지로 이것마저 무시할지 모른다. 조선시대 나라와 겨레를 위한 일이라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는 강직한 선비 정신을 실천한 조식, 남명 선생을 존경하는 학자로서 남명 정신과 태도로 광화문 광장에 무릎 꿇고 세금임금께 네 번 절을 하고 대통령께 고하자. 이렇게까지 해도 듣지 않으면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알리자.”라고 말하고 주저하지 않고 결행했었다.

이날 무더운 삼복더위인데도 에스비에스 방송과 한겨레, 천지일보, 아이티뉴스 등이 나와 세상에 알려주어서 고마웠다. 보도 자료를 내지도 않고 전화 한마디만 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정복을 입은 경찰이나 광장 관리인들도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주어서 뜻밖이었고, 문화부 쪽을 거쳐서 광화문 앞으로 가서 기념 사진을 찍고 정부종합청사를 향해 증거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 종합청사 안에 있던 사복 경찰들이 와서 정중하게 “무더운 날씨에 고생하십니다. 저 개인은 한글로 다는 것을 찬성합니다. 꼭 성공하십시오.”라면서 펼침막을 접고 끝내주길 부탁하는 태도도 좋았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세종로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과 한글 현판이 어울리고 한글로 현판을 다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이상한 문화재위원들이다. 힘내라.”고 격려해 주어서 민심을 알 수 있었다.

19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글을 빛내고 살리자는 국민의 건의를 받고 이은상 선생에게 자문하고 한갑수 선생의 도움을 받아 세종임금처럼 국방과 과학,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을 펴면서 세종임금이 나라를 빛내겠다는 정신이 담긴 광화문을 다시 세우고 한글 현판을 달았다. 그리고 문화,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잘 되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독재 정치를 하고서도 세종대왕과 함께 많은 국민이 존경하고 있다.

그런데 2005년 광복 60돌이 되는 8월 15일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박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이 싫다면서 정조 글씨체로 한자 현판을 만들어 바꿔 달겠다고 해서 한글단체는 그 한글 현판은 독재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한글과 세종정신을 빛내려는 시대정신을 담은 문화 유물이고 국운 상승의 표상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한 일이 있다. 그러니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차원에서 광화문을 헐고 현판을 바꾸겠다고 발표하고 현판 글씨는 올해에 다시 의논해서 결정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우리는 정치 논쟁이 있는 박 대통령 때 한글 현판을 달자고 고집부리지 않고 이왕에 디지털 복제할 것이라면 세종대왕 때의 훈민정음체로 다시 써 한글날에 제막식을 성대하게 하자고 문화재청에 건의하고 대통령께도 청원문을 보냈다.

광화문 현판 글씨는 경복궁 안에 옛 건물을 본 따서 새로 짓는 건물에 현판을 하나 다는 것처럼 단순한 건물 복원 의미로만 보면 안 된다. 우리나라 역사는 도성문화 역사이며 도성 가운데 한성과 경복궁이 우리나라의 중심이고, 경복궁 역사 가운데 세종대왕의 업적이 가장 핵심이며, 그 업적 가운데 한글 창제가 노른자다. 그런데 경복궁이 세계 으뜸가는 한글이 태어난 곳이라는 아무런 흔적도 없다. 그래서 광화문 현판에 그 흔적과 역사를 담자는 것이고, 건축 복원보다 역사 복원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보자는 것이다. 기와집에 한자 현판만 달면 조선시대 문화재가 되는 게 아니다. 오늘날 한글시대에 짓는 건축물에는 오늘날 시대 정신과 역사를 담자는 것이다.

한글 반포를 반대한 일부 집현전 학자와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의 머리와 가슴으로는 한자 현판만 보인다. 한글을 만들고 쓰게 한 세종대왕과 나라를 잃었어도 되찾아 자주문화 국가를 만들겠다는 백범의 머리와 가슴으로 이 문제를 보면 한글 현판이 뚜렷히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은상, 한갑수 님 같은 보좌진을 통해 국민의 소리를 듣고 새 자주문화를 창조하고 빛내는 역사를 썼다. 이명박 대통령 주위에도 그런 보좌진이 있기 바라고 이 대통령께서도 역사에 길이길이 빛날 결단을 내리기를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빈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되고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
 
▲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 무릎을 꿇고 새로 짓는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 이대로
“이명박 대통령님, 여기 세종대왕 동상 앞에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이 무릎을 꿇고 드리는 청원의 의미를 꼭 되새겨 후손이 고마워하고 외국인도 감동할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김종택 회장 혼자지만 한글을 사랑하는 하늘에 계신 선열과 국민과 후손의 뜻을 알리는 큰 울림입니다. 경복궁과 광화문은 이 나라의 중심이고 얼굴로서 아주 특수한 터로서 이 터를 욕되게 하면 나라에 큰 불행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대통령님과 나라가 빛 날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의 소리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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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30 [12: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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